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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초기, 신문과 대중의 소통 방정식-『일본 대중지의 원류』를 통해 한국 대중서사의 초기 전개 양상 읽기
강현조 대중서사학회 2014 대중서사연구 Vol.20 No.1
이 글에서는 쓰치야 레이코의『일본 대중지의 원류』에 대한 독해를 통해 근대적 매체인 신문의 등장 이후 한국 대중서사의 초기 전개 양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일본 대중지의 원류』는 한국 근대 초기의 신문과 서사 양식이 맺고 있는 상호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단서와 의미 있는 시사점들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소신문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대중지향적인 속성을 강화함으로써 상층 계급을 대상으로 정론 표명에 주력했던 대신문을 압도하는 성장세를 나타냈고, 그 결과 이후 모든 일본 신문의 표준적·보편적 체제로 자리잡음으로써 현재와 같은 대중지의 원류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다양한 통계적 사실과 논거 제시를 통해 이와 같은 논지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일본 신문 및 대중서사에 대한 그의 논의와 근거들은 한국 근대 초기 신문의 대중 매체적 성격과 여기에 실린 다양한 서사물들의 속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1895년 2월 창간된 『한성신보』는 비록 일인 발행 신문일지라도 한국 최초의 대중지로 볼 만한 특징들을 상당 부분 갖추고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이후 한인 발행 신문들은 형식면에 있어서는 『한성신보』의 대중 지향적 체제를 수용하였지만, 내용면에 있어서는 공론 형성과 현실 비판에 주력하는 계몽 매체로서의 성격을 구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이 조선에 대한 배타적 지배권을 장악한 이후 한국 신문이 대중들과 정치적인 영역에서 소통할 수 있는 입지는 대폭 위축되었고, 기존 신문과 후발 신문 간의 독자 확보 경쟁 또한 대폭 심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1906년에 집중되었던 소설란의 개설 및 이인직과 이해조에 의해 주도되었던 신문연재소설의 속출 현상은 이러한 언론 환경 및 신문 시장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요컨대 근대 초기의 신문들은 대중지적 성격을 갖고 있었던 일본 소신문의 영향 속에서 그 기본적인 틀이 마련되었지만, 시대적인 특수성으로 인해 정치 현실과의 역동적인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식민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신문은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 어려워졌고, 다시 대중지향적인 속성을 강화해 나갔다. 소설란의 본격적인 등장과 신문연재소설의 속출 현상은 신문사가 이러한 난관의 극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종의 징후적 현상이며, ‘소설’이라는 표제 하에 초기 신문이 시도하고 기획하였던 서사물의 연재는 근대적 의미의 대중과 대중문학을 형성해내는 계기로 작용했다. 대중서사로서 소설(novel)은 신문과 대중의 상호작용 속에서 어느 순간 현상한 ‘부산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문과 대중의 소통이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만든 ‘촉매’이기도 하다.
대중음악을 활용한 방송 프로그램의 서사 전략 -<슈퍼스타K>, <나는 가수다>, <무한도전>을 중심으로 -
최성민 대중서사학회 2011 대중서사연구 Vol.- No.26
대중음악 분야에 있어서 텔레비전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대중음악’을 활용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다시 주목을 받는 현상이 일어났다. 케이블 음악 채널 Mnet이 2009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방송한 <슈퍼스타K>가 있고, 2011년 3월 방송을 시작한 MBC의 <나는 가수다>가 있다. 또한 MBC <무한도전>은 가요제 형식을 차용함으로써 대중들의 관심을 모은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대중음악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가수 지망생, 혹은 현역 가수, 그리고 작사․작곡가를 주인공으로 한 서사적 텍스트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서사는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서사이면서, 현재 대중음악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슈퍼스타K> 시리즈는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이들의 사회적 서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나는 가수다>는 사회에 진출해있지만 생존을 위해 다시 경쟁해야 하는 이들의 사회적 서사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은 대중음악을 즐기는 동시에 사회 현실에 대한 인식에도 도달할 수 있었다. <무한도전>의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특집의 경우에는 대중음악이 만들어지고 소통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드러냈다. 그럼으로써 그 과정의 본질이 유희적 노동이자 유희적 생산에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제 방송 프로그램들은 대중음악으로 프로그램 전체를 채우지 않더라도 대중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열정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 안에 담긴 음악을 즐기는 동시에, 그 음악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의 서사적 전략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고훈 대중서사학회 2017 대중서사연구 Vol.23 No.4
