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보호 이데올로기 해체’라는 관점에서 포스트모던 사유가 법사회사와 법문학에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움들을 논한다.
본 논문에서는 ‘포스트모던’을 고정된 이론이나 개념...
본 논문은 ‘보호 이데올로기 해체’라는 관점에서 포스트모던 사유가 법사회사와 법문학에 가져다줄 수 있는 새로움들을 논한다.
본 논문에서는 ‘포스트모던’을 고정된 이론이나 개념 혹은 시대구분표지가 아니라 근대법학의 빈틈을 찾아내는 사유 내지 태도라고 이해하였기에, 근대법의 특징적 개념들을 정의하고 그와 변별되는 포스트모던 법이론의 개념표지를 확립하고, 또 이에 맞추어 법현상들을 분석하는 이론체계를 정립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한 고민에서, 본 논문은 리좀형 접합의 서술구조를 갖고자 하였다. 하나의 뿌리에서 기원하여 가지로 뻗는 나무 유형의 글쓰기와 달리, 리좀 유형의 글쓰기는 기원이나 중심을 갖지 않고, 각 장들이 독립적으로 읽혀지는 동시에 다른 모든 장들과 얽혀 있다. 본 논문의 구성도 이과 같다. 포스트모던 사유가 법과 역사, 법과 정치, 법과 경제 등 여러 영역들과, 혹은 법문학, 법정신분석학, 법인류학 등 다양한 기초법분과들과 만나서 만들어낼 수 있는 접속지점들 가운데서, 본 논문은 법사회사와 법문학의 영역을 중심으로 특히 네 접속지점들, 즉 ‘과거청산과 진실회복담론’, ‘건강가정보호․육성담론’, ‘저자의 권리보호담론’, 그리고 ‘인권담론’을 다루어보았다.
본 논문 제2장에서는 포스트모던 법학에의 세 가지 입론들로써 포스트모던 법학의 개념, 이데올로기적 좌표, 법학에의 수용가능성을 각각 다루었다. 이로써 i)무엇이 ‘포스트’‘모던’‘니티/니즘’인가에 대한 고정된 개념정의 없이 포스트모던 법학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과, ii)포스트모던 사유가 그 시작부터 ‘직수입된 유행사조’만은 아니며 자생적인 고민에서 발로하였고, 또한 이데올로기적 좌표 어느 한 지점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좌’의 빈틈들을 메우는 쓰임새를 가진다는 점을, 그리고 iii)범죄보도, 전문법현상, 분쟁조정제도 등에서 가상적 현실구성, 법의 통일적 구조 해체, 결정불가능성 등 포스트모더니티로 해석될 수 있는 법현상들이 이미 도래하였다는 점을 밝혔다.
이어서 제3장에서는 포스트모던적 사유의 법사회사에의 수용을 다루었다. 먼저 포스트모던 역사방법들로서 시간지속(durée), 심성(metalité), 그리고 일상·미시사를 개관하며, 법과 역사의 접속에 그것들이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가늠하였다. 그리고 ‘역사를 복구하는 법’의 문제로서 진실회복 및 과거청산의 쟁점을 다루었다. 즉 이행기 정의와 관련하여 과거청산담론이 전제하는 상실의 실재, 실재의 재현, 법적 배상을 통한 치유, 국가적 기념화의 네 차원을 비판적으로 검토해보았다. 이데올로기 해체의 관점에서 포스트모던 역사학은 i)상실과 부재의 혼융이 가져오는 위험성, 즉 부재에 대한 노스텔지아가 피해자에게 덧입혀져 ‘소비’될 수 있음을, ii)상처의 투명한 재현이 불가능함을, iii)국가법적 배상이 배제적 포섭과 역사‘화’의 기획을 갖고 있음을, iv)그리고 기념사업이 상처와 저항의 기억들을 ‘국가적인 것’으로 박제화함을 포착하고 비판하고, 이로써 비일관성과 망각, 거짓말이 갖는 기억으로서의 진실성을 말하였다. 또한 ‘법의 역사’의 문제로는 ‘건강가정’보호에 대한 계보학적 법담론분석을 수행하였다. 건강가정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강가정의 계보를 추적함으로써, ‘그러한 가족상이 관습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근대성의 산물인가’의 이분화된 사고를 해체하고, 또한 인구나 성에 대한 통제가 항상 금지법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도리어 보호담론이나 활성화담론과 같은 생산의 방식을 취하였음을 보이고자 하였다. 이로써 법의 후견주의적 보호가 정상화와 배제적 포섭의 의도를 그 보호담론 안에 숨기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한편 제4장에서는 포스트모던적 사유의 법문학에의 수용을 다루었다. 먼저 포스트모던 사유가 법문학의 네 대상영역들 -문학 속의 법, 문학으로서 법, 법의 문학에 대한 통제, 문학이론과 법학방법의 교환- 에 어떻게 근원적으로 내재해있으며, 동시에 어떻게 이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법이 문학을 다루는’ 차원에서 이해되었던 저작권문제에서, 작품이 통시적․공시적 문화 속에서 구성되는 차원과 독자의 독서행위를 통해서 새롭게 쓰여지는 차원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근대적 저작권법의 보호담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하였다. 또한 ‘문학이 법을 다루는 차원’에서는, 상처의 내러티브를 담아내는 동시대 작가들의 포스트모던한 서사와 시각이 인권의 고발과 발견, 그리고 실천에 가져다주는 새로움들을 구체적인 작품비평을 통하여 들여다보았다. 지난 10년 사이에 등단한 작가들 가운데서 특히 빈곤과 소외의 문제를 주되게 다루는 세 작가로 박민규, 윤성희, 김애란을 택하여, ‘산수로서의 법’, ‘역시나 부재한, 보물지도로서의 법’, ‘달아난 아비로서의 법’의 세 알레고리를 중심으로 검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