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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요아킴 클림카이트(H.-J. Klimkeit),윤빈호(번역자) 광주가톨릭대학교 신학연구소 2020 神學展望 Vol.- No.209
종교는 문화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그러나 외래 종교와 토착 문화가 만나 이렇게 되기까지는 장구한 시간 안에서 참으로 다양한 적응(adaptation), 동화(assimilation), 변형(transformation) 그리고 토착화(inculturation)와 같은 대화가 필요하다. 그리스도교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는 주님의 말씀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다. 실크로드를 통하여 동양의 문물들이 유럽에 알려지면서 동양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었고, 마침내 동양은 주님의 말씀을 실천할 중요한 선교의 장소로 간주되었다. 동쪽으로의 선교에 열의를 보였던 동방 교회, 특히 네스토리우스파 그리스도교와 야곱파 그리스도교는 중국으로까지 이어지는 실크로드를 따라 복음을 선포하였는데, 그 선포의 과정과 결과는 오늘날까지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스-요아킴 클림카이트(Hans-Joachim Klimkeit)는 동서 문화 및 교역의 중요한 통로였던 실크로드에서 어떻게 서방의 그리스도교가 동방의 지역 문화들 및 종교와 만나 대화를 이루어 나가게 되었는지 연구하였다. 4세기부터 14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실크로드에서 발견된 다수의 문학적 고고학적 유물들에는, 특히 비석과 그림과 조각들에는 어떻게 그리스도교적 요소들이 토착 문화들 및 불교와 도교의 예술적인 표현들과 만나 적응과 동화를 통해 변형의 과정을 거치게 되었는지 새겨져 있다. 특히 그리스도교 복음을 불교와 도교의 개념을 빌려 설명하려는 시도나, 십자가를 불교의 상징인 연꽃이나 도교의 상징인 구름과 결합시켰던 것은 그리스도교 신앙이 어떻게 이들 토양 안에서 통합되었는지를 잘 표현하는 모델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이런 고고학적 유물들은 중앙아시아에서 선교의 꽃을 피었으나 오늘날은 잘 알려지지 않은 동방 교회에 대한 선교 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연구를 통하여 발굴된 유물들이 갖는 종교와 문화의 만남과 대화의 의미를 중재하고자 하였는데, 이는 오늘날 토착화라는 주제로 논의되고 있는 그리스도교 예술에 대하여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