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신의칙에 대한 재조명의 과제 고전적 내지 근대적 계약법은 인간의 자유이성에 대한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었던 근대시민사회에서의 법적 원리들, 그 중에서 특히 사적 자치에 기초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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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 경상대학교, 2010
2010
한국어
365.44 판사항(5)
346.02 판사항(21)
경상남도
xi, 300 p. ; 26 cm
참고문헌: p. 2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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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신의칙에 대한 재조명의 과제
고전적 내지 근대적 계약법은 인간의 자유이성에 대한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었던 근대시민사회에서의 법적 원리들, 그 중에서 특히 사적 자치에 기초한 계약자유의 원칙을 그 근본이념으로 하여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속되어온 사회적, 경제적 변화와 발전은 근대적 계약법이 향유하고 있던 의사이론(will theory)에 바탕을 둔 약속의 원리, 즉 합리적 판단능력을 보유한 인간으로서 상정되는 양 당사자의 계약체결은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한 합의로써 선택한 결과이므로, 끝까지 이행하여야 하고 국가(법원)의 간섭은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중심내용으로 하는 근대적 계약법의 패러다임에 대해 끊임없이 수정을 가할 것을 요청하여 왔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산업 및 금융의 발전으로 자본 내지 부(富)가 급속하게 창출은 되고 있으나, 그것의 불균형한 집중 및 분배 등으로 개인 간의 사회적, 경제적 힘의 편중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고, 또한 거대기업과 전문가그룹 등의 발전은 현실거래의 계약에 있어서 일반 당사자인 시민들을 보편적인 소비자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계약자유의 원칙의 법적 정당성인 자기결정력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함으로써, 결국 근대적 계약법의 패러다임을 수정하도록 이끌고 있다.
그리하여 계약자유의 원칙은 유지하되 사법의 근본이념인 정의 내지 형평을 구현하기 위한 측면에서 그에 대한 적극적 제한, 즉 계약내용의 실질적인 공정성의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제한들은 그 당위성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실정법의 추상적인 규범적 특성(될 수 있는 한 구체적이고 세세한 규범내용을 마련할 것이 요청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점)으로 인하여, 현실의 구체적인 법률관계에서 실질적인 정의나 형평을 구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게 된다. 때문에, 실정법규범만으로 구현할 수 없는 현실의 법률관계의 내용들에 대해서는 무엇으로 그것들을 구체화시켜 규율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즉, 현실에서는 법적 정의와 구체적 정의가 서로 충돌하는 현상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데, 그 간격을 무엇으로 어떻게 좁히고 메울 것인가가 본 논문의 거시적인 대전제로서 문제제기의 핵심이 된다.
이러한 대전제가 되는 과제에 대해서 답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바로 법의 일반원칙(원리)인 신의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의칙은 매우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일반조항이기 때문에, 이것의 확대적용 등은 때로 자의적일 수 있다는 혐의도 받을 수 있어 법적 안정성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는 강한 비판에 직면하기도 한다. 따라서 그러한 비판을 정면으로 뚫고 나갈 수 있기 위해서는 신의칙에 대한 법규범적, 기능적 역할 등에 대한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재조명 및 검토가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재조명의 규범적 당위성으로서는 현실에서 당사자들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내용이나 법률의 규정이 구체적인 사회적 정의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신의칙에 따라 부분적으로 수정 내지 보완할 수 있는 탄력적인 길을 열어 놓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반조항인 신의칙을 통해서 기존의 제정법이 보다 더 살아있는 법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Ⅱ. 전통적인 책임이원론의 한계 극복을 위한 과제
현실의 구체적인 법률관계로 들어와서 살펴보자면, 어느 일방 당사자의 의무위반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된 경우에, 이를 어떤 책임(법)으로 연결시켜 해결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를 탐색하는 작업이 진행되게 되는데, 이것은 현실에서의 분쟁에서 법적 정의와 구체적 정의를 서로 부합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어떠한 책임(법)으로의 연결은 그 전제로서 의무위반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때 그 의무의 근거 및 내용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 먼저 밝혀져야만 한다. 그러한 의무들은 계약내용이나 법률의 규정들에 의해서 미리 정하여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지만, 다이내믹한 현대계약법의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들도 많다. 특히 계약체결상의 과실영역과 불완전이행(적극적 채권침해)의 영역들에서 나타나는 부수의무는 바로 그러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때 그와 같은 부수의무는 여러 다양한 모습과 내용을 가지게 되며, 또한 그 위반으로 인한 책임법적 연결에 대해서도 여러 문제가 제기된다.
