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김진한(Kim, Jin Han) 감리교신학대학교 2016 신학과세계 Vol.- No.87
본 논문에서는 리쾨르의 이야기 해석학의 핵심을 이루는 삼중의 미메시스를 플롯(plot)으로서의 이야기된 욥기에 적용하여 욥기를 통하여 독자로 하여금 새롭고도 생생한 시간 경험을 체험하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미메시스Ⅰ, 미메시스 Ⅱ, 미메시스 Ⅲ으로 이어지는 리쾨르의 삼중의 미메시스의 해석학적 순환의 적용을 통해 욥기가 하나의 통일되고 완성된 문학 작품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한편, 욥기가 시간 경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뛰어난 이야기임을 논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욥기는 독자에게 다양한 시간 경험을 제공해 주고 있다. 시간 이해의 개방성을 담보해 주는 이야기된 욥기는 그 자체로서 각별한 의의가 있다. 종래 그리스도교의 직선적인 시간 이해는 대개 과거 혹은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를 전유했다. 이러한 직선사관은 특히 고난사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현재의 고난은 과거의 원인에 기인한다는 인과론, 현재의 고난은 미래의 영광을 위해서라는 목적론이 그것이다. 하지만 인과론이나 목적론이나 과거나 미래에 견주어 현재의 지위를 설정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는 현재 억압적이다. 인과론 혹은 목적론에서의 시간 구도에서는 현재 그 자체를 긍정할 수 없는데, 현재는 과거 혹은 미래의 술어로서 규정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직선사관이 반영된 고난사관에서 자칫 고통스러운 현재는 지나가야 할 과정 혹은 수단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그리스도교의 직선적인 고난사관은 이처럼 고난의 현재를 의미 있게 마주해야 할 상대로 여기기보다는 부정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도록 강요하고 있는 게 일면 사실이다. 그리스도교 직선사관이 갖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다. 이야기 된 욥기는 이러한 그리스도교의 직선사관이 갖는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시간 경험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해석학적 순환의 적용에서 나타난 욥기는 그리스도교의 종래 전통으로 여겨온 직선사관만이 그리스도교의 유일한 사관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이야기된 욥기는 해석학적 순환이 담보하는 일종의 순환사관을 보여주는 텍스트로서 그리스도교가 지녀야 할 또 다른 시간관을 담고 있다. 리쾨르의 삼중의 미메시스에서도 확인되듯이, 이야기된 욥기에서 나타난 창조적 반복으로서의 순환적인 시간은 독자에게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게 하는 새로운 시간 경험을 체험하도록 해주고 있다. 대상이 아닌 상대로서의 현재의 해방을 견인해 주고 있는 작품인 것이다. 하여 본 논문은 리쾨르의 삼중의 미메시스를 적용하여 이야기된 욥기의 구조 분석을 통해 해석학적 순환사관을 반영하는 욥기의 새로운 시간 경험의 의의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이는 두말 할 나위 없이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풍부한 시간 이해를 도모하려 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