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이택광 르몽드코리아 2018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Vol.- No.114
자택 문이 열리자, 자크 랑시에르는 변함없이 보랏빛 스웨터를 입고 나를 맞이했다. 처음부터 인터뷰를 기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파리에 학술행사가 있어서 들른 차에 잠깐 뵙고자 했던 것인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길어져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청탁할 글도 있었고, 또한 다른 부탁도 이메일을 통해 주고받던 참이었다.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고 앉은 거실도 변함없었다. 단아한 살구색 소파가 놓여 있는 정경은 몇 년 전에 찾았던 기억을 되살려줬다. 지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특강 이후에 무리를 해서 건강이 조금 나빠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염려스러운 마음을 전하자 괜찮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택광 동북아역사재단 2009 東北亞歷史論叢 Vol.- No.24
The aim of the essay is to analyze the way in which Hollywood war film represents the image of Japanese including Japan as the other. The representation always already stipulates the image of the other as an enemy. What I would like to argue is that such an operative way is firmly related to the mechanism of the relationship between subject and power — I adapt the psychoanalytic and Foucault’s theory revised by Judith Butler to explore the formality of Hollywood film; the theoretical inquiry into the Hollywood imaginative solution for the split of subjectivity lies in to some extent the historical contexts of World War II, in particular, the war between Japan and United States. The investigation consists of two fold:first, it should pay attention to the representational pursuit to establish the unity of identity;secondly, it also has to dig into the hidden impetus behind a reflexive perspective imbued in the liberalist idea of Japanese. For this reason, the essay deals with Pearl Harbour, Snow Falling on Ceders, Flags of Our Fathers, Letters from Iwo Jima. In conclusion, the essay argues that the represented image of Japanese in Hollywood war movies is flat and conventional. More seriously, the image is used for compensating Japan’s victimization of themselves. 본고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 할리우드 전쟁영화, 특히 태평양전쟁을 다룬 영화에서 일본의 모습이 어떻게 재현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할리우드 영화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쟁의 모습을 다루어왔는데, 태평양전쟁을 소재로 삼은 영화들은 뿌리 깊은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과 무관하지 않다. 전쟁은 타자를 직접적으로 조우하는 가장 폭력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전쟁의 폭력성은 신체적인 상처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전쟁으로 인해 초래한 외상(trauma)은 협소하게 본다면 임상 심리학의 문제일 수 있겠지만,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문화의 차원에서 끊임없이 집단의 정체성 문제와 관련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본고는 정신분석학과 주체이론을 토대로 90년대 이후 할리우드 영화에서 빈번하게 다루어진 태평양전쟁의 기억과 일본인의 인식 문제를 다룬다. 이런 맥락에서 영화라는 재현의 형식은 서사의 전략뿐만 아니라 이미지의 시각 효과에서 정체성 정치와 관련한 중요한 시사점들을 제공해준다고 할 수 있다. 문화형식은 단순한 외피가 아니라 그 형식을 발현시킨 사회역사적 내용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하고 있다는 것이 문화연구에서 중요하게 제기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영화라는 하나의 장르는 단순한 소비나 유희의 대상이라기보다, 개념적인 담론을 통해 드러낼 수 없는 감각의 측면, 다시 말해서 미학적인 매개를 통한 정치성과 역사의식, 그리고 더 나아가서 심리적인 차원들을 투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고는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삼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어떻게 일본을 재현하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역사 기술(description)의 문제와 그 왜곡의 방식을 분석하고자 한다. 어떻게 보면, 모든 재현은 왜곡이기도 하지만, 여기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볼 점은 특정한 입장이 어떻게 일정한 재현의 논리를 만들어내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결국 이런 논리는 현실에 대한 무의식적 왜곡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