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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렬 한국현대소설학회 2003 현대소설연구 Vol.- No.18
Aspects of character's power in Korean modern fiction 이 글은 ‘현대소설과 권력’이란 주제로 열렸던 한국현대소설학회 제20회 학술발표대회(2002년 11월 29일)의 제 3 주제 발표문을 수정보완한 것이다.발표자가 학회로부터 부여받은 주제는 ‘당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권력 문제’로서, ‘이론보다는 작품을 분석’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발표자는 ‘당대 소설’을 한국 현대소설사 제시대의 소설 전체로 파악했고, ‘권력 문제’는 ‘소설 속 인물들이 어떠한 형태로 권력을 얻고 잃는가’로 이해하였다. 또한, ‘이론’보다는 ‘작품을 분석’하라는 요청에 따라, 가급적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그 대상을 단편 소설로 제한하였으며, ‘분석’도 새로운 이론 혹은 주장보다는 주제발표라는 면에서 기존의 여러 논의의 결과를 종합정리하여 소개하였다.한국 현대소설에 나타난 인물의 권력 양상은 돈(자본, 재벌), 폭력, 집단(조직), 제도(관습) 그리고 기타 다섯 가지로 구분하여 살필 수 있다.‘돈(자본, 재벌)’의 경우 자본주의의 도입과 그 발달이 소설 속에 그대로 드러나, 개인의 부가 거대한 자본으로 그리고 정치세력과 결탁한 재벌의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권력의 모습이 변하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폭력과 집단의 경우도 군사독재와 같은 그 시대상을 빗댄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제도(관습)의 경우 다소 미비하지만 근대화 과정 속에 기존의 관습과 제도들이 여전히 권력의 형태로 나타났으며, 특히 우리 현대사의 질곡과 맞물려 외국어의 위력이 드러났다.그러나, 권력을 ‘사회력(社會力)의 한 형태로서,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가치(사회적 가치)를 부여받거나 박탈하는 것을 무기로 하여, 인간의 행동 양식을 지배(조절)하는 힘’이라 규정하고 이와 관련되는 것을 우리 현대 소설에서 찾을 때에 참으로 많은 작품을 추려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생활이 그런 것을 떠나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고, 그 생활을 소설은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만이 ‘현대소설과 권력’이란 항목에 놓이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 글에서 원용한 소설 분석 방법도 동일한 잣대로 적용한 것이 아니어서 다소 혼란을 줄 수 있다. 또한 다섯 가지로 나눈 양상의 발생 배경이나 지배 범주의 변화 추이에 대한 시대적 맥락, 그리고 동일한 범주를 반영하고 있는 작품들에 대한 가치 판단의 문제까지는 다루지 못한 한계가 있다.이러한 문제를 보완할 때에 보다 명확한 ‘한국 현대소설에 나타난 인물의 권력 양상’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장영우 한국현대소설학회 2018 현대소설연구 Vol.- No.72
The serialized fiction A Day of the Novelist, Mr. Gubo written by In-hoon Choi is a parody of the text of the same title written by Tae-won Park . In Choi’s work, he described many contemporary writers and their daily routine realistically along with the main character 'Gubo', which is supposed to be Choi's alter ego. In this regard, the fiction shows some distinguishable changes that are not commonly found in his previous personal novels. In this fiction, there are characters who are deeply interested in domestic and international social-political issues, and have a critical reflection on art and novel. Gubo, as writing worker (a labor worker who produces fictions), has been living with decency and diligence. Writing worker’s tasks include reading and writing, manuscript review, editing of an entire book, watching film, and visiting art exhibitions. Inspired by the displaced refugee writers like Dante, Chagall, Joong-Seob Lee who explored unfamiliar places and developed unique and creative style to represent the image of their original place, Gubo tired to find a way to develop his writing. Life of Gubo resembles the footsteps of an Ascetic who overcomes the weight of the teachings of the Buddha and his master, and then walks on his own 'road without the road'. Choi explained the multiple tradition with the belief that ancient Western and Korean literature are not alien/different to each other, and narrative concepts from Western and Korean literature cannot be separated. Such an attitude reminds us