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과 전쟁을 거치면서 한반도는 남북이 분단되었으며 그 결과 미술계의 성격 또한 남북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었다. 본 논문은 이러한 시기에 전개된 미술비평을 재구성하는 것을 목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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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2004
학위논문(석사)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 예술경영학과 예술학전공 , 2004.6
2004
한국어
서울
Art critiques from liberation to post-war period (1945-1959) : the antagonistic ideology of the coalition of eastern and western theories
ii, 134 p. ; 26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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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과 전쟁을 거치면서 한반도는 남북이 분단되었으며 그 결과 미술계의 성격 또한 남북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었다. 본 논문은 이러한 시기에 전개된 미술비평을 재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당대의 모든 분야는 정치와 군사 분야의 압도적인 영향을 받고 있었는데 미술비평도 예외가 아니었다. 본 논문은 미술비평에서 그러한 상황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부분인 정치분야의 이념과 미술분야의 미학 논의를 중심 대상으로 선택하였다.
그러한 선택을 기준으로 하여 본 논문은 당대 미술비평의 성격과 특징에 따라 시기별로 분류하고 특히 논의의 중심을 이루었던 동서융합론을 추출하여 종합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선택한 서술 방법은 편년(編年)과 강목(綱目)의 형태였는데 구체적으로는 각 시기마다 이념과 미학의 주요 흐름 및 해당 시기 비평의 유형을 집약한 것이 그것이다.
또한 본 논문의 서술에서 드러날 수 있는 연구자의 주관적 평가와 판단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는데 그 방법으로 당대 비평 문헌을 최대한 수집하여 가능한 한 분석 대상에 포함시켰고 문헌 자체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변형 없이 그대로 인용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포괄주의와 실증주의 방법을 취함으로서 분석과 종합 과정에서 범하기 쉬운 취사선택의 주관성을 줄이고 반대로 객관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다만 당대 비평 가운데 조직, 단체를 다루거나 정책, 작가, 작품을 다룬 부분은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해방 시기 미술비평은 당시 정치세력이 취한 노선과 이념의 경향성을 거의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었다. 1) 급진좌익계열은 사회주의 세력의 노선을 따른 것이었으나 급격히 소멸되었고 2) 진보민족계열과 3) 보수우익계열은 전쟁 직전까지 긴장 구도를 유지하며 지속되었다.
급진좌익계열은 노동계급 국제주의를 제창했는데 이는 자기 진영 안에서조차 극단적인 좌익 모험주의로 비판당할 만큼 무모한 것이었다. 과거 전통과 서구 부르조아 미술을 부정하고 사회주의 미술만을 주장하는 것은 당시 미술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공허한 외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진보민족계열은 전통미술의 혁신적 계승과 리얼리즘, 그리고 현장 선전활동을, 보수우익계열은 탈정치노선과 순수주의를 주장하였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미군정의 지원에 힘입은 보수우익계열은 단독정부 수립 이후 순수주의, 개인주의, 자유주의, 민주주의 이념과 노선을 취하면서 순수미술을 핵심 미학으로 내세웠다. 단독정부 수립 이후에도 진보민족계열의 비평활동이 여전히 지속되었지만 이들은 전쟁 발발을 전후해 대부분 월북하였다.
한편, 미술분야에서 이상의 정치분야 노선과 관계없이 몇 가지 입장들이 혼재되어 있었는데 김주경은 1946년 2월 1) 동양문화지상주의 2) 서양문화 지상주의 3) 극단적 국수주의 경향을 모두 배제해야 할 부정적 경향이라고 제시했다.
이러한 세 경향은 정치 노선과 이념에 따라 뚜렷하게 분류할 수 없을 만큼 중첩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는 것이므로 당시 비평 유형을 고전 전통에 대한 태도에 따라 1)복고적 경향과 2)혁신적 경향 그리고 3)절충적 경향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복고적 경향은 동양문화지상주의라 할 수 있을만한 것이었다. 반대로 혁신적 경향인 봉건청산론은 급진좌익계열이 보여주는 좌익모험주의의 소산이었고 양자를 절충하는 위치에 자리잡은 비판적 계승론은 고전에 대한 비판적 탐구와 계승, 서구 현대에 대한 비판적 이식을 주장하였다. 특히 이러한 비판적 계승론이 미술사학을 연구하는 윤희순, 김용준에게서 제출되었다는 점이 남다른 것이었으며, 이 견해야말로 동서융합론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전쟁은 미술비평 논객을 남북으로 분리해 놓았다. 이에 따라 각 지역 안에서는 정치 이념에 따른 대립구도가 해소되면서 동시에 대립은 남북의 상호 적대 구도로 전환되었다.