본 연구는 무협소설과 정치가 결합된 형태인 ‘정치무협소설’에 관한 논의이다. 여기에서 ‘정치무협소설’이란 한국의 정치사와 무협소설의 요소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장르라 정의한다. 본고에서는 대중들에게 소개된 정치무협소설 작품들이 ‘정치서사’를 어떤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들의 장르적 특성에 관한 논의를 시도하고자 한다. 한국적 특수 상황 하에서 대중들은 정치라는 담론을 일반화 혹은 대중화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중문학은 ‘정치’라는 소재를 다루기 시작하는데 정치무협소설도 그 움직임 중 하나라 하겠다. 무협소설의 본질적 특성 자체가 정치적인 성향이 짙기에 무협·정치 두 요소의 결합은 쉽고 자연스러웠다. 정치와 무협 모두 힘에 관한 원초적 욕망을 자극하는 소재로 독자의 관심을 끌고 선택을 받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동양적 판타지를 지닌 무협소설이 결합되어 대중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대리만족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정치무협소설’은 그 대중적 속성을 잘 드러낸다고 하겠다. 정치무협소설은 그 행동 주체에 따라 ‘인물서사 종속형’과 ‘인물서사 주도형’으로 구분된다. ‘인물서사 종속형’은 사건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어 등장인물의 서사는 곁가지로 취급되기에 작품 전체의 소설적 재미는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민담에서부터 기원한 사건 중심의 단면구조는 지배체제를 비판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에 정치사를 무협소설의 특성으로 가장해 비판하는 정치무협소설에 적합한 서사구조이기도 하다. ‘인물서사 주도형’의 경우 전체 배경이 되는 정치사와 별개로 등장인물의 개인서사가 중심을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신화에서 비롯한 일대기 구조를 활용해 인물중심의 서사를 진행한다. 이러한 서사구조는 대중들에게 이야기로서 다가가기 쉽다. 대중문학 중 가장 대중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장르 중 하나인 무협소설은 지금까지 대중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많은 변화를 모색했다.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삼은 정치무협소설 또한 변화 중 하나의 시도이다. 무협소설이 지닌 특유의 생동감과 활력이 민감한 주제인 ‘정치’와 결합되면서 단순한 감상이 그치지 않고 정치적 주체로서의 자각과 더 나아가 행동 주체로서의 움직임도 기대할 수 있는 부수적 효과가 있음도 기대할 수 있다. 한 장르 안에서 다양한 시도는 장르의 고착화를 막고 장르적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긍정적 움직임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정치무협소설은 바람직한 시도이며 이러한 시도가 무협소설 장르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가능케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콘텐츠로서 대중소설의 기능과 역할에 관한 연구-1950년대 대중소설을 중심으로
강옥희 대중서사학회 2014 대중서사연구 Vol.20 No.2
본 연구는 1950년대 영화의 원작으로 쓰였던 대중소설을 대상으로 원작과 전환매체인 영화의 서사구성 원리를 분석하여 매체간의 상이성과 공통점을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1950년대의 대중소설 중 영화화 되어 사랑을 받았던 작품과 영화를 비교분석하여, 어떤 점이 대중소설을 영화라는 매체로 전환시킨 요인이 되었는지, 이를 통해 문화콘텐츠로서 대중소설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작품은 1950년대의 대표적 대중소설인 정비석의 『자유부인』, 김래성의 『인생화보』, 『애인』, 『실락원의 별』, 박계주의 『순애보』, 방인근의 『화심』으로 영화의 원작이 된 작품들이며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도 대중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 중 현재 필름이 남아있는 것은 <자유부인>, <순애보>, <화심> 세편인데 영화가 남아있는 작품들은 영화와 작품 시나리오를 함께 비교 분석했고, 다른 작품들은 원작과 시나리오의 실증적인 정리와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모티프의 상관성, 대중친화적인 요소 등 원 장르와 OSMU 복합콘텐츠 간의 유기적인 연관성을 살피고, 문화콘텐츠로서 대중소설의 기능과 역할을 살펴보았다.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작품들 중 정비석의 『자유부인』은 소설연재 - 연극 - 영화로의 매체 전환을 통해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보여준 OSMU (One Source Multi Use)이다. <자유부인>은 이후 대중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1950년대 대중소설 텍스트가 영화로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대중성이며 이 대중성은 대중의 욕망과 당대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동물 가족과 가족 정상성의 서사 전략 - 인간 중심적 가족 규범의 매개로서 동물