of the intellectuals who were advocating ‘the Eastern Way-Western Means Theory’ in the late 19th century and early 20th century. This paper argues that Choi’s parody of traditional novel such as The Cloud Dream of the Nine can be seen as a strategic move to experiment the possibility of rebirth of Korean traditional novel in today’s literary world. In that sense, ‘novelist Mr. Gubo’ can be understood as a literary cornerstone in Choi's serialized and parody novels which seek a new style of modern Korean novel based on ancient narrative style without imitating Western literary style.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박태원의 동명소설을 패러디하여 연작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작가의 분신으로 짐작되는 ‘구보’란 인물 외에도 작가의 동료·선후배 문인들이 다수 등장하여 당시 문인들의 일상 및 문단 풍경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신변소설적 성격을 띠기도 하지만, 작중인물이 국내외 정치·사회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미술이나 소설에 관한 비평적 성찰이 중심을 이루는 점은 이전의 신변소설과 구별된다. 구보는 소설노동자로서 하루하루를 성실하고 근면하게 살아간다. 책 읽고 글쓰기, 원고심사와 전집 편집 참여는 물론 영화와 미술전 관람 같은 것도 소설가로서의 노동에 포함되는 업무라 할 수 있다. 그는 단테·샤갈·이중섭 등 ‘피난민 예술가’가 외지를 떠돌면서 자신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기법으로 고향 이미지를 재현한 것에 감명을 받아 자기 문학의 활로를 찾는다. 그것은 부처와 스승의 가르침의 무게를 이겨내고 자기만의 ‘길 없는 길’을 가는 수행승의 행보와 닮아 있다. 최인훈은 서구 문학과 한국의 고대 소설이 서로 이질적인 것 같지만, 광의의 서사 개념으로는 분리될 수 없다는 인식하에 야누스적 전통론을 주장한다. 그러한 태도는 19세기말, 20세기초 서구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주창했던 우리 지식인들의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을 떠올리게 한다. 그가 「구운몽」 등 고전소설 패러디에 집중한 것은, 서구적 소설과 전통서사의 조화를 통해 한국적 현대소설의 가능성을 실험하려는 의도라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는 한국의 서사 전통을 주춧돌 삼아 서구 소설의 모방이 아닌 한국 소설의 새로운 형식을 모색한 최인훈 연작·패러디 소설의 한 진경이라 할 수 있다.
정혜영 한국현대소설학회 2025 현대소설연구 Vol.- No.98
1978년의 한국은 고도 경제성장에 따른 여성 지위 향상의 사회적 욕구가 강력 하게 대두되고 있던 이시기, 여성을 살인범죄자로서 다룬세편의 소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표된다. 범죄소설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살인범죄자로서 여성의 등장 이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성이 살인 범죄라는 극단적이며, 치명적 행위 의 주체자로서 소설에서 등장한 것이, 서구 소설사에서는 일반적이었다고 하더라 도, 한국소설에서는 드문 일이었다. 그런 점에서 여성지위 향상의 시대적 요청과 여성 살인범죄자 등장이라고 하는 범죄소설에서 발견되는 이율배반적 상황은 주목 할 만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범죄소설 붐이 일어나고 있던 1970년대 말 여성을 살인범죄자로 하여 발표된 세 편의 범죄소설-『화요일 밤의 여자』, 『부랑의 강』, 『갈 수 없는 나라』-를 대상으로 ‘여성의 분노’의 동기와 이유를 중심으로 이 문제를 고찰하고 있다. 1970년대 한국 범죄소설에서 여성들은 왜 살인에 이를 정도로 분노한 것일까. “범죄 자체가 하나의 반항의 소리”라고 한다면, 이 여성들은 살인이라고 하는 가장 치명적 범죄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어떤 점에 대하여 ‘반항의 소리’를 내려고 했던 것일까. 본 연구에서는 이 주제를 앞서 유현종의 「화요일 밤의 여자」, 조해일의 「 갈 수 없는 나라」, 그리고 김성종의 「부랑의 강」 세 편의 범죄소설을 중심으로 분 석하고 있다. 유현종과 조해일의 소설에 더하여 김성종의 소설에서도 여성은 근원 적으로 무지하거나, 방탕한 존재로서 묘사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행하는 살인이 라는 범죄는 당대 사회의 불합리한 현실과 연결되지 못한 채 언제나 그 여성인물 들이 지닌 생래적 광기의 소산으로서 귀결되게 된다. 여성에 대한 이들 세 남성작가들의 편향되고, 왜곡된 시선이 어디에서 근원한 것인지는 명확하게 결론 내리기가 어렵다. 일단은 이들 남성작가들이 조해일 경우 『겨울여자』에서 여성의 새로운 성모럴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1970년대 한국 사회에 여전히 내재되어 있던 남성 중심적 가부장제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이 하나의 추론으로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당시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위계질서에 기반한 폭력 적 군사문화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세계로 스며들어 내면화되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In 1978, during a period in which Korea was experiencing rapid economic