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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명사제』의 건국신화 전승사적 성격 연구

        장기화 서울대학교 대학원 2021 국내석사

        RANK : 247599

        本文以朝鮮末期金在韶(1834-1901)創作的《東明事題》為研究對象,旨在分析其對高句麗建國神話的傳承形式、母題接受情況以及作品特徵,從而闡明《東明事題》在建國神話傳承史中的意義,並以此探討其在韓國神話史中佔據的地位。 正文第二章第一節從實證考察的層面上對《東明事題》展開書誌學的探討。從而確認現存的四種異本為相同形態的資料。同時,在對《東明事題》的內容進行考察的過程中,筆者確認曾經被認為是失傳資料的《高氏家乘》,其實就是《扶餘高氏世系録》。 第二節通過對東明王的祭祀情況和朝鮮末期文人對神話的認識進行考察,探究《東明事題》的創作背景。由《三國史記》等史書的歷史紀錄可知,從三國時代到朝鮮時代,歷代國王持續對東明王的墳墓進行祭祀,對此表現出極大的關心。同時由朝鮮後期文人李瀷、安鼎福、李鍾徽等人的著作可知,他們將神話視為歷史的態度十分顯著,這種認識態度在進入19世紀之後則表現出更為加強的一面。 第三章正式從建國神話傳承史的角度對作品展開分析。本文分別從形式和內容兩個層面考察了《東明事題》的特徵。從形式的角度探討了其對建國神話的傳承樣式,從內容的角度分析了其對建國神話母題的接受。 第一節按照時代區分了以東明王神話為素材創作的詠史詩作品,並對其特徵進行了考察。本文將高麗時代的《東明王篇》、《帝王韻紀》以及朝鮮時代的詠史樂府、懷古詩、連作詠史詩等作為比較對象,進而確認了《東明事題》具有以高句麗建國英雄朱蒙的生平傳記為素材,七言絕句連作型詠史詩的形式特徵。在詩的體裁上選擇短型詠史詩而不是長篇古詩,其理由可以歸納為金在韶的詩文創作能力不足。另外,這種詩體的選擇與作者希望作品能夠廣範傳播的意圖不無關係。 第二節確定了《東明事題》中所記載的朱蒙神話的敘事段落,並按照段落考察了母題的存在情況。分別從①已有母題的傳承與變異和②新母題的添加與擴張型重組方式,這兩個層面上考察其在母題接受上的特徵。通過與前代文獻資料的比較可知,《東明事題》在廣泛接受《三國史記》和《東明王篇》中出現的母題的同時,也添加了朱蒙的領土擴張、國家統治以及柳花治水等新的母題。由新添加的母題,可以判斷《東明事題》所記載的高句麗建國神話在美化建國主這一意圖下進行了擴張型重組方式。 第四章考察了《東明事題》在建國神話傳承史上的意義。19世紀末20世紀初,朝鮮王朝內部臨著瓦解的危機,外部面臨著列強的侵略。在這種時代氛圍下,《東明事題》的作者站在將東明王敘述成歷史實際存在人物的立場上,同時強調了東明王作為聖君的面貌。這可以理解為通過重新呼喚東明王,而實現英雄待望思想的一種敘述方式。 另一方面,19世紀朝鮮王朝對北方疆域的關心也表現出擴大的傾向,《東明事題》就是在這一歷史脈絡中產生的作品。高句麗的建國英雄朱蒙征服北方的領土,甚至將自己的勢力範圍擴張到中國東北地區,從這一內容中表現出其希望通過神話,來再次確認北方領土範圍的認識。這一認識在日佔時期通過近代歷史學者朴殷植等人得到了延續,他們同樣在文章中表現出了對朝鮮北方故土的關心。 본고는 조선 말기 金在韶(1834-1901)가 편찬한 『東明事題』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 고구려 건국신화의 전승 양식과 화소 수용의 양상과 특징을 고찰하고, 그것의 건국신화 전승사적 의의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동명사제』가 한국 신화사에 차지하는 위상을 살피고자 하였다. 제Ⅱ장 제1절에서는 실증적인 측면에서 『동명사제』에 관한 서지학적인 고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 확인되는 네 개의 이본은 내용이 모두 동일한 자료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동명사제』의 내용을 고찰하는 과정에서 그간 실전된 자료로 인식되어 온 『고씨가승』이 『부여고씨세계록』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제2절에서는 동명왕에 대한 제사와 조선 말기 문인지식인의 신화에 대한 인식을 고찰함으로써 『동명사제』의 창작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도모했다. 