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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제주평화연구원 2017 JPI 정책포럼 Vol.202 No.-
NPT가 범세계적인 핵확산을 막는 데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장이 국제 핵 비확산 체제와 이에 순응해 온 동북아의 기존 핵 질서를 위협하는 도전으로 부상하였다. 한국은 북한 비핵화에 기대를 걸고 지속해왔던 협상에 의한 북 핵 폐기, 즉 비핵화 정책이 북한의 核 독점으로 실패했음을 자각하고, 우리가 핵옵션을 행사해서 한반도에서 ‘핵 對 핵’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새로운 核 균형 시대를 열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한-미 동맹과 미국의 핵 비확산 정책 및 관련 국제규범을 존중하여 우선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하되 미국이 거부하면 국가생존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자체 핵무장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보유 도전에 한국이 전술핵 재배치 혹은 자체 핵무장 카드로 대응해야 하는 동북아의 여건은 비핵지대를 논의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동북아 비핵지대는 북한 핵 문제의 해결과 연계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술핵 재배치는 동북아 비핵지대라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할 수 있으며, 전술핵 재배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재배치 후 남북한 핵군축협상을 제의해서 양측이 보유한 핵자산을 동시에 폐기하는 것이다. 한국은 남북한 쌍방 핵군축을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계기로 동북아 내지는 세계적 차원의 핵군축 선도국으로서 이니셔티브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전술핵을 보유하지 않고 있고 일본도 비핵국인 점을 감안하여, 한반도 비핵화를 ‘동북아전술핵제한지대’로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우랄산맥 서쪽의 러시아와 유럽을 포괄하는 전 세계의 전술핵을 폐기하는 ‘전술핵폐기조약’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 국가전략’과 韓美의 ‘비핵화 외교’ :북핵 장기화에 대비한 중장기 국가전략의 필요성
전성훈 세종연구소 2019 국가전략 Vol.25 No.1
North Korea succeeded with its long-term national strategy of denuclearization to develop nuclear weapons by deceiving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into believing that it has the same conception of denuclearization as theirs. In contrast, denuclearization diplomacy of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to persuade the North to follow suit after the South’s abandoning nuclear development utterly failed. North Korea cheated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by deliberately misinterpreting the word ‘denuclearization’ which was coined by the two countries, camouflaging its true nuclear intention, earning time, pocketing rewards, and continuing to develop nuclear weapons. North Korea’s national strategy originated from Kim Il Sung’s proposal of a nuclear weapon free zone in Korea with a purpose of removing American influence, while South Korean and American diplomacy pursued the two Koreas’ abandoning nuclear options with no impact on American presence in Korea. The inter-Korean summits and the U.S.-DPRK summit failed to bring forth Kim Jong Un’s firm commitment to give up nuclear weapons and return to the NPT as a non-nuclear member state. The summits were simply a repetition of failed denuclearization diplomacy that had been unable to read North Korea’s true intention and made half-baked compromises. At present, international order is characterized by great powers competing to enhance their national interests by relying on pure power rather than following international norms. In Asia, China attempts to replace an America-led regional order with a new one centered on Beijing. North Korea’s nuclear problem has become a proxy war facilitated by China and Russia in order to weaken American influence in Northeast Asia. It is likely to be a long-term game, so much so that South Korea must plan a long-term national strategy to counter a vital security threat posed by nuclear-armed North Korea and realize an eventual denuclearization of the North. 북한은 김일성이 제시한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를 ‘비핵화’로 포장하여 韓美를 기만하면서 중장기 국가전략을 추진한 끝에 핵보유에 성공했다. 반면에 한국이 먼저 핵개발을 포기한 후 북한을 설득해서 비핵화를 유도하겠다는 한미의 비핵화 외교는 실패했다. 한미가 만든 비핵화 용어를 활용해서 핵포기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간을 벌고 보상을 챙기는 북한의 전술에 속은 결과이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은 북한의 최고 결정권자로부터 핵을 포기하고 NPT에 비핵회원국으로 복귀하겠다는 선언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모른 채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갖고 애매하게 타협했던 비핵화 외교의 실패가 반복된 것이다. 세계질서는 협력과 상생의 탈냉전시대가 끝나고 강대국들이 힘을 바탕으로 국익을 추구하는 경쟁시대로 접어들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러시아와 공조 하에 미국주도의 지역질서를 중국주도로 재편하기 위해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도모하고 있다. 북핵문제는 중·러가 한반도에서 미국을 상대로 펼치는 전략게임의 대리전으로서 장기화가 불가피하며 한국은 국가생존의 위협인 북핵에 대비한 중장기 국가전략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