growth and a strong societal demand for the improvement of women's status, three crime fiction depicting women as perpetrators of murder crimes were simultaneously published. Given the long history of crime fiction, the appearance of women as murderers was not a new phenomenon. However, while it may have been common in the history of Western literature, it was still rare in Korean novels for women to appear as central agents of such extreme and deadly acts as murder. In this regard, the paradoxical situation found in crime fiction—where the era's call for the advancement of women's status intersects with the emergence of female murderers—is worth noting. In this study, we examine the issue of "women's anger" in late 1970s Korean crime fiction,focusing on three works featuring female murderers: Tuesday Night's Woman by Yoo Hyun-jong, River of the Vagabond by Kim Seong-jong, and A Country I Cannot Go To by Jo Hae-il. The research explores the motivations and reasons behind the intense anger that led these women to commit murder. Why were women in 1970s Korean crime fiction driven to such extreme acts of anger? If crime itself can be seen as a form of rebellion, what aspects of Korean society were these women protesting through the ultimate crime of murder? The study analyzes these themes through the aforementioned three Crime fiction. In addition to Yoo Hyun-jong and Jo Hae-il's works, Kim Seong-jong's novel also portrays women as inherently ignorant or promiscuous beings. Consequently, the crimes of murder committed by these female characters are depicted not as responses to societal injustices but as manifestations of their innate madness.
박진 한국현대소설학회 2006 현대소설연구 Vol.- No.32
History Thriller as a Genre and Its Korean Particularity 최근 새로 등장한 역사추리소설은 역사물이 추리물이라는 탐색서사와 결합하여 이루어진 혼종 장르이다. 역사추리 장르의 출현은 실증주의적인 근대 역사학이 붕괴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언어로의 전환(the linguistic turn)’이나 신문화사(the new cultural history) 등과 같은 새로운 역사학에서 사료는 ‘전거(典據)’ 개념으로부터 ‘단서’ 개념으로 그 위상이 변화한다. 파편과도 같은 불완전한 조각들인 사료들을 가지고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하기 위해서 역사가는 상상적 추론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 때 역사가는 마치 수사관이나 탐정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역사적 사실을 추리의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역사추리 장르의 발생은 우리 시대에 일어난 역사관의 이 같은 변화를 징후적으로 보여주는 문화 현상이라 하겠다.한편 흔히 역사추리소설이라는 명칭과 동의어처럼 사용되는 팩션(faction)이라는 용어는 새로운 역사학의 한 극단인 포스트모던한 역사관을 반영한다. 포스트모던한 역사관에서 역사가는 지금 우리에게 부재하는 과거(원본)를 실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시뮬라시옹 작업을 수행한다. 여기서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구분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며, 역사적 진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구성되는가 하는 문제가 논점으로 부각된다. 한국 역사추리소설들은 대체로 좁은 의미의 역사추리소설(역사적 과거를 배경으로 함)이면서 넓은 의미의 팩션(허구와 실재를 과감하게 뒤섞어 결과적으로 리얼리티에 혼란을 초래함)에 속한다. 이는 서구의 ‘팩션-역사추리물’들이 주로 좁은 의미의 팩션(리얼리티 개념 자체를 회의하고 진실의 위상을 전복함)이자 넓은 의미의 역사추리소설(역사적 소재를 다룬 현재적인 스릴러를 포함함)에 해당하는 것과는 성격을 달리한다.≪방각본 살인사건≫(김탁환), ≪정약용 살인사건≫(김상현), ≪뿌리 깊은 나무≫(이정명) 등의 한국 역사추리소설들은 또한 개혁의 정당성과 역사의 진보에 대한 믿음을 토대로하여, 근대적인 사상과 사회경제적 질서의 도입, 근대 민족주의적 과제의 달성 등에 관심을 집중한다. 이처럼 한국 역사추리소설은 근대적인 담론을 생산하고 그 영향력 안에서 작동한다. 팩션으로서의 포스트모던한 기본 조건과 역사물로서의 근대적인 가치관이 혼재하는 양상은 한국 역사추리소설의 특수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비롯한 근대적 패러다임과 자본주의적인 사회경제구조의 문제점들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오늘날, 이 같은 특수성은 한국 역사추리소설의 한계이기도 하다.