『삼국사기』등 문헌의 기록을 검토한 결과,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평양에 있는 동명왕 무덤에 국왕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제사를 지내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조선 후기 이익, 안정복, 이종휘 등 유가 지식인들이 신화를 역사화하려는 태도를 견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태도는 19세기에 들어와서 강화된 모습을 보인다. 제Ⅲ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동명사제』를 건국신화 전승사적 맥락에서 고찰하였다. 본고는 형식의 측면에서는 ‘건국신화의 전승 양식’에, 내용의 측면에서는 ‘건국신화의 화소 수용’에 주목하여 『동명사제』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제1절에서는 동명왕 신화를 소재로 창작된 영사시를 시대별로 검토하며 그 양식적 특징을 분석하였다. 고려시대의 「동명왕편」, 『제왕운기』와 조선시대의 영사악부, 회고시, 연작 영사시 등을 비교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동명사제』는 고구려 건국 영웅 주몽의 일대기를 다루며, 칠언절구 연작형 영사시의 형식으로 지어진 작품임을 알 수 있었다. 장편 고시가 아닌 칠언절구 단형 영사시 양식이 선택된 이유와 관련해서는 김재소의 작시 능력 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한편 이러한 형식을 취하게 된 또 다른 이유로 작품이 광범위하게 유포되기를 기대하는 저자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하는 추론을 해보기도 했다. 제2절에서는 『동명사제』에 나타난 주몽신화의 서사단락을 확정하고 단락별로 화소의 존재 양상을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각 단락 별로 그 내용을 검토한 뒤에, ①‘기존 화소의 전승과 변이’, ②‘새로운 화소의 추가와 확장형 재편방식’ 두 항목으로 나누어 화소 수용상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전대 자료와의 비교를 통해 『동명사제』는 『삼국사기』와 「동명왕편」의 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주몽의 영토 확장, 국가 통치, 유화의 치수 등의 화소를 새롭게 추가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추가된 화소들을 통해 『동명사제』에 나타난 고구려 건국 신화가 건국주를 미화하기 위한 의도 하에 이루어진 ‘확장형 재편’을 거쳤음을 알 수 있었다. 제Ⅳ장에서는 『동명사제』의 건국신화 전승사적 의의를 살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는 조선왕조가 무너져가는 와중에, 밖으로는 열강의 침략을 당했던 위기의 시대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동명사제』의 저자는 동명왕을 역사적 실존 인물로 보는 입장을 취하는 한편, 동명왕의 聖君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를 통해 동명왕 신화를 소환함으로써 영웅대망론을 구현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19세기에는 국가 차원에서 북방 彊域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동명사제』는 이러한 맥락에 놓여있는 작품이었다. 고구려 건국영웅 주몽이 북방의 영토를 정복하고, 중국 동북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한다는 내용을 통해, 『동명사제』에 반영된 북방 영토에 대한 신화적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일제강점기에 박은식 등 근대 역사학자들에게 이어져 조선 북방 고토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났다.