본래 민사법상 전통적인 책임은 계약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의 이원적 책임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은 그 구성과 적용에 있어서 일정한 경계선을 가지고 상호 발전해 왔다. 계약책임은 계약관계라고 하는 특별구속관계를 전제로 하여, 당사자에게 계약의 내용을 적합하게 이행하여야 할 의무를 법 규정과 신의칙 등에 의하여 부담지우고, 그에 따라 계약당사자간에 발생된 의무의 위반을 채무불이행이라고 하여 책임을 지운다. 이에 반해 불법행위책임은 계약관계라는 특별 구속적 관계가 없는, 일반시민의 사회생활 속에서 잠재적인 가해자 누구나가 자신의 귀책사유로 위법한 가해행위를 함으로써, 잠재적인 피해자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움으로써 피해자를 구제하는 일반시민들에게 부여되는 사회생활상의 일반적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책임(법)으로의 연결 과제는 이들 책임 중 어떠한 책임(법)에로 귀속시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이분법적 책임체계의 구분에 따라 모든 문제된 사안이 항상 명확하게 어느 한 책임영역에 의해서 확실하게 규율되지 않는 경우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계약체결상의 과실과 불완전이행의 영역은 바로 그러한 대표적인 경우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유형들의 핵심적인 모습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교섭을 하던 중에 일방 당사자의 의무위반으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손해를 발생시키고 계약도 성립되지 못한 경우, 계약이 성립은 되었으나 해제나 취소되어 소급하여 효력이 상실됨으로써 계약적 근거가 없게 된 경우, 계약이 성립되어 이행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계약내용과는 무관한 당사자의 기존의 일반법익이 침해된 경우 등이다. 이러한 경우들을 살펴보면, 계약체결상의 과실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계약이 성립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책임으로 구성할 수 있는 내용(급부의무 등)이 결여되어 있어서 불법행위책임으로만 구성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또한 불완전이행으로 인하여 일반법익이 침해된 경우에도 그에 대한 계약내용이 결여되어 있어서 불법행위책임으로만 구성될 수밖에 없다고 볼 수도 있게 된다. 실제 대다수의 판례와 일부 학설들은 이러한 관점으로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과 불완전이행책임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체결상의 과실과 불완전이행의 영역에서 그 책임이 문제된 사안들은 사회생활상의 일반인들 사이의 관계에서 단순히 어느 일방이 부주의로 상대방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것과는 다른 점이 있다. 계약체결상의 과실의 경우에 있어서는 그 당사자들이 적어도 불특정의 당사자들이 아니라, 계약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어느 정도 특정된 당사자들이었고, 계약이 성립하지는 않았지만 그에 준하는 신뢰관계의 형성과 이로 인해 그 신뢰를 보호하는 내용을 가지는 일정한 의무가 존재한다는 점 등에서 다르다. 불완전이행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일반계약책임의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에 더하여 급부이익 이외의 법익침해라고 하는 결과적인 모습, 즉 확대손해의 발생이라고 하는 요소를 가진다는 점이 특색이다. 때문에, 여기에서 그 책임구성의 핵심은 일반법익의 침해를 계약내용의 범위에 포섭할 수 있겠는가 하는 관점에서 채무구조상 의무들의 측면과, 급부목적물, 급부행위 또는 결과, 피침해 객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파악해야 하므로 단순한 불법행위책임으로의 구성은 약간의 문제가 있게 된다.