탈향의 정치경제학과 미완의 귀향들 - 한국현대소설의 계보학 1 -
유보선 한국현대소설학회 2016 현대소설연구 Vol.- No.61
Among the many novels published in Korea after independence, novels that belong to the homecoming narrative tradition have been the most successful in artistically reproducing the journey of Korean society and suggesting the way ahead for it. After independence, a combination of politico-economic factors, such as irreconcilable ideological conflict, ravages of war, rapid industrialization and urbanization, and the desire to achieve higher social status leads people to migrate from their hometowns to the cities. However, these people, reduced to subservient corpses in the cruel city, return to their hometown to find a life truly befitting a human being. Alternatively, they find themselves back in their hometown by chance and discover the potential of life in the hometown they abandoned. Through this process of people leaving their homes to pursue worldly expectations and discovering the true meaning of home on their return, homecoming novels present a keen portrayal of the problems of Korean society, while at the same time offering ethical ways to overcome the current symbolic order. In this way, the homecoming novel has become the central tradition of Korean literature, taking the lead in guiding the transformation and evolution of Korean fiction. Ch'ae Man-Sik’s The Boy Grows, through its narrative of “a returnwithout homecoming,” shows us that Korea’s independence in 1945 meant only liberation from Japanese oppression and not true human liberation. Kim Seungok’s “Record of a Journey to Mujin” and Hwang Sok-yong’s “The Road to Sampo” bring to light how the process of industrialization that was heedless of the emotional value of the hometown has created an inhuman society. Kim Won il’s Evening Glow, written in the 1970s, uses the homecoming motif to present a shocking revelation of how despite the passage of time Korean people are unable to come to terms with the psychological trauma of the Korean War. Ku Hyoseo’s How to Cross a Swamp and Eun Heekyung’s Secrets and Lies, celebrated novels of the mid-90s when political state of exceptions that made use of the systems of the Cold War and division began to weaken, portray the terrible reality of people who suffer under the oppression of the current symbolic order or the history of their fathers. Thus, homecoming novels written after Korea’s independence offer an acute insight into the current symbolic order that casts out individuals out of their psychological refuge and prevents them from returning, and at the same time portrays the possibility of overcoming this symbolic order in an emotional manner. Taking into consideration all these points, we can conclude thus: To see the most dispassionate analysis of Korea’s post-independence history and the most passionate zeal to overcome this history one should look to homecoming novels written after independence. 1945년 8·15 해방 이후 발표된 수많은 소설 작품 중에서 한국 사회가 걸어온 길과 나아갈 방향을 고도의 예술적 형식으로 재현하는데 성공한 소설들은 단연코 귀향소설 계보에 속하는 소설들이다. 화해불가능한 이념 대립과 잔혹한 한국전쟁, 그리고 자본주의화에 따른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등 정치경제적 요인과 그 사회 안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려는 개인의 출세 욕구가 결합되면서 해방 이후 한국인들은 고향에서 쫓기듯 떠나 끊임없이 대도시로 몰려든 바 있다. 그러나 잔인한 대도시에서 순종하는 신체로전락한 그들은 보다 인간다운 삶을 되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아니면 우연한 기회에 고향을 찾았다가 자기가 버린 고향 안에 깃든 본래적 삶의 잠재성을 발견한다. 이렇게 세속적인 기대로 고향을 버렸다가 다시 고향의 참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을 통하여 귀향소설들은 한국 사회의 증상을예리하게 재현하는 한편 현재의 상징질서를 넘어설 실재적 윤리를 제시하는 바, 이를 통해 해방 이후 한국소설의 변화와 진화를 주도적으로 이끄는한국문학사의 가장 핵심적인 계보로 자리한다. 채만식의 『소년은 자란다』는 ‘귀향 없는 귀환’의 서사를 통해 1945년 해방이 단순히 일본의 압제로부터 풀려난 것일 뿐 진정한 인간 해방의 계기로 작용하지 않았음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김승옥의 「무진기행」과 황석영의 「삼포가는 길」은 고향의 정신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산업화가 한국사회를 얼마나 비인간적인 사회로 만들었는지를 예리하게 고발한다. 70년대에 씌어진 김원일의 「노을」은 귀향 모티브를 통해 오랜 세월이 흘러서도한국전쟁이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감당하기 힘든 정신적 상처로 남아 있는지를 충격적으로 파헤친다. 그런가 하면 냉전체제와 분단체계를 활용한 예외상태적 정치 상황이 약화된 1990년대 중반 이후의 귀향소설을 대표하는구효서의 『늪을 건너는 법』과 은희경의 『비밀과 거짓말』은 현재의 상징질서 혹은 아버지의 역사에 억압된 무시무시한 실재들과 그녀들의 역사를 귀환시킨다. 이렇듯 1945년 8·15 해방 이후 씌어진 귀향소설은 한편으로는정신적인 안식처로부터 개인들을 쫓아내고 다시 그곳으로 돌아오지 못하게하는 현재의 상징질서를 예각적으로 재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상징질서를 넘어설 탈-존의 가능성을 감동적으로 제시한다. 이런 점을 모두 감안한다면,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해방 이후 한국 역사에 대한가장 냉정한 분석과 그것을 넘어서려는 가장 뜨거운 열정을 동시에 보려면해방 이후 귀향소설을 보라고.