      • 함흥본 <바리데기> 연구

        윤준섭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2 국내석사

        RANK : 247599

        본 논문은 함흥본 <바리데기>의 서사문학적 특징을 밝히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를 통해 <바리데기> 연구의 지역적 균형을 회복하고 한국무속신화에서 지니는 함흥본 <바리데기>의 위상과 신화적 의미를 규명하려고 하였다. 제Ⅱ장에서는 함흥본 <바리데기>의 교합본(校合本)을 완성하여 논의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먼저 이전에 채록된 <바리데기> 자료와 새로 확보한 <바리데기> 자료를 개관(槪觀)하였다. 이 과정에서 새로 확보한 자료 중 음원과 영상자료를 직접 전사(轉寫)하여 이전의 채록된 함흥본과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선행 채록본이 지닌 오류를 수정하고 난해한 부분을 해석할 수 있었다. 또한 함흥본의 이본(異本)인 지금섬본과 이고분본을 비교하여 ‘조사환경’이 양호한 지금섬본을 선본(善本)으로 정하였다. 그 결과 지금섬A'본(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 녹음자료 채록본)과 지금섬B'본(국립예술자료원 소장 영상자료 채록본)을 저본으로 하는 함흥본의 교합본을 완성하였다. 제Ⅲ장에서는 함흥본의 교합본을 대상으로 서사문학적 특징을 구조, 인물, 세계관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1절에서는 구조적 특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첫째 함흥본은 문복을 기준으로 ‘덕주아 부인의 출산과 여덟 모녀의 죽음’과 ‘바리데기의 구약(救藥)여행’이 각각 외부와 내부 이야기가 되는 액자구조를 이룬다. 둘째 함흥본은 다른 지역본이 수평적 공간에서 서사가 전개되는 것과 달리 수직적 공간에서 서사가 전개된다. 이 점은 바리데기의 부모의 적강, 바리데기가 양육되는 장소, 바리데기의 구약여행을 통해 확인된다. 셋째 함흥본과 구복여행담이 구조적으로 상동관계(相同關係)에 있다. 즉 <바리데기>와 구복여행담은 주인공이 초월계를 왕래하는 회귀구조(回歸構造)를 지닌다는 점에서 상동관계에 있으며, 특히 함흥본은 다른 지역본과 달리 주인공이 노정에서 만나는 인물들과 상조적(相助的)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구복여행담과 더욱 긴밀한 관계에 있다. 2절에서는 함흥본의 주요 인물인 수차랑 선배, 덕주아 부인, 바리데기의 성격에 대해 논의하였다. 먼저 수차랑 선배는 바리데기 탄생 전에 천상으로 돌아가는 ‘부재하는 아버지’이며 가부장적 권위도 보여주지 않는다. 또한 그는 자신이 제안한 ‘딸 그만 낳기’를 위반하는 어리석은 인물이자, 그로 인해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떠나는 무책임한 인물이다. 다음으로 덕주아 부인은 수차랑 선배가 떠나자마자 병에 걸릴 뿐만 아니라 후반부에서 여섯 딸을 죽이고 자신마저 죽는다는 점에서 비극의 주인공이다. 결국 함흥본에서 수차랑 선배가 남긴 문제에 가장 고통을 받는 인물은 덕주아 부인이다. 그런데 다른 지역본의 어머니는 비극적인 여성으로만 그려지는 데 비해, 덕주아 부인은 비극적이면서도 여러 인물들에 의해 희화화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바리데기는 구약여행을 통해 모친의 병을 낫게 하거나, 양부(養父)인 수궁용왕의 관대관복을 지어주는 인물이다. 즉 바리데기는 모친과 수궁용왕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신성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본의 바리데기와 달리 골계적으로 잉태되거나 꽃을 훔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신성한 면모가 약화된다. 결국 함흥본의 바리데기는 신성성과 세속성이 공존하는 인물로 형상화된다. 3절에서는 함흥본의 후반부에서 보이는 바리데기가 무조신이 되지 않은 ‘특이한 결말’의 의미를 분석하여 함흥본의 세계관을 고구(考究)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함흥본의 문제해결양상을 액자구조로 분석하였다. 내부 이야기의 문제는 ‘덕주아 부인의 병’이며, 이 문제는 바리데기의 구약여행을 통해 해결된다. 그러나 함흥본은 외부 이야기에도 문제가 설정된다. 그것은 ‘집안이 망한다’는 비극적인 운명으로, 이 운명을 극복하고자 하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 것이 함흥본의 특징이다. 그 결과 함흥본은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여덟 모녀가 죽음에 이르는 비극적 결말을 맺는다. 위의 논의를 바탕으로 불교와의 관계, 무속의례에서의 위상과 관련하여 함흥본의 비극적 결말의 의미를 더욱 깊이 고찰하였다. 함흥본은 후반부에 등장하는 서인대사의 모습에서 불교의 영향이 감지된다. 이를 해석하기 위해 서울지역본과 함흥본이 구연되는 무속의례인 새남굿과 망묵굿의 망자천도(亡者遷都) 양상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새남굿에서는 바리데기가 불교의 신격인 지장보살보다 하위의 신격으로 망자를 천도한다면, 망묵굿에서는 망자보다 앞서 죽은 동년갑들이 망자를 천도하였다. 즉 망묵굿이 새남굿에 비해 불교의 영향을 덜 받았으며, 무속의 고유성 측면에서 볼 때 망묵굿은 상대적으로 무속의 고유성을 강하게 지니는 굿이다. 곧 함흥본에서 서인대사의 속임수와 그로 인한 덕주아 부인의 죽음은 무속이 불교에 대한 적대감을 표현하는 결말일 뿐만 아니라 불교 쪽으로 기울 수 있는 당골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까지 담고 있는 결말인 것이다.

