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판력은 확정된 판결의 내용이 가지는 규준성을 말하며 전소판결에서 판단한 소송물은 다시 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적어도 후소절차에서는 전소판결을 기초로 삼아야 하는 구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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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판력은 확정된 판결의 내용이 가지는 규준성을 말하며 전소판결에서 판단한 소송물은 다시 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적어도 후소절차에서는 전소판결을 기초로 삼아야 하는 구속력...
기판력은 확정된 판결의 내용이 가지는 규준성을 말하며 전소판결에서 판단한 소송물은 다시 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적어도 후소절차에서는 전소판결을 기초로 삼아야 하는 구속력이라고 설명된다. 만약 확정판결에 규준성이나 구속력이 인정되지 않고 당사자가 후에 다시 다투는 것을 허용한다면 당사자 사이의 쟁송은 언제까지라도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판력을 설명함에 있어서 전통적으로 「소송물=기판력」이라는 보편화된 관점이나 이론이 확고하게 적용되어 왔다. 이러한 등식 하에서 기판력의 범위는 결국 소송물의 크기(동일성)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결정되므로, 전자가 크면 후자도 당연히 크고 또 전자를 확장하지 않고서는 후자를 넓힐 수도 없다.
그러나 상품경제가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는 분쟁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수량이 대폭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의 분쟁해결, 즉 분쟁의 일회적 해결에 대한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소송법상 효력인 기판력의 활성화는 이미 소송법역사의 발전방향으로 되었으며 그 기능이 날로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논문은 기판력의 본질적 의미를 분석하고, 「소송물=기판력」이라는 전통적 의미가 현대사회에서 변화의 필요가 있는지, 소송물을 어떻게 특정할 것인지, 소송물 외에도 기판력이 미치는 객관적 범위가 있는지,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의 상대성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외국판결에 기판력을 인정할지, 재판상화해에 기판력을 인정할지 등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전개하였다. 즉 실정법상 규정된 기판력의 범위 및 그 범위의 확장, 실정법상 규정이 없는 경우 기판력 범위의 확장을 연구대상으로 한 것이다. 한마디로 본 논문은 판결의 안정과 분쟁의 일회적 해결을 위한 취지에서 기판력의 확장범위에 대하여 연구한 것이다.
본 논문은 상술한 연구대상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기판력은 더 이상 「소송물=기판력」이라는 공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얽매어서도 아니 됨을 깊이 느끼게 되었다. 즉 「소송물=기판력」이라는 공식에 예외가 있음을 발견하고, 그러한 예외가 단지 극소수의 개별적인 케이스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 재판상화해, 외국판결에 대한 기판력의 인정 등 면에서 이미 상당한 영역에까지 기판력이 미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결론적으로 소송물은 원고가 피고에 대한 주장이라는 점에서 방향성이 있는 것이지만, 기판력은 판결의 안정성이라는 차원에서 방향성이 없는 제도이며, 소송물은 원고가 자신에 유리한 주장만 하는 것이지만 기판력은 원고에게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미치는 양면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소송물의 성격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 특히 다국적 분쟁이 늘어나고 분쟁해결이 다양화됨에 따라 기판력제도는 판결의 안정성, 당사자의 적절한 권리보호, 소송자원의 경제적 운용, 공권력의 신뢰성 등 제반 차원에 입각하여 구체적 사안을 심리하는 판사의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운용이 필요하며 이러한 제반 취지하에서 기판력은 실정법상 규정된 그것보다 넓게 운용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