유승현(Seung Hyun Yoo) 한국현대소설학회 2004 현대소설연구 Vol.- No.22
이제하의 소설은 기존의 소설의 문법으로는 잘 독해되지 않는 난해성을 드러낸다. 이로 인해 4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창작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하 소설에 대한 연구는 큰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의 소설에 드러난 난해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수행되지 않은 결과이다. 따라서 이 글은 이제하 소설의 난해성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그것이 어떤 의미를 드러내는지를 밝혀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글에서는 이제하 소설 특유의 난해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인 <한양고무공업사>를 대상으로 하여 서술 방식 및 서사 구조의 특징을 분석하고 거기에서 도출되는 의미를 밝혀내고 있다.<한양고무공업사>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수행할 능력이 결여된 어린 아이 화자를 통해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을 아무런 논리적 구조화 없이 그대로 서술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러한 서술 방식을 “자동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서술 방식을 통해 관습화된 기존의 사고 방식을 전복하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이 작품에서 시간의 연쇄는 잘 연결이 되지 않는데, 이는 이 소설이 이미지를 중심에 둔 서사 구조에 의해 전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복되고 확대되는 이미지의 연쇄를 따라가며 그 의미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결과 다양한 이미지들 속에서 어린 아이의 성장으로 인한 입사의 혼란을 발견할 수 있었다.<한양고무공업사>는 매우 난해한 작품이다. 그리고 그 난해함을 극복할만한 방법이 그동안 특별히 모색되지 않았다. 이는 기존의 소설 이론에 부합하지 않는 형식적 실험에서 기인한다. 형식 실험에 대한 모색이 계속되고 있는 현대 소설의 의미를 보다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이론에 갇히지 않은 유연하고 새로운 시각이 필요할 것이다.
김인경(In Kyung Kim) 한국현대소설학회 2007 현대소설연구 Vol.- No.36
본 논문에서는 이청준의 <날개의 집>과 이문열의 <금시조>에 나타난 예술관의 특징과 그 지향점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날개의 집>은 이청준의 기존 예술가소설들과는 달리 삶과 예술이 함께 할 때 진정한 예술이 완성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어 이청준의 작가적 역량을 확인시켜주는 작품이다. <금시조>는 문학을 포함한 예술 일반에 관한 이문열의 사상을 보여주는 소설로서 그의 예술세계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두 작가의 예술가소설의 양상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본 후, <날개의 집>과 <금시조>를 중심으로 ‘통과의례로서 성장’에서는 구조적 측면과 서술적 거리를, ‘예술관 모색’에서는 스승과 제자의 대립 관계를 통해서 예술의 본질을 찾아가는 모습을, ‘예술적 완성’에서는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한 치열한 자기극복의 모습을 고찰해 보았다.<날개의 집>과 <금시조>를 중심으로 본 두 작가의 예술관의 특징에는 예술가 정신의 변모와 완성 과정을 통해 예술을 세속적 욕망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시대를 초월해서 예술의 본질을 구현하고자 하는 작가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그것은 기존의 예술가소설에 나타나는 현실에 대한 고립과 도피, 그리고 절대가치 추구로서의 자기소멸 등과 같은 예술적 완성이 아니라, 삶과 예술의 합일을 지향하는 가운데 예술적 완성을 모색해 나가야 함을 강조한다.이러한 고찰은 예술가소설의 고유한 특성을 밝히고 작품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로서 두 작가의 작품세계와 작가의식의 변모 양상에 대한 근거를 예술가소설에서 찾을 수 있게 한다. 이는 예술가소설에 나타나는 문제의식이 소설가들의 보편적인 서사의 욕구만이 아니라, 현실세계의 변화에 대한 문학적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문학적 상황, 내적인 특성, 사회적 의미 연관 등을 함께 고찰해 볼 수 있는 의미가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백지은 한국현대소설학회 2003 현대소설연구 Vol.- No.20