      • 남매관계 설화의 형상화 양상과 의미 연구

        김준희 서울대학교 대학원 2021 국내박사

        RANK : 247599

        본 논문은 <달래나 보지>․<오누이 힘내기>․<여우누이>를 ‘남매관계 설화’로 묶어 설화 속에서 남매관계가 형상화되는 양상을 육체·감정·맥락·무의식이라는 시각에서 새롭게 논의했다. 육체와 관련하여, <달래>에서는 누이의 육체 일부가 감각의 대상으로 형상화되고 폐쇄적․일방향적으로 인식되면서 은폐된 남매관계가 나타난다. <힘내기>에서는 누이의 육체가 완력을 중심으로 형상화되는데 ‘성쌓기형’에서 누이의 힘은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굴절되며 ‘옷짓기형’에서 누나의 육체가 갖는 영향력은 대폭 축소된다. <여우>에서는 여우누이의 괴물화된 육체가 집중적으로 형상화되고 오빠들과 여우누이는 극단적으로 이질화되면서 파괴적 관계를 구축한다. 감정 이론에 따라 남매관계 설화를 살피면 <달래>에서는 오빠/남동생의 성욕과 죄책감, 누이의 슬픔이 주목된다. 이야기판에서는 오빠/남동생에 대한 혐오 혹은 음담적 흥미가 드러나지만 ‘연민’의 감정은 찾기 어려웠다. <힘내기>의 경우 ‘성쌓기형’에는 패배한 누이에 대한 제한적 공감과 지배 질서에 대한 두려움이 함께 나타나지만 ‘옷짓기형’의 감정의 밀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여우>에서는 여우누이로부터 유발되는 공포, 그 공포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흥미와 파괴적․윤리적 쾌감이 함께 드러난다. 남매관계 설화의 공간적․사회적 맥락을 읽으면 <달래>의 경우 남매의 문제에 공간은 무의미하며 남매 외의 가족·지역·국가 등의 관계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바 이는 남매관계의 고립성과 경계성의 지표이다. <힘내기>의 경우 ‘성쌓기형’과 ‘옷짓기형’에서 공히 남매는 대조적 공간을 구축하며, 가부장제․국가 권력 등 지배 질서와의 갈등 속에서 여성과 장사에 대한 배제와 제거를 실현한다. <여우>에서는 남매 갈등의 심화에 따라 공간이 분산되는데 이는 가족의 해체에 대응된다. 남매관계 설화의 형상화에 드러나는 이러한 육체와 감정, 그리고 맥락의 함의는 무엇인가? 먼저 오빠/남동생의 존재가 분열되고 대상화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달래>의 경우 오빠/남동생의 자살은 신체의 자기분열, 감정적 자기혐오를 의미하는데 이에 대한 화자와 청중의 희화적 시선도 나타난다. 이러한 파편성은 <힘내기>에서도 유사한데 ‘옷짓기형’의 경우 역사적 인물인 남동생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지만 그런 속성이 없다면 정체성이 취약해지는바 비극적 인물은 후대의 권력 유지, 공동체 결속과 관련하여 선택적으로 대상화되는 측면이 있다. 다음으로 누이의 불확정적 정체성에 주목해야 한다. <달래>에는 누이에 대한 불완전한 성적 대상화가 나타난다. 누이의 탄식은 오빠/남동생의 성욕에 대한 구체적 예측이나 가정을 동반하지 않기에 ‘달래나 보지’라는 탄식은 성욕의 표현이 아니라 욕망의 한정을 의미한다. <힘내기>나 <여우>에는 누이의 ‘혼성성’이 두드러진다. <힘내기>의 누이에게는 ‘유사 모성’, ‘여성 젠더에게 기대되지 않는 힘의 소유자’, ‘일시적으로 수행되는 남성성’ 등 모순적이고 혼종적인 속성이 부여되고, <여우>의 여우누이에게는 인간으로 보려는 시선과 괴물로 보려는 시선이 동시에 투영된다. 남매관계 설화에 함의된 오빠/남동생의 분열성, 누이의 불확정성은 알면서도 모르는 듯 대하는 무의식의 기제인 ‘부인(否認, disavowal)’을 통해 해명할 수 있다. <달래>의 오빠/남동생은 ‘도덕적 나’에 대한 욕망과 누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성기에 죄를 집중시킴으로써 성욕을 부인한다. <여우>에는 집안을 망치는 딸은 원치 않지만 동시에 부모의 결핍을 채워주는 ‘여우같은 딸’은 원하기 때문에 괴물 누이를 용인하는 부인이 나타난다. <힘내기>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가부장제·국가 권력과의 관계에까지 부인이 확장됨으로써 누이의 힘에 대한 이중의 부인이 나타난다. 이는 국가 권력을 무서워하면서도 욕망하고, 누이나 역사인물의 힘을 선망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전승주체의 부인과 관련이 있다. 남매관계 설화의 전승사적 맥락은 유관 설화인 <홍수와 남매혼>․<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의 비교를 통해 분명해진다. <홍수>는 남매에서 비롯된 인류의 존재를 긍정하기에 남매간 ‘금지’에 대해 무관심한 서사, ‘부인’이 발생하기 전에 남매가 문제를 극복하기에 부인이 부재하는 서사, 즉 ‘탈남매관계화’한 서사이다. <해와달> 역시 남매간의 성욕에 대한 부인이 이미 완료·소멸되었고, 남매간 ‘금지’도 전혀 언급되지 않는 ‘탈남매관계화’한 설화이다. 그 결과 이들 설화는 전승력이 약화되거나 전승주체의 변화가 발생한다. 남매관계는, 남매관계 설화를 현재까지 밀고 온 동력이다. This thesis discusses the representation and meaning of the ‘brother-sister’ relationship tales by combining <You would have asked for(달래나 보지 Dallae-na-bo-ji, Dallae for below)>, <Trial of strength between brother and sister(오누이 힘내기Onui-himnaegi, Himnaegi for below)>, and <Fox sister(여우누이Yeo-u-nui, Fox for below)> tales. The main discussion will be focused on the issue of ‘body’, ‘emotion’, ‘context’, and ‘unconscious’. In regard of the issue of ‘body’, in Dallae only a limited part of the sister's body is represented as an object of sensualization, and due to the closed, one-way perception regarding the sister, the brother-sister relationship is concealingly constructed. In Himnaegi, the sister's body is represented around her physical strength. In the ‘castle-building type’, the sister's strength is not fully approved and is refracted. The influence of her body in the ‘clothing type’ is greatly reduced. In Fox, the image of the fox sister is focused on revealing a monstrous body, while the heterogeneity among the brothers and the fox sister is maximized, establishing a destructive relationship. From emotion theories’ perspective, Dallae’s narration focuses on the brother’s sexual desire, his sense of guilt and the sister’s grief. Tellers and audience may reveal both hate/disgust and interest toward the brother, but it is hard to confirm the presence of ‘compassion’. In Himnaegi, the ‘castle-building type’ shows limited empathy toward the defeated sister and a fear for the