또한 이들 영역들은 점점 그 유형이 다양하게 전개되어 가고 있어 기존의 책임법적 구성으로는 타당한 해결을 도모할 수 없는 점들이 있음은 더욱 명백해지고 있다. 우선 그러한 점은 과학기술과 문명의 급속한 발전이 계약의 기초가 되는 거래관계의 모습들도 바꾸어 놓으면서 다양하게 발전되고 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즉 단순한 개인 간의 매매나 전형계약의 틀에서 벗어나 다량의 재화가 생산·판매되어 소비되고, 보다 더 복잡 세밀하고 전문화된 용역이 제공될 뿐만 아니라 이들과 상품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제공되는 등 거래관계의 모습과 내용들은 더욱 다양하게 전개되어 가고 있다. 이로 인해 종전에는 일반적으로 대등한 당사자 사이의 거래관계를 상정한 일반적 책임구성으로 충분할 수도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대등하지 못한 당사자 사이(기업 대 개인소비자, 전문가 대 일반소비자 등)의 거래관계가 더욱 보편화되고 있어, 이로부터 발생된 법익침해와 손해에 대한 책임문제를 그와 같은 일반적 책임으로 구성하는 것은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한 한계들을 극복하기 위한 과제로서, 신의칙 등에 기반한 부수의무(설명·정보제공의무, 안전배려의무 등의 적극적인 작위의무)의 부과 및 계약내용의 변경이라는 새로운 법리가 요구되는 것이며, 또한 이를 정당화하는 근거도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는 결국 약속원리를 극복하게 하여 당사자 사이의 관계에만 국한하지 않고, 보다 더 넓은 사회로 확대해 나가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것은 계약법과 불법행위법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원리 및 정책 아래에서의 민사책임의 재편성이라는 과제에서부터 시작하여, 사회와 단절되어 온 추상화된 계약의 패러다임을 다시 사회 속으로 구체적으로 환원하는 과제로 연결시키는 것에 있다.
Ⅲ. 신의칙에 기초한 채무구조 분석을 통한 책임체계구성의 과제
계약법과 불법행위법을 가로지르는 민사책임의 재편성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하여 세부적으로 신의칙에 기초한 채무구조를 분석하는 것, 특히 부수의무를 분석하는 핵심은 급부의무 이외에 부수의무라고 하는 의무집단을 인정함으로써 고정된 좁은 책임영역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확대되고 유연한 책임(법)적 구성을 시도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다시 세부적인 과제로서 부수의무의 개별적 유형화 문제, 급부의무와 부수의무의 관계 분석의 다양성, 특히 급부의무에 부수하여 그것의 이행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기능을 하는 부수의무와, 급부이익 이외의 법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보호의무와의 관계 등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구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 등이 수반된다.
이제 그러한 신의칙에 기초한 채무구조의 분석, 특히 부수의무의 분석은 보다 더 각론적으로 본 논문의 연구과제인 계약체결상의 과실과 불완전이행의 영역에서의 책임체계 구성의 문제로 직결된다. 그리고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하여 각 영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유형별로 검토하여 살펴보는 방법을 취한다. 먼저 신의칙상 부수의무위반에 기초한 계약체결상의 과실과 그 책임체계의 구성이라고 하는 문제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안들을 고찰해 볼 것이다.
① 신의칙상 설명·고지의무위반에 기한 급부의 원시적 불능과 그 책임에 관해서인데, 이 문제는 전형적으로 우리민법 제535조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해석론상 원시적 불능도그마에 대한 논쟁과, 신뢰이익배상 또는 이행이익배상이라는 배상범위에 관한 문제가 제기된다. 이 과제는 계약체결이라는 목적을 가지고서 교섭행위를 시작한 당사자가 신의칙상의 의무로서 그 계약목적이 불능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은, 즉 고지·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을 기초로 하여 책임체계의 구성을 시도함으로써 타당한 해결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 ② 계약교섭을 부당하게 파기한 당사자에게 계약자유의 원칙을 제한하여 일정한 책임을 부과하는 사안에 대해, 우리 판례실무는 불법행위책임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태도가 전적으로 타당한 것인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따라서 판례를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는데, 여기에는 계약체결을 위한 교섭에 착수하여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서로 상대방에게 손해를 주어서는 안 될 신의칙상의 설명·충실·보호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부수의무가 그 비판적 분석의 기초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부수의무위반에 대한 책임구성으로 어떠한 것이 적절하고 타당한 것인가를 모색해 본다.
