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박찬국(Chan Kook Park) 철학연구회 1997 哲學硏究 Vol.41 No.-
하이데거는 자신의 사상을 서구의 위대한 형이상학자들과의 대결을 통해서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어느 사상가들과의 대결보다도 니이체와의 대결은 하이데거에게 특별한 의미와 비중을 갖는다고 생각된다. 하이데거에게 니이체의 형이상학은 그것에서 서구형이상학의 가능성이 완전히 소진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서구형이상학의 본질이 철저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서구형 이상학의 종국점이며 완성이다. 이런 의미에서 니이체에 대한 하이데거의 대결은 단순히 한 사상가와의 대결이란 차원을 넘어서 서구 형이상학 전체와의 대결이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아울러 하이데거에게 형이상학이 각각의 시대를 규정하는 존재자의 존재에 대한 이해와 진리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정초 함으로써 그 시대를 근거지우는 것을 의미할 경우, 니이체와의 대결은 니이체의 형이상학이 정초하는 현 기술시대와의 대결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현대란 그리이스의 형이상학으로부터 시작하는 서구의 역사가 하나의 완성에 이르는 시대이다. 이에 니이체와의 대결은 하이데거에게는 현대와의 대결일 뿐 아니라, 서구의 역사 전체와의 대결이란 의미를 갖는다. 본고는 하이데거에게 이렇듯 심대한 의미를 갖는 니이체와의 대결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그것이 갖는 한계와 정당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칼 뢰비트 같은 사람에 의하면 니이체는 하이데거 못지 않게 아니 하이데거보다도 더 철저하게 그리이스인들이 말하는 퓌시스를 지향하고자 하고 있으며 세계의 신성(神性)을 회복하고자 한다. 이러한 해석이 갖는 정당성을 부인할 수 없으나, 우리는 하이데거와 마찬가지로 니이체에 포함되어 있는 근대 주체성 형이상학의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형이상학을 각 시대를 정초하는 것으로 보는 하이데거에게는 무엇보다도 근대 말기와 현대를 규정하는 사상가로서의 니이체가 중요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