ruling power. The ‘clothing type’ shows a relatively low density of emotions. Fox represents the horror of the monstrous fox sister while it is also possible for tellers and audience to have destructive and ethical pleasure as the brother's fear is consumed as entertainment. In terms of spatial and social aspects, the space in Dallae is a space of emptiness, and the family, local communities, and the government seldom appear, which leads to isolation and liminality. In Himnaegi, the brother and sister construct contrasting spaces both in ‘castle-building type’ and ‘clothing type’. The exclusion and removal of women and strength are realized through the conflicts with the patriarchy and state power. In Fox, dispersive spatial changes are responding to that brother-sister conflict and the family’s disorganization. Based on the above analysis, the meaning of brother and sister will be examined. The brother shows the self-division and objectification. In Dallae, his suicide is a ‘self-division of his body’ as well as self-hatred while tellers and audience may show views of ridicule toward the brother. Himnaegi also shares the fragmentary presence of the brother. Although the younger brother-historical person's influence plays a significant role in the ‘clothing type’, his identity becomes vulnerable without the attributes of historical figures, whose heroism is often associated with the maintenance of power and community solidarity of the present time with selective objectification. The sister’s identity is constructed with uncertainness. Dallae reveals incomplete sexual objectification of the sister; her sigh does not accompany specific predictions or assumptions about her brother nor about his sexual desire. The sigh, ‘Dallae-na-bo-ji(You would have asked for…)’ would eventually limit the existence of the brother’s sexual desires. In Himnaegi and Fox, the sister’s hybridity appears. In particular, the sister in Himnaegi consequently owns hybrid characteristics ― quasi-motherhood, ‘inappropriate’ strength of the female gender, and temporarily performed masculinity. In Fox, expectations for both humans and monster are projected onto the fox sister. The self-division of the brother and the ambivalence of the sister can be clarified through the conception of unconscious ‘disavowal’, which originates from the psychoanalytic approach. In Dallae, the brother’s desire for a ‘moral self’ and a fear for his sister drive him to concentrate on the ‘sin of the penis’ disavowing his sexual desire. In Fox, disavowal appears when we call for ‘daughter like a fox’ who is necessary to satisfy the parents’ deficiency, which leads to the continual appearance of monstrous fox sister. In Himnaegi, disavowal extends to the relationship through patriarchal system and state power, resulting in a double disavowal of the sister’s strength. Therefore we can also find out disavowal from transmitters who have ‘fear and desire for state power’ and ‘envy and fear for the strength of the sister and the brother(historical hero)’. The research expands to related tales such as <The Flood and Brother-Sister Marriage(Flood for below)> and <Brother and Sister who became Sun and Moon(Sun&Moon for below)> to explore the transmission historical context of the ‘brother-sister’ relationship tales. Flood is a relatively indifferent narrative about incest ban, because it affirms the existence of mankind that has prospered from the brother and sister’s marriage. Flood also does not carry disavowal of sexual desire, because the brother and sister overcome the problem and move toward a common goal before the disavowal happens. Therefore, Flood can be concluded as a tale that deviated from the brother-sister relationship. In the currently existing Sun&Moon the disavowal of sexual desire has already been completed and has disappeared in Korea's Sun&Moon, and the incest ban is also not surfaced at all. Therefore, the current Sun&Moon is also a tale that deviated from the brother-sister relationship. As a result, the transmission is drastically weakened or the subject of transmission has changed. Brother-sister relationship itself has been the engine of transmission so far.

