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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희성 보조사상연구원 2002 보조사상 Vol.17 No.-
거기에 필요에 따라 자신의 견해(私記)를 첨부한 것이지만, 지눌 사상의 전모를 가장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자신의 저술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나는 이 논문에서 『절요』가 지눌 사상 일반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지눌의 여타 저술들과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논하고 이를 통해서 지눌 선 사상의 전체 구도를 밝혀보고자 한다.禪의 생명은 그 생동성에 있으며 선은 본래 체계나 구조를 혐오하지만 지눌의 선사상은 비교적 체계성과 논리적 정합성이 강한 편이다. 그 이유를 정확히 밝히기는 쉽지 않지만, 아마도 그것은 지눌이 無師獨悟한 禪師였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고려 중기 무신집권의 사회적 혼란기에 禪敎의 대립과 도덕적 타락으로 혼탁해진 불교계에 입문하여 일정한 스승 없이(學無常師) 구도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대단한 주체성을 요한 일이었을 것이며, 자기가 걷고 있는 길에 대한 부단한 반성과 체계적 숙고를 요구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지눌의 저술들이 전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속단을 해서는 안 된다. 지눌에게는 『修心訣』, 『眞心直說』, 『圓頓成佛論』, 『看話決疑論』과 같이 선 수행에 관한 이론적 저술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上堂錄』, 『法語』, 『歌頌』 같은 것도 있었음을 「비명」은 전하고 있다. 이들이 우리에게 전해졌더라면 아마도 우리는 지눌 선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비명」은 지눌이 임종 전에 문인들과 나눈 문답을 소개하고 있는데 활달한 선사로서의 그의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 편, 지눌이 선에 관하여 이론적 성격이 짙은 저술들을 다수 남겼다는 것은 선사로서의 그의 특성 가운데 하나라고 평할 수 있으며, 그의 저술들 속에 발견되는 사상의 명료성과 체계성은 그로 하여금 한국 불교사에 지속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만든 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그의 저술들 가운데서도 『절요』는 그의 만년의 저술로서 선의 이론과 실천 양면에서 그의 사상을 가장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절요』는 지눌 사상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거의 총망라하여 다루고 있기 때문에 『수실결』이나『진심직설』과 같은 다른 저술에 비해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체계성이 다소 떨어지는 산만한 저술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도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절요』에서 지눌이 다루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그의 다른 저술들과 대비해보면서 지눌 사상의 전체 구도와 체계를 밝힐 필요가 있다.
한국불교의 특성과 정신 : 한국인의 역사와 삶 속의 역할을 중심으로
길희성,오지섭 대한민국 학술원 2011 학술원논문집 : 인문, 사회과학편 Vol.50 No.1
이 논문은 한국불교의 특성과 정체성에 대한 종래의 학설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다음 한계점들을 지적하고 앞으로의 연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통불교론, 호국불교론, 산중불교론 등 한국불교의 특성에 대한 종래의 연구들은 주로 과거 한국불교의 전통에 치중함으로써 오늘의 한국불교계에 일고 있는 의미 있는 변화들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종래의 연구는 또 불교가 재가불자들이나 한국인 일반의 삶 속에서 수행한 역할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하고 주로 고승대덕들의 불교 사상이나 종파 문제 등에 중점을 두는 경향을 보여 왔다. 본 연구는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먼저 변화하는 한국불교계의 움직임을 5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불교계의 정치의식의 변화, 도시 불교, 간화선에 대한 대체 수행법으로서 비파샤나 명상법, 환경생태 운동을 비롯한 각종 참여불교 운동, 그리고 재가불자들의 활발한 역할이다. 다음으로, 불교가 한국 역사와 한국인들의 삶에 끼친 가장 중요한 영향을 초월의 지혜, 초월적 공동체 승가, 정치 이념으로서의 역할, 화합과 상생의 정신, 인생관의 확대와 윤리의식의 심화라는 다섯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고찰을 통해서 한국불교의 특성에 대한 종래의 틀에 박힌 담론을 극복하고 더 구체적이고 새로운 연구의 출발점을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