③ 계약은 체결되었지만 계약이 무효·취소되어 효력이 없게 된 사안들에 있어서도 어떠한 책임구성을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가 문제된다. 이 유형의 가장 큰 특징은 당사자의 의사와는 무관한 객관적인 장애사유의 존재 및 체결된 계약의 유효성에 관한 신뢰가 침해되었다는 사실에 있다. 여기에 속하는 유형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민법이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제535조 뿐이다. 학계에서는 강행법규나 공서양속위반 등에 의해 계약이 무효로 되는 경우, 관청의 인·허가 등을 얻어야 할 협력의무를 위반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못하는 경우, 무의식적 불합의에 의한 계약의 불성립, 착오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한 경우, 무능력을 이유로 취소·무효가 된 경우 등이 그 유형들로서 논의되고 있다. 이 사안들에 대한 책임구성문제도 각 사안별로 신의칙에 기초한 상대방에 대한 고지·설명의무, 협력의무, 명확한 표현으로 상대방의 착오를 예방할 의무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부수의무위반을 기초로 하여 검토해 볼 것이다. 또 여기서 한 가지 특별히 문제가 되는 사안으로는 무능력을 이유로 계약이 취소 혹은 무효가 된 경우인데, 해당되는 당사자가 법이 특별히 보호하는 무능력자라고 하는 점 때문에 그 책임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더욱 문제된다.
④ 계약의 유형에 따라서는 당사자 사이에 자료와 지식·정보량의 보유정도가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특히 고도의 전문기술이나 서비스 용역 등이 결합된 상품일수록 그 정도는 더욱 심화된다. 때문에 그러한 경우에까지도 계약자유의 원칙상 당사자 모두에게 동일한 정도의 정보수집 및 조사 의무를 부담지우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것이 된다. 이와 같은 불공평성을 시정하기 위해 정보의 양과 질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계약 당사자에게는 그렇지 못한 상대방에게 계약체결을 위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항들에 관하여 정보를 제공해 주어야할 신의칙상의 의무, 즉 설명·정보제공의무를 지우게 된다. 따라서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였지만 상대방이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 의사결정에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관하여 적시에 적정한 설명·지시·고지 등의 부수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가 기대하고 있던 급부결과보다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게 하여 손해를 야기 시킨 경우 등에서 어떠한 책임구성을 하는 것이 보다 더 타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사안으로서는 매매계약, 프랜차이즈계약, 금융투자상품거래로 나누어서 살펴보는데, 이에 대해서도 우리판례실무는 거의 지배적으로 불법행위책임을 구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하여서도 그 각각에 있어서 신의칙에 기초한 설명·정보제공의무위반을 기초로 하여 판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타당한 책임구성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⑤ 계약의 체결을 준비(교섭)하는 단계에서 부주의로 상대방의 급부이익 이외의 법익이 침해됨으로써, 계약이 성립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유형은 독일에서 문제가 되었다. 그 대표적인 것들로는 종업원의 실수로 무거운 리놀륨융단이 무너지면서 고객이 신체상해를 입은 사안,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던 고객이 바닥에 놓인 바나나껍질에 미끄러져 신체상해를 입은 사안, 어머니와 동반한 미성년자가 슈퍼마켓에서 채소상자에서 미끄러져 신체상해를 입은 사안 등이다. 이 사안들에서의 책임구성문제는 상대방의 일반법익에 대한 보호라는 관점에서 파악되어진 신의칙상 보호적 내용을 가진 부수의무, 즉 보호의무의 위반과 일반사회생활 관계에서 부과되는 거래안전의무의 위반이 기초가 된다. 특히 여기서 문제되는 신의칙상의 보호의무는 그 채무구조상의 지위에 대해서 가장 논란이 많은 것이기도 하다. 때문에 피해자의 구제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그 두 가지 의무위반에 기초하여 구체적이고 타당한 책임구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제가 요구된다.