      • 근대 계몽기 단군신화 연구 : 단군신앙 관련문헌을 중심으로

        박성혜 서울대학교 2016 국내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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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은 『신단실기(神檀實記)』, 『신단민사(神檀民史)』, 『규원사화(揆園史話)』, 『단기고사(檀奇古史)』에 수록된 단군신화를 대상으로 하여, 근대 계몽기에 향유된 단군신화의 전승양상과 재편 방식을 규명하고, 그 신화사적 의의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구조주의적 방법론을 수용하였다. 구체적으로 순차적 서사단락을 재구하여 단군신화에 나타난 화소들을 살펴보았고, 건국신화의 구성 원리인 신격기능체계를 끌어와서 단군신화의 재편방식을 고찰하였다. 우선 2장에서는 예비적 검토로 『신단실기』, 『신단민사』, 『규원사화』, 『단기고사』 의 서지 사항을 살피고, 단군신화의 서사단락을 재구하였다. 이를 통해 본고에서 다루고 있는 문헌을 『신단실기』, 『신단민사』와 『규원사화』, 『단기고사』로 계열화할 수 있음을 밝혔으며, 이들이 공유하고 있는 화소를 근거로 네 텍스트를 ‘단군신앙 관련문헌’으로 통칭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3장에서는 앞 장의 논의를 바탕으로 근대 계몽기 단군신화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먼저 단군신화에 나타난 화소들을 고찰하여 기존에 전승되던 화소들과 새롭게 추가된 화소를 구분하였다. 기존의 화소를 검토하여 단군신앙 관련문헌의 단군신화는 허목, 이익, 안정복과 같은 기호남인계의 단군 인식과 『운학선생사적』, 『오계일지집』과 같은 도교계 문헌들이 수용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다양하게 변용되거나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기자 화소와 헌원과 치우의 전쟁담, 요나라, 금나라, 청나라, 몽고족, 중국의 신화적 인물 등이 단군의 후예라는 화소를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단군신앙 관련문헌에서 환인, 환웅, 단군의 신격이 각각 확장형 재편, 대체형 재편, 통합형 재편으로 구성되었음을 분석하였다. 4장에서는 3장에서 고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근대 계몽기라는 시대적 배경 안에서 단군신화가 가지는 신화사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1절에서는 단군신화가 신화를 향유하는 집단의 필요가 있을 때마다 호명되어 재구성되었던 신화사적 맥락이 있었음을 지적함으로써, 시대적 요청에 따라 단군신화가 주목되는 현상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설명하였다. 2절과 3절에서는 근대 계몽기라는 시대적인 배경 안에서 단군신앙 관련문헌에 나타난 단군신화가 지닌 의미를 밝혔다. 근대 계몽기의 단군신화는 헌원과 치우의 전쟁담이나 기자 화소를 재구조화하는 과정에서 단군을 탈중화의 표상으로 만들었으며, 환인, 환웅, 단군, 부루와 같은 인물들이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서 여러 제도들을 정비하는 모습을 강조함으로써 문명화의 표상으로 만들었다. 나아가 『신단실기』와 『신단민사』는 일제의 간섭으로부터 단군을 신으로 모시는 대종교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기독교적 신관을 흡수하고 일본의 국체론을 배제하면서 단군신화를 경전화하였다. 그리고 『규원사화』와 『단기고사』에서는 역대 단군의 이름과 역년, 단군의 계보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과정들을 통해 단군신화를 역사화하려는 의도가 간취된다. 이처럼 신화가 경전화되거나 역사화된 것은 민족주의라는 당대의 강력한 이데올로기에 의해 단군신화가 종교화된 것을 의미한다.