김시연 대중서사학회 2024 대중서사연구 Vol.30 No.2
이 글에서는 오늘날 비인간존재 중에서도 동물이 ‘가족 서사’의 틀에서 활발히 재현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하여, 가족 정상성의 서사 전략에 동물이 동원되는 양상과 효과를 살핀다. 동물과 같은 비인간존재를 인간 가족 서사의 패턴화된 틀로 해석하고 재현하는 작업은 이 가족 정상성의 서사가 가족과 관련된 규범적 담론으로 기능하는 새로운 측면을 드러내는데, 인간 아닌 존재를 ‘인간적’ 서사로 재현함으로써 그 ‘인간적’ 가치의 ‘보편성’이 일견 효과적으로 부각되는 한편, 비인간존재를 경유한 인간중심성이 더욱 노골화되기도 한다. 먼저 고전 서사 작품에서 동물을 가족적 관계로 상상해온 한국의 서사적 전통에 대한 논의를 통해 이어지는 장에서 논할 오늘날의 서사적 경향이 인간과 동물 관계에 대한 사고의 근본적인 변화 위에 이루어진 사실을 짚어낸다. 뒤이어 가족 정상성의 규범에 합치하는 ‘합당한’ 가족 서사를 구성하려는 대통령 부부의 서사 전략을 주된 텍스트로 삼아 인간과 동물의 구도가 역전되어 인간이 거꾸로 동물의 부모로 스스로를 위치시키는 서사적 경향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에버랜드의 자이언트판다 ‘바오 가족’의 이야기가 대중적 인기를 이끌어낸 현상을 중심으로 동물 가족을 인간화된 역할과 감정, 규범으로 상상케 하는 서사의 효과를 분석한다. 이때 동물은 정상가족 규범과 젠더역할, 돌봄과 재생산에 관한 규범적 서사들의 한계를 고스란히 공유한다. 동물을 매개 삼아 인간 중심적 가족 규범이 더욱 노골화되는 장면들에 대한 주목을 통해 비인간존재에 대한 위계화와 타자화의 전략, 이를 통해 은폐되거나 정당화되는 인간중심적 규범에 대한 나아간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This paper examines the representation of animals within the framework of "family narratives" among non-human entities, exploring the ways in which animals are incorporated into the narrative strategies of family norms. It examines how the interpretation and representation of non-human entities, such as animals, within human family narratives reveals a new aspect in which these narratives function as normative discourses related to the family. The representation of non-human entities within "human" narratives emphasizes the "universality" of their "human" value, while at the same time making the anthropocentrism mediated through non-human entities more overt. The discussion begins by tracing contemporary narrative trends, drawing on Korea's narrative tradition, which historically imagined animals in family roles in classical narrative works. It then discusses contemporary narrative trends, indicating a fundamental shift in the perception of human-animal relationships. Focusing on the narrative strategy of a presidential couple aiming to construct a "proper" family narrative that conforms to norms of family normality, the analysis explores a narrative trend in which human and animal roles are reversed, positioning humans as the parents of animals. Lastly, by analysing the phenomenon of Everland's giant panda family, the "Bao Family", which has attracted popular attention, the narrative effects of imagining animal families in humanised roles, emotions and norms are explored. Throughout, animals share the boundaries of normative narratives concerning family norms, gender roles, caregiving, and reproduction. By highlighting scenes in which anthropocentric family norms are reinforced through the mediation of animals, this study hopes to stimulate an advanced discourse on the stratification and othering of non-human entities, as well as ongoing discussions about anthropocentric norms that are either obscured or justified through these strategies.
