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현대미술은 소위 해체, 절충, 혼성모방 등의 비평용어와 더불어 근대 예술 장르가 서로의 경계를 허물며 예술의 표현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표현매체로서의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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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현대미술은 소위 해체, 절충, 혼성모방 등의 비평용어와 더불어 근대 예술 장르가 서로의 경계를 허물며 예술의 표현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표현매체로서의 재료...
작금의 현대미술은 소위 해체, 절충, 혼성모방 등의 비평용어와 더불어 근대 예술 장르가 서로의 경계를 허물며 예술의 표현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표현매체로서의 재료들은 전통적인 방식을 넘어 새로운 여러 가지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예로서 프랑스의 조각가 장 피에르 레이노가 퐁피두 미술관에 설치한 작품 <나의 집>에서의 재료는 오로지 산업용 백색 세라믹 타일 뿐 이며, 미국 신표현주의자 줄리안 슈나벨은 깨트린 접시를 이용한 회화로 이름을 알렸다. 오늘날 매체는 표현의 도구를 넘어 개념적, 물질적, 기능적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그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 안에서 본 연구자는 현대미술에 등장하는 표현매체로서 세라믹 타일이 지닌 독특한 성질과 의미를 탐구하고자 한다.
세라믹 타일은 오천여 년의 역사 동안 인류 생활 전반에 걸쳐 사용되어온 친숙한 매체이다. 당대의 문화, 예술, 과학기술에 영향을 받아왔기에 고고학적 가치를 지니는 한편 미술, 건축, 도자, 산업, 디자인 등의 폭넓은 분야에 분포하며 현대인의 미의식을 반영하기에 감각적이고 현대적이다.
모더니즘 시기에 세라믹 타일은 손기술로 제작되는 공예에 해당하며 소위 하위 예술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로 모더니즘 미술이 추구하여온 전통적인 규범과 가치가 와해되며 미술에서는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 중 하나인 세라믹 타일은 오래된 매체 임에도 불구하고 현대미술에서 폭넓은 의미의 층위를 가지며 개념적, 기법적으로 다채롭게 구현되고 있다. 본 연구자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현대미술의 다원주의적 현상이라 인식하기 앞서 세라믹 타일의 독특한 매체적 특성에 주목하였다.
세리믹 타일에는 현대미술과 유사한 세 가지 속성이 내포되어 있다. 연구자는 이를 ‘탈 경계성’, ‘표현의 다양성’, ‘반복성과 복제성’으로 상정(想定)하고 각 속성을 후기 구조주의 철학 개념-자크 데리다의 ‘해체’, 들뢰즈의 ‘리좀’,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을 참작하여 분석하였다. 아울러 위 속성들이 현대미술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작용되는지를 국내외 작품을 대상으로 사례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세라믹 타일이 지니는 독특한 매체적 속성을 분석함으로써 세라믹 타일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인 건축재, 혹은 디자인 공예품이란 한정된 인식에서 벗어나 현대사회, 문화적 경향을 상징 함축하는 현대미술 매체이자 현대미술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잠재성을 가진 매체로 인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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