그 결과, 군사체제 아래 반공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 서구문화 지향, 미학에서 순수주의와 더불어 조형에서 전쟁미술 및 추상미술 지향성이 일반화되었다. 다시 말해 이 시기 미술비평의 핵심은 전쟁미술론과 반공주의, 추상주의와 서구화의 보편성 획득이다.
이 시기에 민족 고유성과 서구 현대성은 우열관계로 편성되었는데 논객들은 한국을 근대성, 현대성이 없는 후진지역으로 규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구적 현대성 획득을 당대의 세계적, 인류적 과제로 인식하였다.
따라서 이 시기에 논객들은 과거 전통을 청산하거나 전통 속에서 서구 추상주의의 요소를 발견하여 동양미술을 완전히 혁신하자는 견해를 제출하였다.
전쟁이 끝나면서 신진 논객들이 대거 출현하였고 비평가의 정체성을 자각하는 가운데 1956년에는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출현하는 사건도 일어나기도했다.
전후 비평의 특징은 과거 미술계를 평가, 서술하는 과정을 통해 반공주의의 역사적 당위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었다. 또한 반공과 미술의 결합을 꾀하였는데 반공의식을 `불안의 세계긍정을 꾀하는 정신적, 윤리적 인간형을 지배하는 의지`로 평가하여 그것을 작품제작의 이념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화 작업이 그것이다. 특히 전후 위기로부터의 탈출 사상인 서구 실존주의가 이식되자 미술비평에서 이를 수용하기 시작했는데 실존주의 사상의 핵심인 서구 인도주의에 대한 비판을 통해 반공의식을 실존주의에 결합시켜 나가거나 기계문명 비판과 회화의 근본으로의 회귀, 원시미술의 재발견과 연결시키기도 하였다.
전후 동양을 규정하는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인식은 차별화된 세계인식을 뜻하는 것이었다. 1955년 최순우는 동양미술은 서구미술과 대등한 대립이 불가능한 후진미술로 규정지었다. 특히 서구가 각 지역 단위 민족미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에 주목하여 각 민족 단위별로 지역별로 특수한 개별 가치를 발견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힘을 얻어가기 시작했다. 이 시기 반전통 서구화론, 비판적 이식론도 모두 그와 같은 인식의 산물이었다.
동서융합론은 동양과 서양을 서열화한 구조 인식을 바탕에 깔고 하위 체계인 민족적인 것, 동양적인 것, 한국적인 것을 강조하면서 상위체계인 서구적인 것과 절충, 융합시켜 나가고자 하는 강력한 동력이었다. 따라서 전후 시기 동서융합론은 앞선 시기의 비판적 계승론, 혁신론과는 다른 것이었다.
해방 직후 자주독립국가 건설이란 과제에서 비롯한 민족문화 문제, 전후 동서 차별적 세계관 인식과 각 민족 단위 개별 특성과 서구화의 절충을 통한 세계화, 현대화 과제의 수행에서 성장한 동서융합론은 해방과 전후 시기 미술비평에서 가장 중요한 논리이자 미학적 경향이었다.
해방과 전쟁 시기의 동서융합론은 절충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전후 시기에 이르러 합리화, 현대화, 세계화로 압축되는 서구미술 수용노선에 따라 절충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혁신적인 수준의 융합론으로 급격히 진전해 나갔다. 한편 동양 전통을 중심에 두고자 하는 보수적 융합론도 제출되었는데 그러나 혁신적이건 보수적이건 고대 동양화에서 추상성을 발견하고 확장시켜야 한다는 견해에서 증명하듯이 차별적 세계관에 따른 서구화 지향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다양한 방식으로 창작에서 동서융합론에 기초한 작품들이 발표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천경자, 이응노, 이항성, 김환기를 대상으로 하는 실제 비평이 제출되기에 이르렀다.
해방과 전후 시기 15년 동안 미술비평의 구조와 성격을 해명하고자 한 본 논문의 목표에 따라 얻은 성과는 각 시기 별 비평의 경향과 유형 그리고 동서융합론의 전개 과정을 집약한 것이다.
본 논문이 얻은 성과는 매우 소박한 수준이다. 해당 시기 미술비평에 대한 보다 심화된 비판 및 재해석이 아니라 당대 미술비평의 전개과정에 충실한 편년과 주요 견해를 재구성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다만 이러한 재구성을 통해 이념적 경향성과 동서융합론을 집약한 것은 해당 시기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후 남한 미술계의 이념과 미학의 전개 과정을 연구하는 데 기초라고 생각한다.
목차 (Table of 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