The Significance of Cynicism on Son Chang-seop's stories 전후 현실을 가장 부정적으로 그려낸 작가로 평가받아 온 손창섭의 소설에서 ‘냉소’의 의미는 주로 작가가 육체적 불구자나 정신적 무능력자 등의 모멸스러운 인간상을 창조하여 그들을 비웃는다는 뜻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냉소’라는 말은 그 어원에서부터 부정적 대상을 비웃는다는 직설적 의미만을 가진 것이 아니다. 해학이나 풍자와 달리 ‘냉소’에는, 자기 자신도 벗어날 수 없는 부정적 상황을 수락한 후에 다시 그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분열적’ 의미와 비웃는 대상과 비웃는 주체의 자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거리감각’이 필수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손창섭 소설에서 인물을 그리는 서술자의 이중적 태도가 아이러니적 세계인식과 서술기법에서 기인한다고 보았던 기존의 연구들은 손창섭 소설에 반대물들의 긴장과 반성적 거리감각이 내재한다는 것을 밝혀, ‘냉소’가 전략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 논문의 가정을 뒷받침한다. 손창섭 소설들에 나타나는 비슷한 구도와 분위기를 연출하는 요소 중, 인물의 못나고 덜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드러내는 자학적 충동과 모멸당하는 대상이 모멸하는 주체의 연민을 차단하는 장면화의 기법은, 역으로 그들이 살고 있는 소설 세계가 그것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경험세계를 공격적으로 비난하는 것처럼 여겨지게 한다. 이것은 서술자의 ‘태도’가 이중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서술자의 ‘기능’이 둘로 나뉘기 때문이다. 소설 속의 서술자는 서사적 내용을 전달하는 초점화자로서 기능하기도 하고 작가의 궁극적 의도를 전달하는 내포작가로 기능하기도 한다. 손창섭 소설에서 초점화자로서의 서술자는 소설 속 세상을 더욱 모순되게 만들고 내포작가로서의 서술자는 그러한 소설 속 세상을 희화화하여 폭로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창조된 손창섭의 소설세계는, 그 허구적 세계 안에다 진정한 의미를 구현했기 때문이라기보다 그것이 전후 현실이라는 혹은 인간의 운명이라는 경험 현실에 대항하기 위해 ‘창조’된 또 하나의 세계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문학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송병수의 <氷河時代>론 -한국 전후소설의 양식 문제와 관련하여
이도연 한국현대소설학회 2005 현대소설연구 Vol.- No.26
It was not remarkable until 1960s that Korean novel made experiences of the Korean War the subject matter of directly or indirectly. Short story form dominated postwar novel quantitatively in the 1950s. Those phenomena rise the problem of literary sociology and literary forms. In the 1950s, writers could not take objectivity because of the calamity of the Korean War. They were immersed in emotional narration. Authors in the 1960s were freed from the scar of the war, and they could assure the aesthetic distance. As a representative postwar novel in the 1960s, <Binghasidae> adhered strictly to the perspective of nineteen old man. <Binghasidae> could not grasp totality of the Korean War, and showed readers psychological regression. Otherwise, we must consider the forces of violence that the Koean War gave rise to. Those limitted the cognition of writers in advance. Therefore, that is not only individual but also historical limitations. 한국전쟁의 체험을 직, 간접적으로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 본격적으로 창작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에 이르러서였다. 1950년대의 전후소설은 단편양식이 압도적인 양적 우세를 보였다. 이와 같은 현상은 문학사회학적인 문제와 함께 장르의 문제를 제기한다. 전쟁을 직접 체험한 1950년대의 작가들은 체험의 직접성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그들은 자기의 경험을 객관화시킬 수 없었고, 전쟁의 의미와 본질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시기의 작가들은 체험의 주관적 서사화에 매달렸다. 1960년대는 시간의 경과로 작가들이 어느 정도 체험의 직접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이에 대한 객관적인 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즉 경험의 지각으로부터 경험에 대한 인식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한국전쟁으로부터 객관적인 거리 확보가 가능했던 1960년대 후반에 발표된 대표적 장편의 하나인 <빙하시대>의 외형적 구성상의 특징은 남과 북의 군인 모두로 전쟁에 참여했던 한 인물의 시각을 병렬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다. <빙하시대>를 시종일관 지배하고 있는 것은 작품 전반에 걸쳐 강박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견뎌내야 한다’는 주문(呪文)이다. 주인공 장광도의 생존의 논리와 유지에 대한 사랑, 자기과시의 욕망 등의 기저에는 모두 자기애적 리비도의 심리구조가 놓여 있다. <빙하시대>에서 작가 송병수는 19세 인물의 시각을 견지함으로써, 1950년대 한국사의 역사적 전체성을 포착하지 못하고 과거로의 정신적인 퇴행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우리는 전후소설의 작가들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과 함께 그들이 도달할 수 있는 높이를 미리 제한했던 시대의 폭력적인 힘을 고려해야 한다. 이 시기에 등장한 전후 장편소설들이 그 시간적 거리와 장편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던 것은 그만큼 한국전쟁이 초래한 역사적 질곡과 파장력이 컸던 때문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것은 개인적 한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역사적 한계이기도 하다.