김정은 시대 북한 TV의 ‘청년’ 형상화와 정치적 함의-김정은 집권 이후 조선중앙TV 서사물을 중심으로
강민정 대중서사학회 2017 대중서사연구 Vol.23 No.1
최근 청년중시사상을 강조하고 청년강국을 정책적 기치로 내세우며 김정은 정권은 청년정책을 이전 정권에서 보다 확대 및 활성화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TV미디어에도 적극 반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고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공식 매체인 조선중앙TV에 방영된 청년이 형상화된 서사물들을 파악하고 이를 분석하였다. 먼저 정치적 기획으로의 청년 이상화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1)김정은 시대의 역점사업에 복무 중인 청년에 대한 이상화와 (2)현대성의 표상과 선망의 대상으로의 청년 이상화 라는 두 가지 양상으로 정리하였다. 이때 김정은 정권은 이상적 청년상을 통해 청년들에게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노동 참여를 강요하였으며 현대성을 갖춘 인재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동시에 김정은 시대의 특성을 선취하도록 만들며, 이를 통해 유사한 서사적 경험을 공유토록 하였다. 이후 김정은 시대 TV 서사물에 등장한 문제적 인물들을 통해 청년층의 사적 욕망을 확인하였다. 국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면서 사회 진출 시 진로 선택에 있어서 사적 고민이 발현되고, 이것이 서사적 갈등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물론 서사의 말미에서 이러한 고민이나 갈등은 개연성과는 상관없이 공적 윤리로 포섭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는 특징을 보였다. 따라서 이는 북한 청년의 현실에 배태된 사적 욕망의 출현을 반증하는 동시에 이러한 청년들을 최대한 공적 윤리로 포섭하여 체제 순응형 인물로 만들고자 하는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 강박을 드러내었다. 나아가 김정은 시대 청년층의 정체성 변화에 따른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이고 서사적 대응 방식을 확인하였다. 김정은 정권은 서사를 통해 청년층에게 경험이 전무한 과거 혁명전통에서 존재하는 숭고한 희생정신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하길 바라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이고 합리적인 과학성을 추구하는 양가적 마음가짐을 함께 요구하였다. 이를 봉합하기 위하여 서사에서는 서사적 결절의 흔적이 나타났다. 이러한 서사적 결절을 통해 양가적이고 대립적인 정체성 사이에 머물러있는 김정은 시대의 청년 정체성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최근 김정은 정권은 오히려 서사를 통해 청년 주인공의 주변화를 서사물에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이 이전 정권 보다 청년정책을 보다 확대하며 활발하게 진행 중이고 특히 미디어를 통해 청년중시사상을 적극 반영하며 마치 청년층을 사회적 주체로 호명한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표면적이고 현상적인 정책 변화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오히려 청년층의 노동력 동원을 주창하던 일전의 청년정책 보다 강력하게 청년층의 정체성 변화를 우려하고 이를 통제 및 지연하기 위한 정치적 자구책에 가깝다고 보았다.
박유희 대중서사학회 2007 대중서사연구 Vol.- No.18
이 글은 1930년대를 중심으로 192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 번성한 역사소설이 영화 장르의 형성기인 1950년대 역사영화에 수용된 양상을 살펴 역사영화 장르의 형성 과정에서 역사소설이 미친 영향을 밝히고, 나아가 이러한영향 관계를 통해 형성된 서사 관습이 이후 역사허구물의 전개 과정에서 가지는의미를 가늠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글에서는 역사소설의 서사가 역사영화로 승계(承繼)되고 변개(變改) 되는 양상에 주목한다. 일반적으로 ‘역사영화’ 혹은 ‘사극영화’라 불리는 영화는 한국에서 멜로드라마와 더불어 가장 생명력이 강한 장르이다. 이러한 역사영화 장르는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활발하게 제작되며 확립된다. 이때 지금까지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레퍼토리가 구성되고 이후 역사영화의 관습이 형성되며 이러한 관습은 다시 역사허구물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역사영화의 형성 과정에서 서사의 초안으로 작용했던 것은 역사소설이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1950년대의 역사영화는 전반적으로 원작에 충실하려는 경향을 드러내면서도 원작이 내장한 멜로드라마적 특성은 약화시키고 있는 측 면을 보여준다. 