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약
조선과 청나라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 나라이며, 예로부터 양국 간의 교류가 활발하였다. 조선이 건국되고부터, 1895년 청일전쟁 때까지의 약 500여 년간 조선 왕조는 중국의 명, ...
요 약
조선과 청나라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 나라이며, 예로부터 양국 간의 교류가 활발하였다. 조선이 건국되고부터, 1895년 청일전쟁 때까지의 약 500여 년간 조선 왕조는 중국의 명, 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후, 조선과 중국의 관계는 묘하게 변화되어갔다. 특히, 19C 아편전쟁을 전후로 한 시기에 조선과 청나라는 서양 열강에 의해 강제로 문호가 개방되었고, 양국 관계도 복잡하게 전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조선과 청이 조약을 통해 양국이 어떤 해양관련 조항을 맺었으며, 양국 간의 해양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조청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어 갔는지에 연구하고자 하였다.
조선 초기부터 조선과 청은 조공관계였는데 1840년에 일어난 아편전쟁 이후, 청나라는 동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서서히 뺏기게 되었다. 조선과 청나라는 영국, 미국, 프랑스를 비롯한 서양의 열강과 일본 등에 의해 여러 강제 조약을 맺었고, 자주권마저 잃어버렸다. 「난징조약」은 중국 근대사의 시작과 근대 중국이 외부 세계와 밀접한 관계가 시작됨을 의미하는 조약이다. 난징조약 체결 이후, 약 20년 동안 청나라는 영국, 미국, 프랑스와 「톈진조약(天津條約)」과「베이징조약(北京條約)」등을 맺었다. <난징조약>은 조계의 설치를 통해서 영국 상인들의 무역 활동을 위한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였고, 또한, <텐진조약>을 통해 영사재판권을 획득함으로써 향후, 무역과 군사 활동을 가능케하는 플랫폼을 제공하였다. <베이징조약>의 경우, 청국을 더 잘 통제하고 청국 국민들을 더 노예화할 수 있게 하였다.
조선과 일본간의 <강화도조약>은 치외법권을 인정하고, 연안 측량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는데 있어 시발점이 되었다. <조미수호통상조약>으로 인해 조선은 더 전면적으로 문호가 개방되었다. 청나라의 쇠퇴로 인하여 종속 관계하에 있던 조선 왕조도 많이 몰락하게 된 것이다. 1876년 일본이 운요호사건을 핑계로 「강화도조약」을 맺으면서 조선은 어쩔 수 없이 개항하였다. 일본은 이 조약을 통해 자유무역, 관세면제, 조선의 해안을 자유롭게 측량 조사할 권리 등을 얻었다. 열강의 침략이 심해졌고, 동시에 조선 국민들의 자주권 회복을 위한 목소리도 점점 커져갔다.
이에 따라, 조선과 청은 열강의 침략과 국민의 요구 속에 힘이 없어졌으며, 양국 관계도 급격하게 변화되었다. 특히, 1894년 청일전쟁은 동아시아 국제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조청 관계도 근본적으로 변화를 맞이하였다.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朝清商民水陸貿易章程)」과 「한청통상조약(韓清通商條約)」은 조청 관계 변화를 잘 나타내는 대표적인 조약이다. 즉, 한청 관계 변화는 1882년「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과 청일전쟁 후 1898년 양국이 맺은 「한청통상조약」의 비교를 통해서 제일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다. 임오군란 및 갑신정변 이후에는 조선에 대한 청국의 정치적인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었다. 이 변화를 계기로 청국 정부에 대해 상권을 더 확장하려 하였으며, 청국 상인에 대한 수출도 본격화되었다. 청은 상병정책, 해관지배정책 등을 수단으로 청국 상인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하였다.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에서는 청과 조선이 종주국과 속국관계라 규정함으로써 조선 정부의 비준조차 요구되지 않는 일방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청일전쟁 이후에 청나라는 많이 약해졌으며 조선에 대한 통제도 약화되었다. 연이어 체결된 「한청통상조약」에서는 청일전쟁 이후, 조선이 자주, 독립을 추구하는 바를 잘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는 이 두 가지 조약의 해관, 항운, 어업, 조난구조, 해군 등의 내용을 비교했는데,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을 맺을 때 두 나라는 종속관계였지만, 「한청통상조약」을 맺을 단계에서는 양국간의 평등해진 관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런 결론은 각 조항에 대한 비교 중에서 나온 것으로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에서는 해관관세뿐 아니라, 어업관련 조항에서도 청에 유리한 조항을 맺었고, 해군조항의 경우 청나라 군함의 순찰도 허락하였다. 하지만,「한청통상조약」이 체결될 때에 와서는 홍삼 등의 관세에 대해 새로 규정하는가 하면, 조선 국내에서의 청나라 상인들의 활동에 대한 제약을 두었으며, 해군조항에서도 더 이상 청나라의 보호가 필요 없다는 평등한 관계를 맺었다. 이러한 결과 한국과 청나라 간에는 수백 년 간의 종속관계가 끝이 나고, 새로운 수평적인 평등관계가 성립되었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