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모더니즘 시의 알레고리적 미의식 연구 이 연구의 목적은 1950년대 모더니즘 시의 독자적인 미의식의 특질을 밝히는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수사학을 방법론으로 선정...

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1950년대 모더니즘 시의 알레고리적 미의식 연구 이 연구의 목적은 1950년대 모더니즘 시의 독자적인 미의식의 특질을 밝히는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수사학을 방법론으로 선정...
1950년대 모더니즘 시의 알레고리적 미의식 연구
이 연구의 목적은 1950년대 모더니즘 시의 독자적인 미의식의 특질을 밝히는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수사학을 방법론으로 선정했다. 이때 수사학은 전의(專意)에 대한 학문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근원적인 방식으로 상정된다. 1950년대 모더니즘 시의 이면에는 전쟁이라는 역사적 체험이 놓여 있다. 전쟁은 문학 공간을 지배하던 규범적 형식과 주체에 충격을 주었고 이 충격이 야기한 균열에 시인들은 상징과 알레고리를 매개로 대응했다고 볼 수 있다. 상징과 알레고리는 현상-이념-개념에 대한 관계 설정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사유이자 세계를 바라보는 특정한 관점이다. 수사학적 관점에서 본 1950년대 시단은 상징의 우위에 도전하는 알레고리의 싸움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상징은 서정주로 대변되는 전통 서정시의 흐름 속에, 알레고리는 모더니즘 시의 다양한 경향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상징을 통한 시적 표상이 파멸과 폐허의 체험으로부터 허구적 총체성으로 도피하는 것이라면 알레고리적 경향은 폐허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그 위에서 ‘현재’를 모색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알레고리적 미의식’이 1950년대 모더니즘 시만의 특징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현대시의 역사에서 1950년대 모더니즘 시가 보여주었던 것만큼 알레고리적 사유를 포괄적이고 일관되게 드러낸 시기는 없었다. 1950년대 모더니즘 시는 알레고리의 수사학적 범주를 넘어 역사철학, 미학, 윤리학, 인식론, 멜랑콜리, 심지학 신학적 측면까지도 보여준다. 알레고리적 사유와 주체의 멜랑콜리는 1950년대 모더니즘 시인들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는 가장 두드러진 미적 충동이었다고 규정할 수 있다.
1950년대 모더니즘 시의 ‘알레고리적 미의식’은 조향, 박인환, 김수영을 통해 구체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조향은 알레고리적 형식 자체의 의미와 위상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 그는 파편화된 사물들과 대립적인 것들의 충돌이 자아내는 긴장을 통해 독특한 미의식을 드러낸다. 또한 역사를 고통의 역사로 파악하고 덧없는 존재가 불러일으키는 멜랑콜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모더니티를 역설적이고 알레고리적인 방식으로 이해한다.
박인환은 센티멘탈리티와 멜랑콜리를 두 축으로 삼아 모더니티의 다양한 성층을 횡단한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우선 박인환의 센티멘탈리티를 비판적 판단의 부재로 인한 감정의 과잉, 감정이입, 느슨하고 관습적인 클리쉐의 사용으로 규정하고 이를 모더니티 비판적 특성을 지닌 멜랑콜리와 구별하였다. 그리고 모더니티와의 대결에서 그 두 축이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검토하였다. 1940년대 박인환의 시는 모더니티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전쟁을 겪으며 미래에 대한 전망을 상실한다. 그의 시는 곧 멜랑콜리를 통해 ‘모더니티’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멜랑콜리는 센티멘탈리티와 결합되면서 비판적 면모가 줄어든다. 박인환 시의 가장 특징적인 면모는 미국 여행의 결과를 기록한 [아메리카 시초]에 담겨있다. 박인환에게 아메리카 기행은 텔레비전을 처음 보고 칼로리 없는 맥주를 처음 마셔본 ‘중심부 모더니티’에 대한 첫 경험이었다. 그러나 그는 모더니티의 핵심적 현상들을 통해 중심부 모더니티의 본질에 접근하면서 충격과 비애에 잠기게 된다. 모더니티의 충격은 자신이 떠나온 곳, 다시 말해 모더니티 주변부에 대한 자각을 불러일으킨다. 모더니티에 대한 자각은 민족적인 것을 통해 중심부 모더니티에 대응할 만한 새로운 중심축을 세우려는 시도로 발전하고 그것은 ‘노스텔지어’라 명명될 수 있다. 노스텔지어는 비판적 멜랑콜리에서 센티멘탈리티로의 후퇴를 의미한다.
1950년대의 김수영은 이념과 현상의 분리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되는 근원적인 멜랑콜리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멜랑콜리는 자연스럽게 알레고리적 세계인식으로 발전한다. 김수영의 알레고리적 모더니티는 특히 시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 드러난다. 정지와 반복, 과거와 현재, 지속과 순간이 이루는 ‘정지의 변증법’은 그의 알레고리적 시간의 세 차원이다. 또한 김수영은 알레고리적 모더니티의 윤리학과 미의식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개별자의 단독성에 대한 절대적 지지, 복수성(複數性)의 긍정, 내재적 초월의 추구가 알레고리적 모더니티의 윤리이다. 또한 전후의 파편으로서의 체험, 불확정성과 미완결성, 파편성, 무의미와 의미상실 등이 김수영에게 포착되어 미적 표상의 대상이 된다. 김수영에게 있어 알레고리적 모더니티의 또 다른 정점은 도시미학이다. 그는 도시 군중의 충격체험과 알레고리로서의 도시 인식을 높은 수준에서 보여준다.
이 연구는 알레고리와 멜랑콜리를 중심으로 1950년대 모더니즘 시에 접근함으로써 형식실험, 주체의 분열, 사회역사적 모더니티와 미적 모더니티의 길항, 중심부 모더니티의 충격과 주변부 모더니티에 대한 자각, 도시 미학, 센티멘탈리티와 멜랑콜리의 착종, 민족적인 것에 대한 노스텔지어 등 1950년대 모더니즘 시가 보여주었던 다양한 면모를 일관되게 포착해서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1950년대 모더니즘 시의 고유한 미의식이 ‘알레고리’라면 1950년대의 모더니즘 시를 미적모더니티라는 관점에서 재고할 수 있다. 알레고리가 보들레르로 대변되는 미적 모더니티의 본질적 사유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파편과 잔해를 시적 대상으로 삼아 자신에게 주어진 ‘현재’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한 1950년대 모더니즘 시는 폐허 속에서 높은 수준의 미적 모더니티를 성취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