      • 『명엽지해』 연구 : 작가의식을 중심으로

        황소령 서울대학교 대학원 2013 국내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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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本文通过对朝鲜后期文人洪万宗所著笑话集的序文、《蓂叶志谐》笑话本文(以下简称“笑话”)、评论进行分析,考察这部笑话集中所体现的作者意识。 《蓂叶志谐》是朝鲜后期收录笑话的一部作品集,记录了下层民众及士大夫阶层间流传的笑话。在此笑话集之前,已有《太平闲话滑稽传》,《村谈解颐》,《御眠楯》,《续御眠楯》,《钟离葫芦》等笑话集和《慵斋丛话》,《於于野谭》等杂录集的编撰,也有不少中国的笑话集和杂录集的流入朝鲜。在这种氛围下,《蓂叶志谐》诞生了。这部笑话集在一定程度上继承了前代笑话集的特征,却又具有自己独特的一面。 在正式探讨这部笑话集中的作者意识之前,先在2章中考察了洪万宗的生平及其笑话集的编撰。洪万宗是一个在文学上具有很高造诣的文人,却始终怀才不遇。他对许多领域都感兴趣,并留下了不少作品,其中反映他对民间文学的关心的,便是这部《蓂叶志谐》。接着本文对《蓂叶志谐》的体例及内容特征进行考察。这部笑话集在序文和跋文的具备、四字题目的统一、评论的添加和安排、注释和惯用语的使用等方面体现出了高度的系统性和统一性。由此可看出,洪万宗想使笑话集的体例更加系统化的意图,同时也体现出他对笑话集编撰的热诚。在对这部笑话集的内容特征进行考察时,笔者把其中的笑话分为愚行(愚蠢行为)谈及智慧谈两大类:愚行谈主要描述主人公因机械性地行动或无法正确判断情况而做出的愚蠢行为;智慧谈中主要是讲述主人公通过运用机智使自己摆脱窘境或者使对手落入困境的故事。 3章中,分析了《蓂叶志谐》中所体现的作者意识。首先,对序文进行探讨。洪万宗对笑话持肯定态度,特别重视笑话使人发笑及消除愁闷的功能。不仅如此,他还认为只要笑话能发挥这些功能,即使是荤笑话也无须忌讳,并表现出对荤笑话的肯定态度。 其次,本文分析了这部作品集中对前代笑话进行改写的内容。这部作品收录了多种类型的笑话,其中也不乏从前代笑话集而来的内容。但是对于这些笑话,洪万宗并非只是按部就班,而更多的是对其进行改写,从这些改写部分中能体现其作者意识。作者意识中最突出的是其对笑的强化和对国家选人的不满。第一,洪万宗对前代笑话的改写过程中,更加注重通过深化社会、人之间的矛盾来提高笑话的喜剧效果。然而他对女性过分的性欲表现相关的内容做了弱化处理,并通过男性的痴愚来维持笑话的喜剧效果。第二,洪万宗有意将一些前代笑话朝着揭露国家选人不公的方向进行改动,着重讽刺国家选人时托情、贿赂等不公正现象。 最后,通过对《蓂叶志谐》的评论部分探讨,考察了洪万宗的意识。本文将笑话与评论的关系和实物与成像的关系进行类比,定义为“反射”和“折射”两种关系,而折射中又包含折射A与折射B两种关系。洪万宗在对笑话进行评论时,大多使用折射关系,即他的评论并非针对笑话的核心内容,而是对其附属内容进行评论,通过对笑话的附属内容进行评论体现他对这部分内容的强调及重视。这些内容主要集中于批判表里不一和名实不符、强调孝道、批判政治世态三个方面。第一,在批判表里不一和名实不符的过程中,洪万宗在肯定人欲的存在的同时又主张节欲,比起名声,他更重视实质和内在。第二,洪万宗提倡无论父母生前或生后都要一贯履行孝道。不仅如此,他还讲孝视为身心修养的重要环节。第三,洪万宗强烈批判当时的政治事态,特别是对冤狱及诬陷抱有极大的不满。洪万宗的这些意识与当时朋党政治的社会现实及他在其中受挫的经历有着千丝万缕的联系。 본고는 조선후기의 문인 홍만종(洪萬宗, 1643~1725)이 편찬한 소화집의 서문, 『명엽지해(蓂葉志諧)』의 소화 본문과 논평을 고찰함으로써 작품집에 드러난 작가의식을 밝히는 데 목표를 둔다. 『명엽지해』는 조선 후기의 소화를 수록한 작품집이며 그 당시 조선에서 하층민과 지식인들에게 향유되었던 소화들이 실려 있다. 그 이전에는 『태평한화골계전』, 『촌담해이』, 『어면순』, 『속어면순』, 『종리호로』 등의 소화집과 『용재총화』, 『어우야담』 등의 잡록집이 편찬되었으며, 중국의 소화집이나 잡록집이 조선으로 유입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탄생한 『명엽지해』는 전대 소화집을 계승하면서도 자기만의 독자적인 특징을 지닌다. 