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들의 관심이 사회적 타자로 집중되는 것은 한국 사회의 구조가 불평등하고 억압적이라는 현실 인식과 이러한 불평등과 억압을 해소하고자하는 의지와 불가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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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앙대학교, 2004
학위논문(박사) --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 영상예술학과 영화이론전공 , 2004
2004
한국어
한국 영화[韓國映畵] ; 영화 이론[映畵理論] ; 한국영화 ; 독립다큐멘터리영화 ; 다큐멘터리영화 ; 영화재현양식 ; MODE ; REPRESENTATION ; KOREAN ; INDEPENDENTDOCUMENTARYFILMS ; 영상예술학 ; 영화이론 ; DOCUMENTARYFILMS
688.01 판사항(4)
791.4301 판사항(21)
서울
iii, 194p.; 2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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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들의 관심이 사회적 타자로 집중되는 것은 한국 사회의 구조가 불평등하고 억압적이라는 현실 인식과 이러한 불평등과 억압을 해소하고자하는 의지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본고에서는 다큐멘터리 리얼리즘에 대한 이론적 검토를 기초로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가 특정한 재현양식을 통해 사회적 타자들을 어떠한 주체로 구축하는가를 고찰했다.
다큐멘터리 리얼리즘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수정은 다큐멘터리 리얼리즘에 게재된 재현의 정치학을 의식하는 동시에 사회적 타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의함으로써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힘을 갖게 하는 정치적 전략으로서 다큐멘터리 영화 재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지가 베르토프가 다큐멘터리 영화가 지닌 이러한 재현의 정치학을 간파했다면, 1960년대 남미의 영화제작자들과 이론가들은 제3영화의 이론과 실천을 통해 탈식민주의적 `영화행동`을 추구했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제작실천의 산물이자 분석적 범주인 재현양식은 제도적 제약과 관습, 전략과 관계하여 역사적으로 다큐멘터리 영화의 정치적 성찰성을 탐색할 수 있게 한다.
한국의 독립 다큐멘터리의 경우 권력을 지닌 자아로서의 제작자와 이에 종속된 대상으로서의 사회적 타자의 관계를 시정하려는 노력은 먼저 설명적 양식의 변형에서 나타난다. <깡순이 슈어 프로덕츠 노동자>와 <전열>은 설명적 양식을 취하고 있으나 전지적이고 객관적인 체 하는 나레이션을 피하고 `우리`라는 주어를 사용함으로써 사회적 타자의 입장에서 말하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이러한 내레이션은 제작자와 등장인물의 권력관계의 모순을 제작대상에 대한 제작자의 관념적 동일시로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 자아-타자의 이분법을 극복하는 차원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텍스트에서 노동자 집단은 투쟁을 통해 사회적 희생자에서 영웅으로의 전환되는 도식을 따라 재현된다. 반면 <상계동 올림픽>은 사회적 타자를 영웅적으로 재현하는 낭만적인 접근에서 벗어난다. 사회적 타자는 변혁적 진리가 투사된 이상적인 영웅으로서가 아니라 역사세계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사회적 권리를 주장하는 인간적 존재로 재현된다. 비록 <상계동 올림픽>이 설명적 양식의 관습을 자의식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지만, 제작자는 등장인물에 대한 관념적 동일시가 아니라 등장인물과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의 위치를 취함으로써 제작자와 등장인물 간의 권력의 불균형을 시정하고자 한다.
제작자와 제작대상의 관계와 연관하여 설명적 양식에 대한 보다 자의식적인 검토는 1990년대 사회문화적 지형의 변화 속에서 제작된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와 <낮은 목소리> 시리즈 등 사회적 타자의 재현에서 관찰과 상호작용을 혼용하는 다큐멘터리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관찰은 제작자와 제작대상의 관념적 동일시를 피하면서 사회적 타자들의 재현을 수행하기 위해 나온 방법이다. 제작자의 부재하는 현존을 통해 관음주의적 성향으로 흐르는 다이렉트 시네마와는 달리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관찰적 양식은 상호작용적 양식과 결합됨으로써 텍스트에 제작대상과 수평적으로 관계하는 제작자의 현존을 표시하고 제작자와 제작대상의 만남의 상황과 성격에 따라 의해 텍스트의 의미가 다르게 구축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들 작품들은 사회운동 주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설명적 양식의 다큐멘터리들과 참여적 성격을 공유하고 있지만 제작자의 관념적 투사에서 벗어나 제작자와 등장인물이 서로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위치를 점하고 의미의 구축과정에 참여한다.
텍스트의 의미가 제작자와 등장인물이 맺는 관계에 따라 다르게 구축될 수 있다는 점은 재현의 권위와 권력을 누가 소유하는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재현의 주체에 대한 성찰은 ‘사적 다큐멘터리’ 영화들에서 전경화된다. 신사회운동과 작가주의 담론, 디지털 영상 기술의 확산, 탈근대적 문제설정 속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사적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다큐멘터리 재현의 주관적인 성격을 위장하지 않고 제작자의 인식론적 한계를 텍스트 안에 표시한다. 이러한 다큐멘터리 텍스트들에서는 제작자의 현존이 대상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삽입된 제작과정의 흔적이거나 대상을 설명하기 위한 수식적인 표식이 아니라 자아-타자의 이분법에 내재된 권력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자아를 다양한 타자들 중의 하나로서 이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재현양식들은 시대적 제약과 장르의 성숙, 제작자의 윤리와 창조적 욕구가 낳은 소산이다. 사회 민주화를 향한 열망은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의 존재 기반이 되어 왔고 이러한 참여적 지향성은 한국의 영화 문화에서 재현의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이러한 재현 권력과 진정성의 복합적인 차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의 분석은 한국 영화 연구의 공백을 지적하고 연구의 방향을 보다 실천적으로 전환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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