이는 박종화의 소설이 원작으로 채택되지 않고 김동인의 젊은그들과 현진건의 무영탑이 원작으로 채택된 것에서부터 드러난다. 두 소설은 일제강점기 역사소설에서 주요한 서사 중의 하나인 낭만적인 연애담을 보여주면서도 비적대적인 갈등으로 전개되다 해소되고 마는 대표적인 소설에 속하기 때문이다. 영화 <젊은 그들>과 <무영탑>은 그나마 소설 속에 있는 갈등마 저도 오히려 약화시켜 수용하면서 독자적인 영화로서의 길을 모색한다. 그 안에는 장르, 작가주의, 새로운 영화 형식에 걸친 다양한 실험이 혼성되어 있다. 이는 장르 영화, 문예영화 등의 구분이 미분화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현상으로 추론되며 그렇기에 더욱 다양한 가능성을 내재하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있어서 매혹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경향은 1960년대에 장르가 확립되고 문예영화가 본격적으로 양산되 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오히려 역사소설에서 통속성으로 비판받던 요소들이 적극적으로 수용되며 대중의 기대지평에 부합해 가는 것이다. 1960년대이후 궁중 비사 중심의 역사영화가 번성한 것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설의 영화화는 소설의 통속화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이미 신문연재소설이 본령을 이루는 장편역사소설 안에는 대중적인 서사관습이 내 장되어 있다. 낭만적 인물, 선악 구도, 극단적 갈등, 여성의 수난, 수용자의 일관된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갈등의 설정과 매 회 몰입을 이끌어내기위한 자극적인 장치의 배치 등은 이미 장르영화의 서사관습과 맞닿는 대중적인서사관습인 것이다. 역사소설 형성기의 역사소설들에서 이미 이러한 관습이 함께 형성되었으며 이러한 관습적 요소들은 이후 영화로 수용되는 과정 속에서 약화되기도 하고 강화되기도 하며 역사영화의 서사 관습으로 재구성된다. 1950년대 역사영화는 이러한 서사관습의 재구성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지점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선미 대중서사학회 2010 대중서사연구 Vol.- No.24
『별들의 고향』은 수많은 해석을 낳았지만, 쉽사리 깰 수 없는 ‘이례적인’ 흥행 기록에 관해서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공감한다. 『별들의 고향』의 대중적 인기는 대중문학의 서사문법을 따른다기보다는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리얼리티에 집중하는 작가의 태도, 즉 독자와의 소통 감각을 지니고서 중계하듯이 연애문화를 분석하여 ‘지식’으로 전달하는 서술자로 인한 부분이 큰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경아라는 여성인물이 남성 판타지를 적절하게 재현했다는 점을 과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남성 판타지로서 여성인물에 초점을 둔다면, 오히려 너무 일반적인 대중서사 관습이어서 ‘이례적’이라는 점을 해명하기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최인호 소설을 비롯하여 1970년대 청년 작가들의 대중적 성공은 일반적인 대중소설의 서사관습과는 다른 무엇을 동원해야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은 위악적인 서술자의 대화적 태도 속에 내재된 독자와 공감하는 소통의 감각으로 인해 독자 대중의 삶의 문제를 집약하는 리얼리티를 실현할 수 있었다. 최인호 소설에서 ‘연애’는 독자와 소통하는 방식으로 채택된 문화풍속이다. 그리고 이 ‘연애’는 단순히 남녀의 연애상황을 문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문화’로서 다루어진다. 단순한 연애소설이 아닌, 연애를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분석하는 서술자는 연애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연애를 ‘지식’으로서 소비하도록 이끌어준다. 『별들의 고향』은 이 청년들이 연애라는 풍속사적 상황을 탐색함으로써, 이전 세대의 근대화적 삶에 내재된 삶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청년문화백서로 역할한다. 1970년대는 1960년대의 교양주의가 권위주의, 엄숙주의로서 사회문화를 규격화하고 있었다. 1970년대 청년문화적 감수성은 이전 시기의 문화적 유산과 연결되는 사회규범과 극심한 갈등을 일으키고, 위악적 자의식을 낳기도 한다. 착하고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여성인 경아는 이런 복합적인 자아를 볼 수 있게 하는 투명한 창으로 역할하고 있으며, 소설의 서술자는 연애풍속으로 얽혀 드러나는 모든 상황을 분석하고 해명해주는 문화 연구자로서 독자와 공감하고 소통하는 안내자 역할을 수행한다. 『별들의 고향』이 이례적인 상업적 성공을 거둔 것은 경아에 투영된 남성들의 판타지로 설명할 수 없는, 남성 서사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1970년대 청년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이 삶의 문제를 젠더 차이가 극심한 연애문화를 통해 공론화할 수 있었던 서술자의 인류학자 같은 역할이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김내성의 방계적 탐정소설에 나타난 서사적 특성과 환상성에 관한 연구
