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누구에게나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일상의 위험요인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단기적, 장기적 영향을 포괄적인 관점에서 탐색하고자 여러 위험요인의 중첩을 의미하는 누적 위험요인...
본 연구는 누구에게나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일상의 위험요인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단기적, 장기적 영향을 포괄적인 관점에서 탐색하고자 여러 위험요인의 중첩을 의미하는 누적 위험요인을 통해 그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로 이행하는 과도기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6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출생부터 12세까지 경험한 누적 위험요인이 발달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였으며 위험요인에 언제, 얼마나 중복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본 연구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 우리나라 아동이 출생부터 초등학교 6학년 시기에 이르기까지 경험하는 발달단계별 누적 위험요인을 구성하고, 발달단계별 누적 위험요인이 비만, 실행기능 곤란,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둘째, 종단적 변화궤적에 기반한 잠재계층 유형을 도출한 후, 잠재계층 유형에 따라 비만, 실행기능 곤란, 학교적응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발달단계별 누적 위험요인과 종단적 변화궤적 유형이 비만, 실행기능 곤란,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자아탄력성과 루틴이 중재하는지를 탐색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수집한 한국아동패널(Panel Study on Korean Children)의 0세(2008년)부터 12세(2020년), 즉 출생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에 해당하는 자료를 사용하였으며 발달단계별 누적 위험요인 현황과 그 영향을 살펴보고자 분석 단위를 영아기(1~3차년도), 유아기(4~7차년도), 초등전기(8~10차년도), 초등후기(11~13차년도)의 발달단계로 나누어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대상은 각 발달단계를 기준으로 단계 내 1회 이상 조사에 참여하였고, 조절변인으로 선정된 12차년도의 자아탄력성과 13차년도의 루틴, 종속변인으로 선정된 13차년도의 비만, 실행기능 곤란, 학교적응에 응답한 1,218명이다. 누적 위험요인에는 아동 주변의 다양한 체계를 포괄하고자 인구사회학적 특성으로 어머니의 낮은 교육수준, 가구의 낮은 소득수준을 포함하였다. 가정환경 특성으로 가족스트레스, 어머니가 인식하는 부부갈등, 어머니의 우울, 과음, 거주주택의 열악한 물리적 환경을, 그리고 지역사회 특성으로 지역사회 안전의 취약성을 포함하였다. 발달단계별 누적 위험요인을 산출하기 위하여 우선 각 연도별로 각각의 위험요인에 노출된 경우 1점, 그렇지 않은 경우 0점을 부여하였으며, 다시 분석단위인 발달단계를 기준으로 1회 이상 위험요인에 노출된 경우 1, 1회도 노출되지 않은 경우 0으로 환산한 후 전체 위험요인 점수를 합산하여 각 발달단계별 누적 위험요인을 산출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연구문제에 따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누적 위험요인은 영아기에 가장 높았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누적 위험요인의 영아기와 유아기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초등전기, 초등후기로 갈수록 유의하게 낮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생애 초기인 영유아기가 가족확대기라는 특성과 맞물려 어머니의 심리적 특성 및 어려움에 대한 지각을 포함한 더 많은 위험요인에 노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발단단계별 누적 위험요인의 종단적 변화궤적을 잠재계층성장분석을 통해 유형화한 결과 ‘저수준 유지형(56.2%)’,‘개선형(19.1%)’,‘악화형(17.2%)’,‘고수준 점진상승형(7.6%)’의 네 가지 유형이 도출되었다. 이는 아동의 성장에 따라 노출되는 누적 위험요인의 안정성과 변화 양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상당 비율의 아동은 생애 초기 경험한 누적 위험요인의 수준이 안정적으로 지속된 채 성장함을 의미한다.
셋째, 발달단계별 누적 위험요인은 초등학교 6학년 아동의 비만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으나, 실행기능 곤란과 학교적응에는 일관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아기에 경험한 누적 위험요인의 장기적 영향력이 유의하게 나타난 본 연구의 결과는 전 생애적 발달 관점에서 생애 초기 환경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한편 각 발달단계별 누적 위험요인이 비만, 실행기능 곤란,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아탄력성과 루틴의 조절효과가 대체로 유의하지 않은 가운데, 유아기 누적 위험요인이 초등학교 6학년 아동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은 루틴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아기의 주요 발달과업이 기본생활습관 형성이라는 것과 맥을 같이 하며, 유아기에 경험한 누적 위험요인의 부정적 영향이 이후 시기의 루틴 형성을 통해 일부 완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넷째, 잠재계층 간 실행기능 곤란과 학교적응의 차이는 ‘고수준 점진상승형’과 ‘저수준 유지형’간에서만 유의했다. 특히 ‘고수준 점진상승형’과 ‘저수준 유지형’간의 실행기능 곤란, 학교적응 차이에 대해서는 자아탄력성과 루틴의 조절효과도 유의하지 않아, 높은 수준의 위험요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보호요인의 효과가 제한적이며 가정에 대한 위험요인 수준을 낮출 수 있는 직접 개입이 우선적으로 필요함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개선형’과 ‘악화형’잠재계층 간의 실행기능 곤란 차이를 자아탄력성이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의 내적 자원 중 하나인 자아탄력성은 영유아기에 부정적 환경에 노출되었다 하더라도 환경이 개선될 경우 실행기능 곤란을 회복시키는 보호요인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아동이 생애 초기부터 성장하며 경험하는 누적 위험요인이 초등학교 6학년 아동의 발달에 미치는 장‧단기적 영향을 확인하고 장기간에 걸친 위험요인 노출의 유해성을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밝힘으로써 우리나라 아동과 가족에 대한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고 구체적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시사점을 제공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영아기 누적 위험요인의 장기적 영향력과 ‘고수준 점진상승형’에서 나타나는 발달적 취약성을 밝힘으로써 생애 초기 보편적 지원 정책과 고위험 아동에 대한 조기 발견 및 개입,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가정에 대한 환경적 개선과 아동에 대한 개인적 중재를 통합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루틴과 자아탄력성의 조절효과가 일부 밝혀진 만큼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아동 발달 지원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과 효과적인 프로그램 개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