다음으로 신의칙에 기초한 채무구조상 급부의무 및 부수의무위반에 기한 계약의 불완전한 이행과 그 책임체계의 구성이라고 하는 문제에 대해서 고찰해 본다. 일반적으로 불완전이행(또는 적극적 채권침해)은 이행행위가 있었지만, 급부의무위반으로 인하여 그 이행한 급부가 불완전하거나 채무자가 부수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급부목적물이나 급부결과 또는 채권자의 다른 법익에 손해를 발생케 한 것으로 파악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급부의무위반에 기한 불완전이행은 급부된 목적물의 하자나 그 이행방법의 불완전성으로 인하여 또는 일정한 작위를 내용으로 하는 급부가 불완전하게 이행됨으로써 채권자에게 손해가 발생되는 것이고, 그 이외에도 신의칙에 기초한 주의의무, 설명·정보제공의무, 안전배려의무, 보호의무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부수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채권자에게 손해가 발생된다. 따라서 이러한 성질을 가진 불완전이행에 있어서도 그 핵심적인 논점은 채무자가 급부의무 및 신의칙에 기한 부수의무를 위반하여 발생된 급부손해 내지 확대손해를 어떻게 타당성 있게 조정할 것인가 하는 책임법적 문제에 있다.
이와 같은 계약의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와 그 책임문제에 대한 검토과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의 영역으로 나누어서 살펴본다. 첫째는 급부목적물의 불완전으로 인하여 목적물자체에 손해를 야기하고 이와 함께 채권자의 생명, 신체 및 재산 등의 법익이 침해되는 확대손해가 발생되는 경우이다. 이 유형의 영역에서 발생된 손해에 대한 책임에 대하여는 민법상 하자담보책임과 불완전이행에 따른 일반채무불이행책임의 적용이 검토되고, 그 목적물이 시장에 유통된 제조물인 경우에는 제조물책임(법)이 적용되므로, 그 각 책임들 상호간에 유기적인 책임법적 구성이 필요하게 된다.
두 번째는 급부행위 및 수단적인 성질을 가진 채무에 있어서 그 이행의 불완전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이다. 이 영역에서의 불완전이행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게 전개된다. 예를 들면 임대차계약, 운송계약, 도급계약, 의료계약, 변호계약 등 전형 또는 다양한 비전형계약들에서 나타난다. 또한 이들은 현대계약법상 그 목적과 수단이 실생활과 가장 밀접하여 빈번하게 문제가 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본 논문에서 그 모든 유형들을 다함께 다루는 것은 무리라고 여겨지고, 또한 어느 일정한 대표적인 유형들을 대상으로 한정해서 검토해 봄으로써 다른 유형들에도 여전히 유효하게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되며, 특히 상대적으로 보다 더 전문적이고 우월한 당사자와 그렇지 못한 당사자 사이의 계약형태를 검토해 보는 것이 지금까지의 논의 흐름에 보다 더 적합한 것이라고 생각되므로, 대표적으로 의료계약과 변호계약의 불완전이행과 그 책임(법)적 문제를 다루기로 한다. 여기에서 특히 의료계약, 변호계약에서 나타나는 제반적인 법률문제들은 고도의 전문성과 특수성 등으로 인해 그 입증책임의 분배문제가 더욱 중요하게 대두되는데, 그 이유는 피해자인 채권자의 실질적인 법적 구제는 결국 책임구성에 있어서 입증책임의 분배구성문제에 있기 때문이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e classical theory of the law of contract has been developed under the principle of liberty of contract on the basis of free will of the parties involved in the contract. But, Growth of industry and monetary in contemporary society give rise to cent...
