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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석 崇實語文學會 2003 崇實語文 Vol.19 No.-
문학이 삶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삶과 문학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완전히 새로운 창조물은 아니다. 그리고, 현대문학은 대중과 가까워짐으로 인해서 수많은 형태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대하고 작품을 대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만큼 작품의 형식이나 내용도 다양해진 것이다. 그렇듯 대중성의 문제는 삶과 문학을 좀 더 가까이 가져다 놓는 공헌을 했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한 작품들은 살아남지 못하거나 살아남기조차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대중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작품의 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가급적이면 쉽게 이해하고 쉽게 읽힐 수 있는 것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독자층의 일반적인 기호나 평균적인 지적 호기심에 호소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작품이 다소 가벼워질 수 있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정보산업의 발달로 인해 신속하고 가볍게 향유될 수 있는 지식들이 늘어나면서 두꺼운 책을 펼쳐보거나 어려운 문장을 놓고 골똘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는 것도 어려운 형편이다. 그 안에서 시는 비교적 짧은 분량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서점에 들러보면 시집은 다른 책들에 비해 팔리는 숫자가 적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로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형편에도 불구하고 베스트 셀러에 올라있는 시집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다른 시들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나 문장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작품들이 상업주의와 결탁한 하나의 상품에 그친다고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중에는 진지한 삶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작품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몇몇 시들은 일반 독자들로 하여금 진지한 고민이나 사색을 유도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형식이 가볍고 쉽다고 해도 내용은 무거울 수 있겠지만, 그 내용마저도 가벼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의 현실에서 보자면 진지한 성찰이 묻어나는 작품을 접하기란 좀처럼 쉽지가 않다. 그 와중에서 조정권의 시는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맛볼 수 있게 하고,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인간이 가져야 하는 진지한 태도를 보여주는 좋은 예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