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문화가 지향해야 할 '총체적인 삶의 양식'이 상업주의적인 시각에 의해 재단되면서, 21세기에 새롭게 해석되고 창조되어야 할 우리의 전통문화는 '정량화되고 규격화되어 시장에서 ...
21세기의 문화가 지향해야 할 '총체적인 삶의 양식'이 상업주의적인 시각에 의해 재단되면서, 21세기에 새롭게 해석되고 창조되어야 할 우리의 전통문화는 '정량화되고 규격화되어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것과 팔릴 수 없는 것'으로 구분되고, 과거의 우리문화를 이루었던 정서인 이미 익숙해진 것이거나, 저절로 익숙해지는 것'으로서의 의미보다는 '의도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라는 의미로 기형화되어 왔다. 그리고 전통문화에 대한 우리의 이와같은 인식은 쉽게 상품화 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들로 겉치레 된, 그래서 어떠한 전통 문화적인 가치도 공유되지 않는 문화콘텐츠와 문화상품들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회문화적인 고찰을 요하는 대상인 우리나라 전통주 문화의 상징인 조선시대 가양주(家釀酒)를 연구소재로 설정하고 이를 문화콘텐츠화하는데 있어서, 효과적인 문화 분석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레마스( Algirdas J. Greimas ) 문화기호학의‘의미작용에 관한 분석틀’및 문화기호 생성을 위한 프로세스에 적용, 조선시대 가양주 문화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적 의미의 다의성(多意性)을 획득하고 이를 시각이미지화가 가능한 의미생성 경로모델에 적용함으로써, 정량화되고 규격화될 수 없는, 그래서 결코 획일화될 수 없는 전통문화의 원형적(原形的) 가치를 재확인하고, 이러한 과정을 프로세스화함으로써 문화콘텐츠개발을 위한 대안적 매뉴얼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문화기호학에서는 문화콘텐츠를 '문화원형 연구를 통한 핵심적이고 보편적인 문화코드를 도출하여 콘텐츠를 개발하고 유통하는 전략을 기획하는 총체적인 프로세스'라고 정의하면서 문화기호학이 문화 기호의 원형연구를 통한 콘텐츠 개발과 실용화에 매우 유용한 분석도구임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문화콘텐츠의 문화기호학적인 분석의 효율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알려진 그레마스의 기호사각형 도식과 의미생성 경로모델은, 여러 층위의 문화텍스트 사이에서 발생하는 의미작용의 개연성을 기호사각형을 통해 구체적으로 도식화함으로써 '문화원형'이라는 가치를 생성하게 하는 보편적인 모델을 제시하여, 문화콘텐츠 수용자들에게 문화원형에 바탕을 둔 문화기호의 다양성을 열어보임으로써, 문화콘텐츠 수용자들을 문화기호 해석의 능동적인 주체로 참여시키는 동시에 그 다양성이 추구하는 동일한 가치인 문화원형이라는 동질성의 근거를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개발의 실용화에 기여하고 있는 문화기호학의 이와 같은 분석적 기능을 연구방법으로 한 본 논문은, 제1장에서는 문화콘텐츠의 기호 생성을 위한 의미작용 방식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살펴보았고, 제2장에서는 조선시대 전통주(傳統酒)의 문화원형을 그레마스의 기호사각형 도식에 의해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대상 전통주들을 문화원형별로 분류하였다. 제 3장에서는 문화원형별로 분류된 전통주들을 의미생성 경로모델에 대입시켜 문화적 기의가 내포된, 기호화가 가능한 시각이미지 추출을 위한, 의미생성 경로과정을 고찰하였다. 문화텍스트 해석을 통한, 문화적 기의가 전제된 기호생성을 위한 문화기호학을 이해하고자 하는 제4장에서는 그레마스의 문화기호학적인 시각에서 조선시대 전통주의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한 5단계 프로세스를 제안함으로써 문화콘텐츠개발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제5장에서는 지속가능한 문화적 가치를 실용화하기 위한 문화콘텐츠 개발에 있어서 그레마스의 문화기호학이 제공하는 문화해석의 틀인, 문화원형 추출을 위한 기호사각형 도식과 의미생성 경로모델은 문화의 다의적 속성을 다양성의 가치로 이미지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분석도구임을 확인하였다.
본 논문의 제1장에서 고찰하였듯이, 문화콘텐츠 개발에 있어서 문화원형의 가치추출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는 개념적 난이성 뿐만 아니라 시각에 따라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는‘문화’의 다의적인 속성을 전제로 하는 문화콘텐츠 개발 과정에서, 자칫 모호해질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의 컨셉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문화원형의 가치 추출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콘텐츠 개발의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는 문화원형의 가치 추출을, 기호사각형 도식의 의미작용 방식에 의해 구체화하고, 이를 문화기호 생성을 위한 심층구조의 컨셉으로 적용하는 그레마스의 의미생성 경로모델은, 문화콘텐츠의 실용화를 위한 논리적인 프로세스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매우 유용한 분석도구임을 알 수 있었다.
문화를 형성하는 3가지 요인인 자연환경적 요인, 종교사상적 요인, 사회계층적 요인등을 바탕으로 그레마스의 문화기호론적인 분석방법에 의해 추출된 조선시대 술의 상징인 가양주 전통의 문화원형은 건강지향성, 정신적 가치 지향성, 조화로운 관계 지향성등으로 표출되고 있었다. 즉, 우리 전통의 사회 문화적 상징성이 함축된 가양주 문화의 특성은 태생적으로 반상업적이었고, 획일화될 수 없었으며, 따라서 정량화 될 수 없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가양주의 반상업성은 문화콘텐츠가 목표로 하는, 상업적 재화의 획득을 부정하는 의미가 아니다. 획일화된 보편성을 중요시하던 근대를 지난 탈근대에는 무엇보다도 정체성의 문제가 개인과 집단에게 더욱 중요해진다. 사람들은 돈을 주면 누구나 사서 먹을 수 있는 술보다도 집집마다의 가풍속에서 빚어진 듯한 술을, 진정으로 몸에 이로운 식보(食補)로서의 술을, 진정한 소통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술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나아가 집단의 정체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가양주의 반상업성은 획일화되고 정량화된 콘텐츠로서의 상업성이 아닌, 비획일화되고 비정량화된 콘텐츠로서의 상업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통주(傳統酒)의 문화콘텐츠 개발은, 전통주의 고유성을 하나의 가치로 획일화시키는 것이 아닌, 전통이라는 의미의 범주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의미작용하게 함으로써 근대적 상업성이 아닌. 탈근대적 상업성으로 문화콘텐츠의 실용화를 지향해야 한다. 동시에, 문화를 해석하고 창조하는 행위로서의 디자인 실천에 있어서 문화콘텐츠 개발 역시, 문화의 고유성을 발현하는 것을 지향해야 하며, 본 논제의 중심에 있지는 않았지만, 거시적인 시각에서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한국 디자인의 정체성 문제 또한,‘문화의 고유성 발현’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논리적인 프로세스를 진행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