김영성 대중서사학회 2016 대중서사연구 Vol.22 No.2
이 논문은 김내성의 방계적 탐정소설에 나타난 서사적 특성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서사화된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의 심미적 효과에 대해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김내성의 탐정소설은 퍼즐의 해결에 중점을 둔 고전적 탐정소설과 전혀 다른 서사적 특징을 보여준다. 특히 그의 방계적 탐정소설에서는 논리적 추론 과정이 아니라 인물들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해 범죄의 이야기가 전경화되어 있는데, 이러한 서사적 특성은 고전적 탐정소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작가적 인식의 발로라 할 수 있다. 김내성은 인간에게 내재된 낭만적 감성과 기이한 것에 대한 동경을 서사화하기 위해 고전적 탐정소설의 장르적 관습으로부터 일탈하고자 했다. 이러한 그의 인식은 고스란히 그의 탐정소설에 투사되었고, 전경화된 범죄의 이야기와 서술트릭을 활용한 반전의 플롯 같은 서사적 특성을 보여주게 되었다. 김내성은 고전적 탐정소설과 변별되는 그러한 서사전략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에 대한 심미적 체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은 김내성의 방계적 탐정소설을 고전적 탐정소설과 변별시켜주는 문학적 지향점인 동시에, 탐정소설이라는 장르 안에 내재된 한계를 명증하게 보여주는 증표이기도 하다. 독자들에게 미적 체험을 제공하고자 했던 예술가로서의 사명과 ‘에로그로’에 집착하는 당대 대중의 문화적 취향을 수렴해야만 했던 탐정소설작가로서의 숙명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이었던 셈이다. 김내성의 방계적 탐정소설과 그 안에서 전경화된 그로테스크한 환상성은 문학으로서의 예술성과 탐정소설로서의 대중성, 그리고 대중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대중이 꿈꾸고 있는 환상을 동시에 지향하고자 했던 작가적 인식의 산물이었다. 김내성의 방계적 탐정소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서사적 특성과 환상성을 장르적 몰이해의 산물이 아니라, 고전적 탐정소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의도적인 일탈 행위의 결과물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한다.
대중음악과 민중음악 사이 -김민기의 매체 실험, 「공장의 불빛」-
최유준 대중서사학회 2008 대중서사연구 Vol.- No.20
대중음악이 ‘민중의 음악’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보다 대중음악 속에 청각을 매개로 한 ‘구술성’의 요소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대중음악의 구술성에 대한 관심은 필연적으로 음향 복제기술과 대중매체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매체나 음향기술 자체가 문자를 통한 소통・과학적 방법론・합리성 등을 바탕으로 하는 고도의 ‘문자성’의 산물이라는 점이 대중음악을 논하는 데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아이러니이다. 따라서, 대중음악에 대한 논의가 구술성에 입각한 민중의 정치적 힘과 관련된 논의로 연결되는 순간, 대중음악의 정치적 목표 지점 가운데 하나는 대중음악의 구술성 그 자체를 가능케 하는 음향기술과 대중매체에 대한 긍정과 함께 다른 한편 문자성에 기반한 대중매체의 합리적 시스템에 대한 부정을 동시에 함의하게 된다는 역설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 논문에서 나는 대중음악에 함축되어 있는 구술성의 이러한 변증법적 성격에 주목하면서, ‘공장의 불빛’이라는 제목으로 1978년에 발표된 독특한 음악적 실험 한 가지를 조명한다. 대중음악과 음향기술에 입각한 대중매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중음악이 갖는 ‘민중음악’으로서의 가치, 다시 말해 민중의 구술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치적 잠재력을 점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