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여인들과 여신들을 ‘에토스(ēthos)’ 개념을 중심으로 비교하여 호메로스의 젠더관을 해명하는 데 있다. 이 논문은 전쟁 서사시이자 영웅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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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연세대학교 대학원, 2023
학위논문(석사) -- 연세대학교 대학원 , 비교문학협동과정 비교문학전공 , 2023.2
2023
한국어
일리아스 ; 호메로스 ; 에토스 ; 장소 ; 젠더 ; 젠더화된 장소 ; 호메로스의 여신들 ; 호메로스의 여인들 ; 트로이아 전쟁 ; 가부장제 ; 공적 영역 ; 사적 영역 ; the Iliad ; Homer ; Ethos ; Place ; Gender ; Gendered Places ; Goddesses of Homer ; Women of Homer ; Trojan war ; Patriarchy ; Public sphere ; Private sphere
서울
Homer's view of gender : focusing on women and goddesses in the Iliad
iii, 78 p. ; 26 cm
지도교수: 조대호
I804:11046-00000054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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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로드이 논문의 목적은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여인들과 여신들을 ‘에토스(ēthos)’ 개념을 중심으로 비교하여 호메로스의 젠더관을 해명하는 데 있다. 이 논문은 전쟁 서사시이자 영웅들의 ...
이 논문의 목적은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여인들과 여신들을 ‘에토스(ēthos)’ 개념을 중심으로 비교하여 호메로스의 젠더관을 해명하는 데 있다. 이 논문은 전쟁 서사시이자 영웅들의 무훈시로 읽혀 온 『일리아스』를 새롭게 읽으려는 시도로, 그동안 등한시되어왔던 호메로스의 여성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일리아스』에 드러난 다층적인 젠더의 스펙트럼을 풍부하게 읽어내는 데 집중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이 논문은 트로이아 전쟁이 벌어지는 전장과 여인들과 여신들이 머무는 거처를 중심으로 『일리아스』의 전체를 조망한다. 이 논문이 장소를 중심으로 『일리아스』를 다시 읽는 이유는 여인들과 여신들이 머무는 장소에 따라 이들이 인간들과 신들의 세계에서 각각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어 ‘에토스(ēthos)’는 이런 관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의 습관이나 성격을 의미하는 에토스는 서구 최초의 문헌학적 기록인 『일리아스』에서 ‘장소’라는 의미로 처음 등장한다. 이처럼 장소와 습관과 성격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인 에토스는 이 글에서 『일리아스』의 여인들과 여신들을 비교하는 논의의 핵심축이다.
『일리아스』의 전경인 전쟁터에서 명예와 명성을 얻기 위해 싸울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남성 전사들뿐이었다. 고대의 전장은 단순한 싸움터가 아닌 정치적 삶의 무대로, 공적 영역의 주체 역시 남성이었다. 『일리아스』가 가부장적이며 남성중심적 세계관을 대표하는 서사시로 해석되어 온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장의 여인들은 전리품 신세가 되어 남자들에 의해 거래되는 물건으로 전락하여 인간적 존엄성을 잃고, 성안에 머무는 여인들은 집안에 매인 존재가 되어 아내이자 어머니 역할에만 머물기 때문이다. 반면 호메로스의 여신들은 전장에서 싸우고 회의장에서 논쟁하며 신들의 공동체 안에서 명예를 추구한다. 이 논문이 주목하는 것은 여신들이 신들의 공동체인 올림포스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장소를 몫으로 갖고 남신들과 동류로 어울리며 정치적 권한을 누린다는 것이다. 공적 영역에서 배제된 여인들과 달리 여신들은 신과 인간의 세계를 넘나들며 자유와 해방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논문은 이처럼 장소와 습관과 성격을 아우르는 에토스 개념을 토대로 하여 여인들과 여신들이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갖는 이유는 신과 인간이 장소를 구획하고 편성하는 서로 다른 규범을 갖기 때문임을 보이고자 한다. 고대 그리스 세계는 가부장적 가족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장소를 분배하는 권력을 남성이 배타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그에 반해 올림포스의 신들은 구세대 신들과의 전쟁을 끝낸 뒤 대지를 공유하고 신들의 성향에 따라 세계를 적절히 나누어 갖기로 합의한다. 이때 공동체에서의 역할을 분배하는 데 있어 그 신이 남신인지, 여신인지는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이처럼 호메로스의 신들이 장소를 공유하고 분배하는 방식은 공동체의 권력관계를 드러내는 핵심적인 기준이자 젠더 개념을 이해하는 하나의 틀을 제시한다.
호메로스의 다층적인 젠더관은 후대 그리스 아테네 철학과 문학에서 새로운 이상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어 변용의 전거로 활용되었다. 논문은 호메로스의 젠더관이 수용된 대표적인 텍스트로 플라톤의 『국가』와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여인들의 민회』를 분석하며 논의를 이어간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파네스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으로 양분된 장소의 배치와 구성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킴으로서 여성과 남성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방식으로 공동체의 개혁을 단행한다. 호메로스의 젠더적 상상이 구축한 강력한 여신들의 형상이 플라톤과 아리스토파네스를 통해 귀환한 것이다.
호메로스가 『일리아스』에서 여성 인물들을 통해 펼친 젠더적 상상의 지평은 비단 고대 그리스 세계뿐 아니라 오늘날 페미니즘 논의에도 여전히 유효한 전망을 제시한다. 호메로스의 여인들과 여신들의 서사를 통해 기존 남성중심적 관점의 『일리아스』 독해가 포착하지 못한 젠더화된 장소의 문제가 드러나며, 이분화된 젠더와 장소가 정치적 문제로 귀결되는 일련의 흐름을 고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이 논문은 다음과 같은 통찰에 이른다. 공평한 장소 자원의 분배는 젠더 평등을 위한 첫걸음이며,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여성과 남성에 각각 결부시키는 이분법적 도식이 에토스를 협소하게 규정하여 인간의 고유한 개성과 역량을 억압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목차 (Table of 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