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환상의 전통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되는 한국 현대시사에서 환상성이 두드러지는 세 시인 황병승, 김민정, 이민하를 통해 ‘환상시’의 양상을 고찰하려는 데 목적을 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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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군 :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2013
학위논문(석사) --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 국어교육학과국어교육전공 , 2013. 2
2013
한국어
충청북도
iv, 112 p. : 삽도 ; 26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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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로드본 논문은 환상의 전통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되는 한국 현대시사에서 환상성이 두드러지는 세 시인 황병승, 김민정, 이민하를 통해 ‘환상시’의 양상을 고찰하려는 데 목적을 둔다. ...
본 논문은 환상의 전통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되는 한국 현대시사에서 환상성이 두드러지는 세 시인 황병승, 김민정, 이민하를 통해 ‘환상시’의 양상을 고찰하려는 데 목적을 둔다. 이 세 시인들은 ‘환상’을 통해 기존의 질서체계를 벗어난 탈주의 형식을 극단적으로 취하고 있다. 캐스린 흄은 이를 『환상과 미메시스』에서 “사실적이고 정상적인 것들이 갖는 제약에 대한 의도적 일탈”로 정의내린 바 있다. 이러한 일탈은 고착된 낡은 관념들을 조롱하고 위반하는 즐거움을 제공할 뿐 아니라, 새로운 삶의 토대를 꿈꾸는 전복의 매개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파괴적인 동시에 생성적이다. 따라서 이들이 보여주는 시적 환상은 그야말로 허황된 환상이 아닌 새로운 리얼리즘이 되는 것이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현실과의 깊은 연대감을 바탕으로 창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끊임없이 교란시킴으로써 자신들이 만들어낸 ‘환상’이 일종의 백일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황병승, 김민정, 이민하의 교란 작전은 각각 ‘새로운 주체의 출현’, ‘그로테스크한 세계의 등장’, ‘실체적 대상으로의 형상화'로 나타나고 있다. 독특한 작품 경향만큼이나, 이들의 ‘환상시’는 기존의 시 형식을 해체하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전통서정시에 대한 부정 정신과 새로움에 대한 가치 추구라는 실험적인 의도를 제시하는 한편, 그 이면에서는 부조리한 현실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형식을 재구성한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황병승, 김민정, 이민하의 ‘환상시’를 대상으로 하여, 시인들이 표출하고자 한 주제의식과 그 표현방식을 분석하고자 한다.
Ⅲ장 1절의 황병승은 ‘새로운 주체의 출현’이라는 주제 의식과 이를 형상화하는 방식으로 ‘리좀적 글쓰기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먼저 새로운 주체의 출현에서는 ‘나’, 즉 자아의 내부에서 ‘내 안의 타자들’을 자아의 검열 없이 드러냄으로써 전통서정의 자아동일성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시적 실험을 보여준다. 한편 표현론적 측면에서는 ‘환유’의 방법과 단편적인 이미지의 모음인 ‘파편적 문체’, 기존의 언어질서를 벗어난 ‘언어유희’의 수사법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는 황병승의 시가 해체적 세계를 제시하기 위해, 중심 없는 체계를 지향하는 ‘리좀적 글쓰기방식’을 선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Ⅲ장 2절에서는 김민정의 시가 카니발적인 언어를 통해 그로테스크적인 환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그로테스크한 세계는 지배적 문화 속에서 은폐되고 억압된 타자적 요소들을 기괴하고 끔찍한 이미지로 형상화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공포와 혐오감을 준다. 이처럼 김민정의 ‘환상’은 일상적 평온에 대한 불안감을, 나아가서는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강렬한 부정의식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이는 허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이러한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문학에 표현한 심미적 양식을 일컬어 ‘카니발적 글쓰기'라고 한다. 이러한 ‘카니발적인 글쓰기’의 주도적인 특징은 이성적이고 정신적인 모든 것을 물질적, 육체적 차원으로 격하시키는 것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김민정은 특유의 욕설, 비속어 등의 ‘구어체'사용과 ‘장광설','요설'을 선택하고 있다.
Ⅲ장 3절에서 이민하의 ‘환상성’은 동화적 상상력과 식물성의 에너지 등을 매개로 하여 지배문화에 대한 반기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이민하의 시는 부조리한 현실을 탈주하여 창조적인 공간으로 회복하기 위해 ‘탈구조적인 글쓰기’를 지향하고 있다. 즉 ‘열리는 문’과 ‘닫히는 문’이라는 서로 결합될 수 없는 두 영역을 자유롭게 매개하는 ‘연속성’을 발명함으로써 현실 속에 ‘또 다른 현실’을 창조한 것이다. 이는 세계를 합리적으로 조직 · 배치하는 위치에서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요컨대 황병승, 김민정, 이민하의 ‘환상시’는 일상적 욕망의 허위성과 기존 질서의 자기 기만성을 공격하고 조롱하는 전복적 상상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리얼리티를 획득한 ‘환상’은 일상의 이면으로 숨겨진 사실을 들추어내고, 부인하고 싶었던 사실들을 환기시킴으로써 진실과 대면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환상’은 현실에 대한 연대의식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적 가능성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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