신영덕 한국현대소설학회 2004 현대소설연구 Vol.- No.23
This dissertation is to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novels published in South and North Korea during the Korean War(1950-1953), supported by late post-colonial studies which have investigated the power connection(including political power) and domination-subordination between one culture and the other culture. Especially I focused on how race and nationalism were represented in novels published in South and North Korea during the Korean War and what the meanings are. Different from post-colonial works of the third world, novels of South-North Korea during the Korean War don't express inferiority complex caused by skin-color. If anything, South-North novels describe foreigners as positive or negative character as they are of a friendly nation or a hostile nation. I think this case strongly depends on the special situation of war. In the South Korea, however, a lot of novels describe American soldiers, men of an friendly nation, as a negative character. I think, this circumstance depends on more liberty of creation allowed in South Korea than in North Korea. Novels published in South and North Korea during the Korean War have something in common with the way to exclude divergent others and to strengthen each nationalism of South and North. In summary, South and North novels have, as the first purpose, to stir up hostility to make general public possess motive power to complete the war. The final purpose of novels, however, are to strengthen the nationalism of South and North Korea to exclude divergent part of nation through the cultural opposition. At last, not political ideology but nationalistic attitude of novels published in South and North Korea during the Korean War contributes to adherence of division of the Korean peninsula. 본고에서는 한 문화와 다른 문화 사이에 발생하는 권력관계, 지배 종속의 관계를 밝혀내는 탈식민주의적 이론을 원용하여 한국전쟁기에 발표된 남북한 소설의 특성을 밝혀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전쟁 당시 발표된 남북한 소설에 인종 및 민족주의 문제가 어떠한 양상으로 재현되었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하였다. 한국전쟁기 남북한 소설에는 제3세계 탈식민국가의 작품과는 달리 피부색에 의한 열등감 문제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보다는 남북한 소설 공히 우방국이냐, 적대국이냐에 따라 외국인을 긍정적, 부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데, 이는 전쟁이라는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남한의 경우에는 우방국인 미국의 군인을 부정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도 상당수 발표되었다는 점인데, 이는 북한보다는 상대적으로 창작의 자유가 보장된 남한의 현실과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한국전쟁기 남북한 소설은 민족주의 문제에 있어서도 약간의 차이를 드러내지만, 한국전쟁기 남북한 소설 공히 적대적이고 이질적인 타자를 배제하고 남북한 각각의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다시 말해서 한국전쟁기 남북한 소설은 이데올로기 전파의 수단으로 적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겨서 전쟁 수행에 필요한 동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민족 내부에서 이질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문화적인 대립 관계를 통해서 남북한 각각의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전쟁기 남북한 소설의 민족주의적인 태도는 정치이데올로기보다 심층적인 근원에서 작동하여 분단 상황을 고착화하는 데 기여하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