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925년부터 1937년까지 송영이 창작한 소설들에 나타난 혁명적 시간성과 보편성의 사유를 재고하여 지금까지 간과되어왔던 송영의 소설 미학을 새롭게 규명하였다. 사랑은 송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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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2013
학위논문(석사) --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 2013. 8
2013
한국어
411 판사항(22)
서울
Thinking of revolutionary temporality and universality of Song Young's novels
iv, 123 p. ; 30 cm
지도교수: 천정환
참고문헌: p.11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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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1925년부터 1937년까지 송영이 창작한 소설들에 나타난 혁명적 시간성과 보편성의 사유를 재고하여 지금까지 간과되어왔던 송영의 소설 미학을 새롭게 규명하였다.
사랑은 송영의 시간의식이 교조적 맑스-레닌주의의 시간성과는 차이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효과적인 제제로 기능하였다. 근대적 시간성은 ‘시점’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끝없이 흘러가 버리는 현재적 순간들 속에서 개별적 인간들의 고유한 경험이 무의미해져 버리고 ‘발전’과 ‘진보’라는 관념만이 역사의 의미를 주도하게 되어버린다는 특징을 지닌다. 문제는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자들 역시 이러한 근대적 시간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시간관념을 답습했다는 점에 있었다. 따라서 진정한 마르크스주의자라면 인간의 행위와 결단으로부터 생겨나는 해방적 시간 경험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이것을 획득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가 바로 ‘향유’의 경험이었다. 향유는 인간의 근본적인 경험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지금-여기’라는 ‘현재적 시점’을 시간성의 본질로서 제시하기 때문이다. 현실운동의 차원에서 사랑은 언제나 혁명으로의 전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졌다. 따라서 계급문학 운동 내부에서 동지애적 사랑이 아닌 성적 욕망을 추구하는 서사들은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한없이 연기되는 혁명의 관념과 더불어 현실에서의 욕망과 사랑을 유예시키는 결과를 발생시켰다. 그렇기에 송영은 교조적 맑스-레닌주의자들이 ‘대의’라는 명목을 통해 인간으로부터 현실의 시간과 삶의 향유를 박탈하는 것을 문제시하며, 삶의 향유를 회복하기 위한 서사적 전략으로서 사랑의 문제를 채택하였다. 송영은 충동의 주체들을 그려내고 있는데, 이들이 지닌 내밀한 충동들이 지배이데올로기가 설정해 놓은 금기의 영역들을 위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충동의 에너지가 혁명적 기획과 합류하는 지점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를 통해 삶에서의 향유가 혁명의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필수적이며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하며 혁명적 삶과 사랑의 공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송영의 역사인식은 슬라보예 지젝이 개념화한 혁명적 시간구조와 상동성을 지니고 있었다. 지젝은 혁명적 시간성을 정신분석에 비유하면서 주체가 과거로의 여행을 감수하고 과거의 장면 속으로 뛰어드는 행위를 통해 과거의 증상들의 의미가 소급적으로 구성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역사는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현재의 혁명적 시도를 통해 지배자의 텍스트를 제거하는 순간, 비로소 ‘존재해 왔던 것이 될/된’(will have been)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역사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에 새로운 가능성을 삽입함으로써 과거 자체를 바꾸고 또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어떤 ‘선택’ 이나 ‘행위’이다. 그러므로 송영이 소설에 도입한 ‘환상성’을 실패한 서사의 봉합으로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과거로 소급하여 현재와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혁명적 순간의 결단과 행위를 강조하기 위한 서사적 장치로서 새롭게 인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리얼리즘’적 요소와는 거리가 먼 과도한 정념과 주관성의 삽입이라는 측면 역시, 리얼리즘의 세밀함과 정밀함이 발전될수록 세계를 보다 총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는 리얼리즘적 이상의 허구성을 드러내고자 했던 작가의 선택이자 행위의 관점으로서 설명될 수 있다.
혁명적 시간성과 더불어 송영의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특징은 ‘보편성’이다. 송영이 사고하였던 보편성은 당대의 사회주의자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일자(the One)’라기보다는 ‘총체적 보편성의 불가능성’에 가까운 것이었다. 따라서 차이가 지양되는 보편성의 논리가 일종의 ‘환상’이기 때문에 사회를 하나의 비전을 통해 통합하려는 모든 시도가 사회적 환상임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에게 식민지 문학장에 가로놓인 민족과 계급의 문제는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근본적 적대의 문제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민족문학 진영에서 프로문학과 민족문학이 점진적으로 합치될 수 있다는 논리를 주장하였을 때, 그러한 논리의 허구성을 지적하며 적대 사이에 놓인 ‘간극’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려고 했다. 그는 ‘섹슈얼리티’적 요소를 도입하여 민족과 계급 사이에서 간과되어왔던 ‘성차’의 문제를 지적하여 민족과 계급 이라는 틀을 동시에 반성하면서 두 가지 적대가 결코 쉽게 봉합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하였다. 더불어 그는 사회주의를 ‘음란성’과 결부시키며 사회주의 사상을 왜곡했던 반사회주의 담론들에 맞서 싸우고, 온갖 오해를 감당하면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사회주의의 진리를 설파하는 운동가를 소설 속에 등장시켰다. 중립적 보편성이라는 환상이 허구인 것처럼, ‘진리’ 역시 중립적일 수 없고 항상 ‘편파적 관점’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라면, 분열을 감내하면서도 ‘편파적 진리’(즉, 사회주의)를 추구했던 송영 소설 속 사회주의자들은 진정한 보편주의자의 형상을 지니고 있었다고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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