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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소설에 나타난 ‘인격’과 그 주체 표상 - 『흙』을 중심으로
한국어문학연구학회(구 동악어문학회) 2011 동악어문학 Vol.56 No.-
<P>이광수가 인간심리의 중요 가설인 지정의(知情意) 대신에 지덕체(智德體) 삼분법을 우선시하고, ‘인격’이라는 기표가 동시대의 문학담론에서 전혀 이질적인 방식으로 이해되거나 때로 경합하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본고는 인간의 내면을 지칭하는 ‘인격’이라는 어휘의 역사적 변화를 조망함으로써, 그것이 1920년대 한국문학의 전개에 끼친 영향력을 해명하고자 한다. 김동인이나 임노월 같은 작가들이 ‘인격’이라는 단어를 유미주의의 맥락에서 유통시켰던 데 비해, 이 광수는 다이쇼(大正) 교양주의의 원칙을 변용하여 이 용어에 민족주의적 기율을 불어넣었다.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적인 작가들이 개인의 내면을 신성시하는 가운데 애용했던 ‘생명(生命)’이라는 개념어의 사산(死産)된 형태가 바로 ‘인격’이다. 『무정』만 하더라도 이 용어가 아직 세련되게 사용되지는 않아서 저자는 주인공의 내면적, 사회적 각성을 표현하는 어휘로 다만 ‘속사람’이나 ‘참사람’ 정도를 사용했을 뿐이다. 이광수 식의 인격이 극화된 대표적인 사례는 『흙』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허숭의 인격적 권능을 침해하는 여러 욕망의 주체들은 그 자신의 자아를 온전히 보존할 수 없게 된다. 즉, 그/그녀들은 허숭이라는 유력한 민족적 주체성에 스스로 동화되거나 탈성화(脫性化)되지 않고서는 존립할 수 없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