The classical theory of the law of contract has been developed under the principle of liberty of contract on the basis of free will of the parties involved in the contract. But, Growth of industry and monetary in contemporary society give rise to centralization of capital to specific minor social classes. As a result, discrepancy in social and economical power among individuals have grown wider and wider. Specifically, behemoths and expert groups have occupied a prominent position at the expense of powerless consumers in the real contract world.
The Inferior positions of parties in the contract bring about a serious imbalance with regard to the freedom of conclusion of a contract and decision contents of a contract. With these injustices in min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make a justification of contract contents by setting consistent limitations on the principle of free will in the contract.
Because legal regulations tend to be mostly vague and abstract, however, contract disputes that occur in legal practice cannot be fully settled under the conventional contract laws. In this regard, the main theme of this study is to establish legal theories that can close the gap between positive law and the idealism of serving justice. Essential to this legal objective is the legal principle of good faith.
This principle, however, tends to be extremely abstract and overgeneralize because of which this principle has been criticized for undermining legal stability. In spite of this, the principle of good faith should be applied to correct or repair imbalances if contract contents or legal regulations do not correspond to specific social justices. As a basis for discussion and theorization in this study Professor Macneil's Relational Contract Theory is referred to and quoted.
The principle of good faith imposes specific obligations upon the parties in contract relations. This principle levies certain collateral obligations on even the parties who are arranging to conclude contracts. In legal cases where the party who seek negotiation to conclude a contract violates collateral obligation, causing damage to the other party, legal problems occur with compensation for damage, which is referred to as culpa in contrahendo. And in cases in which .after the conclusion of a contract the debtor violates main performance obligation and collateral obligation in implementing the contract, leading to damage to the other party, liability on imperfect performance can be applied to the incurred damage.
Some theories and almost all the precedents in Korean Civil Law have tended to settled damage liability arising from culpa in contrahendo and imperfect performance based entirely upon the tort liability law. As compared with contract liability, however, his liability law tend to put the victim(the obligee) at a relatively disadvantageous legal position. While it would be advantageous for the victim to claim for contract liability, this legal right does not always prove to be favorable to the victim. This is because a claim for liability necessitates proving the imperfection of contract performance by the debtor, which is not so feasible in practice.
Therefore, in order to appropriately compensate the inferior party(customer or consumer) for his or her damage, the conventional liability law should be re-interpretated based upon the principle of good faith. In other words, legal disputes involved in damage compensation should be resolved based on contract liability and tort liability law, but also legal theories should be established to the advantage of the victim to the greatest extent possible. To be more specific, proof liability should be imposed entirely on the offender from scratch.
The contents and discussion of this study is composed as follows;
Chapter Ⅱ discusses how obligation structure based upon the principle of good faith has been supported by various legal theories. Specifically, the principle of good faith is extended in its legal scope and applied to unfair contract relations.
In Chapter Ⅲ, legal cases involving culpa in contrahendo are discussed to suggest legal settlement for each of the cases. In these legal cases obligations imposed on the debtor based on the principle of good faith are the obligations of explanation and notification, the obligation to provide relevant information, obligation for cooperation, and obligation for protection. Liability arises when a party in the contract violates one or more of these obligations during the contract negotiation.
Chapter Ⅳ is concerned with legal cases involving imperfect performance, especially contracts concluded between experts and non-experts. The most representative of all are medical contracts and contracts for legal defense. Medical contracts and legal defense contracts are atypical contracts and are characterized by their complexity and technicality. This is the reason why main performance obligation and collateral obligation imposed upon the parties tend to be complex and extensive. Despite of this disadvantage, legal arrangements should be made to compensate the victim for his or her incurred damage based on the principle of good faith.
Finally, Chapter Ⅴ summarizes all the reviews and discussions made in the above chapters and suggests the conclusions drawn in this study.
In conclusion, the principle of good faith should be adopted and applied more extensively in legal interpretation and practice in order to correct inequal and unfair contract contents, ultimately aiming to serve the course of social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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