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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泰龍 국립국어연구원 1993 10월의 문화인물 Vol.1993 No.10
우리 말본'은 처음 간행된 지 반 세기가 넘은 지금까지도 문법론의 주제를 다룰 때에 한 번은 자세히 검토해 볼 만한 국어 문법의 고전이다. 특히 '우리 말본'의 씨갈[品詞論]은 단순히 품사 분류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통사론은 물론 형태론 전반에 관한 현상을 분류하여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문법론 각 분야의 연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법론의 주제별 연구사 서술이 '우리 말본'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그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이다. '우리 말본'은 말소리갈, 씨갈, 월갈,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품사론(pp. 143~732)이 전체의 약 2/3(총 590/892 페이지)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 말본'의 중심은 품사론이고, 품사론 가운데 용언에 관한 서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 품사론으 내용은 품사 분류의 기준을 제시한 '씨의 가름'과 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지정사, 관형사, 부사, 감동사, 조사 등 10품사에 대한 품사 각론과 파생어를 다룬 '씨가지', 복합어를 다룬 '겹씨', 품사의 전성 등을 다룬 '씨의 바꿈' 등 열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동사, 형용사, 지정사 곧 용언을 다룬 분량(총 341 페이지)이 품사론의 1/2 이상, 책 전체의 1/3 이상을 차지한다. 명사, 대명사, 수사와 조사 곧 체언과 관련된 분량(총 87페이지)의 약 4배를 용언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다. '우리 말본'의 품사론은 분류 위주의 서술로 오늘날까지도 학교 문법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말본'은 자료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 분류의 구체적인 기준과 내용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그 분류의 문제점을 들추어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대부분의 분류는 그 기준을 형식이나 의미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형식과 의미보다 통합 관계나 통사적 기능을 분류의 기준으로 삼은 경우에 동일한 문법 단위를 여러 가지 문법 범주로 분류하는 등 국어의 올바른 이해에 걸림돌로 작용한 측면도 적지 않다. 이 글은 '우리 말본'의 품사론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분류가 그 기준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고 그 이후의 문법론, 특히 현행 학교 문법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