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한국 복지국가의 1페이지이자 기원이라 일컬어지는 김대중 정권의 빈곤정책과 그 형성과정을 분석한 연구다. 이 논문은 다음의 두 가지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첫째는 김대중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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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고려대학교 대학원, 2013
2013
한국어
서울
(The) politics of the anti-poverty policy making under the Kim Dae Jung government : a discursive institutionalist approach
ix, 259 p. : 삽화 ; 26 cm
지도교수: 정태환
참고문헌: p. 23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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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한국 복지국가의 1페이지이자 기원이라 일컬어지는 김대중 정권의 빈곤정책과 그 형성과정을 분석한 연구다. 이 논문은 다음의 두 가지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첫째는 김대중 정권이 진보개혁세력을 표방했음에도 왜 그들의 복지개혁과 빈곤정책은 진보적인 성격을 갖지 못했는가 하는 것이고, 둘째는 어떻게 해서 김대중 정권이 그런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논문에서는 담론제도주의적 접근에 기초해 김대중 정권의 빈곤정책이 왜 제한적인 개혁에 그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또 나아가 김대중 정권이 왜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구체적인 정책형성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이 논문의 연구결과, 김대중 정권은 일련의 빈곤정책을 추진하면서 이른바 ‘생산적’ 복지담론이라 명명할 수 있는 ‘근로연계 프레임에 기반한 복지담론’을 양산하고 유포하고 관철시켰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수뇌부의 국정철학 및 복지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를테면 민주적 시장경제론으로 요약되는 김대중 정권의 국정철학, 즉 ‘DJ노믹스’로 집약된 정책관념은 자유경쟁·자기책임의 원칙과 시장의 대내외 개방과 관치경제의 탈피를 강조한다. 이에 김대중 정권은 “일을 통한 자립·자활이 곧 복지다”라는 복지관을 가지고, 그것을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해 근로연계 프레임에 기반한 ‘생산적’ 복지담론을 전개하였다. 이는 복지가 경제성장과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자조와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인 동시에, 보다 궁극적으로는 수급자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위하여 자립과 자활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것은 곧 김대중 정권의 복지담론이 ‘수급자의 노동력 재상품화’로 요약될 수 있으며, 그러한 담론의 구현체로서의 정책은 철저히 “일(유급노동)과 복지수급권을 연계하는” 근로연계복지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일례로 김대중 정권의 복지정책, 특히 빈곤정책은 근로연계복지를 기본 축으로 하는 시장친화적이고 근로지향적인 ‘생산적’ 복지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김대중 정권은 시장친화적·근로지향적인 ‘생산적’ 복지, 즉 근로연계 프레임에 기반한 빈곤정책을 추진했는가? 복지정치적으로 봤을 때 이것은 세 가지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첫째, 정책지향의 측면에서 김대중 정권은 ‘일을 통한 자립·자활’과 복지를 등치시켰다. 따라서 그들의 빈곤정책은 ‘노동의 재상품화’를 담보할 수 있는 근로연계복지 중심의 ‘생산적’ 복지로 추진될 수밖에 없었다.
둘째, 정책환경의 측면에서 김대중 정권은 ‘생산적’ 복지를 통해 일석이조의 정치적 효과를 노렸다고 볼 수 있다. 대내(對內)정치적으로 지역정치연합에 기댄 소수파정권이었던 김대중 정권은 IMF사태의 희생자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제공함으로써 분점정부 타개의 필요충분조건이랄 수 있는 국민적 지지를 호소 및 획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외(對外)정치적으로는 시장친화적·근로지향적 복지를 실시함으로써 IMF관리체제의 요구―신자유주의 정책기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라는―를 수월히 이행할 수 있었다.
셋째, 제도적 맥락에서 김대중 정권은 발전주의적 가치관과 신자유주의적 정책지향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발전주의적 신자유주의화’에 속박되어 있었다. 그들은 빈곤정책을 비롯한 복지정책을 실시함에 있어서 ‘생산적’인 복지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 하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이때 개발연대기의 성장이데올로기적 가치를 내면화한 기술관료들의 복지개혁입법 형해화 시도는 이를 더욱 심화시켰다. 그 결과 “복지확충은 하되 그 방향은 어디까지나 근로지향성과 시장친화성을 벗어나지 않는” 정책이 실시되었다. 요컨대 ‘생산적’ 복지는 발전주의적 신자유주의화에 속박 당한 김대중 정권의 복지관·복지담론과, 복지개혁 거부점(veto point)으로서의 기술관료집단의 성장희구 정치가 만들어낸 산물이었던 것이다.
이런 복지정치적 동학의 결과 김대중 정권의 빈곤정책, 예컨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자활사업과 단기일자리사업은 당초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산출하고 말았다. 우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취약계층에 대한 기본생활보장이라는 기조 하에 실시된 제도였으나 실상 그 결과는 기본생활보장보다는 자활이 더 강조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또 그로 인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탈빈곤 효과도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자활사업은 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예산확보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실시됐을 뿐 아니라 중·고령 실업자를 대상으로 한 조속한 노동시장 진입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자활’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자활성공률이 저조하였다. 마지막으로, 단기일자리사업―공공근로사업과 정부지원인턴제로 구성된―은 그 사업내용이 한시적 생계보호책이자 임금보조책에 그침으로써 빈곤탈출율 같은 지표를 별로 개선시키지 못하였다.
빈곤정책의 결정에서 담론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논문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의를 갖는다고 사료된다. 첫째, 이 논문은 이론적으로 ‘담론제도주의’―정책형성의 주류 이론인 신제도주의의 한계(제도결정론)를 뛰어넘고자 정책결정자의 ‘담론정치’에 주목하는―를 활용하여 복지정책 결정과정의 정치, 즉 정책형성의 정치경제적 동학을 규명한 보기 드문 연구이다. 둘째, 이 논문은 기존의 한국 복지국가 연구들이 보이는 방법론적 편향성을 극복하고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주로 에스핑 안데르센의 복지체제론이나 자본주의 다양성 이론의 생산체제론에 맞춰 한국의 복지국가, 특히 김대중 정권을 도식화하려는 경향들이 있었으나, 이 논문은 담론제도주의라는 연구방법의 준거틀을 채택함으로써 이 문제를 빗겨가고 있다. 셋째, 이 논문은 김대중 정권의 빈곤정책의 결정을 둘러싼 정치적 동학을 입체적·실증적으로 분석해 내고 있다. 기존 연구들의 경우 정책형성과정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단순히 제도나 법안의 내용을 분석하는 기술적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을 뿐더러, 명백한 근거 없이 추정이나 가정에 의존하여 분석을 수행한 경우가 더러 있어왔다. 하지만 이 논문은 빈곤정책 형성과정을 분석함에 있어 실제 김대중 정권의 빈곤정책을 좌우했던 청와대 고위인사와 집권여당 실무자들의 육성을 담아내고 있다. 즉 이 논문은 정책결정자 그룹의 생생한 육성을 토대로 김대중 정권의 빈곤정책 형성과정의 정치를 규명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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