본격적인 고찰에 앞서 제2장에서는 홍만종의 생애와 소화집 편찬, 『명엽지해』의 형식적ㆍ내용적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 홍만종은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불우한 삶을 살았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지녔던 만큼 적지 않은 저술을 남겼는데, 그 중 하나가 민간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편찬한 『명엽지해』이다. 이어서 『명엽지해』의 형식적ㆍ내용적 특징에 대해 고찰하였다. 『명엽지해』는 서발문의 구비, 네 글자 제목의 통일, 논평의 제시와 배치, 주석과 상투적인 용어의 사용 등에서 다른 소화집에 비해 고도의 체계성과 통일성을 지니고 있다. 이 점에서 홍만종이 소화집을 체계화하려한 의도는 물론 소화집 편찬에 대한 그의 정성과 열정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명엽지해』의 내용은 크게 우행담과 지혜담으로 나뉠 수 있다. 우행담의 경우 주인공이 기계적으로 행동하거나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여 웃음거리가 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지혜담의 경우 주인공이 지혜와 기지로 난감한 처지를 모면하거나 상대방을 곤란한 처지에 빠지게 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제3장에서는 『명엽지해』에 나타난 홍만종의 작가의식을 고찰하였다. 먼저 서문에서 소화에 대한 홍만종의 의식을 볼 수 있다. 그는 소화를 매우 긍정적인 시각에서 보고 있으며, 특히 소화의 웃음 유발 기능과 근심 해소 기능을 중시했다. 아울러 홍만종은 이러한 소화의 기능이 잘 발휘될 수 있다면 성소화도 꺼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였으며, 바로 이 점에서 성소화에 대한 홍만종의 긍정적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전대 소화의 변용에 나타난 작가의식에 대해 고찰하였다. 다양한 유형의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는 이 소화집은 전대 소화를 적지 않게 수용하였다. 그러나 전대 소화를 단순히 수용한 경우보다 개작한 경우가 더 많았는데, 개작 과정에서 홍만종의 작가의식을 드러낸 경우가 상당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웃음의 증폭과 인재선발 문제에 대한 고발이다. 전대소화와의 비교를 통해서 홍만종은 풍류보다 사회적ㆍ인간적 갈등의 심화를 통해 웃음의 효과를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여성의 성욕 표출과 관련된 내용은 되도록 약화시키고 남성의 잘못을 확대함으로써 웃음의 지향을 변경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는 전대 소화의 여러 이야기들을 인재선발 문제를 폭로하는 방향으로 변용하였다. 특히 인정청탁과 뇌물수수로 인한 인재선발의 불공평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명엽지해』의 논평을 통해서 홍만종의 작가의식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소화와 논평의 관계를 ‘반사’와 ‘굴절’ 두 가지로 유형화하였고 굴절의 경우 빛의 전환이 있는지에 따라 ‘굴절A’형과 ‘굴절B’형으로 다시 나누어 살폈다. 홍만종은 특히 굴절의 기법을 많이 사용했는데, 즉 소화의 주요 요소에 대한 평가보다는 부수적인 의미를 부각시키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본고에서는 홍만종이 이런 기법을 통해 표리부동과 명실상위를 비판하고, 효를 특히 중시했으며 정치세태에 대한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고 보았다. 표리부동과 명실상위에서는 홍만종이 인욕을 인정하는 동시에 절욕을 권장하는 심신수양의 태도를 지니고 있었고, 명성보다는 실질을 더 중요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효와 관련하여 그는 부모의 생전이든 사후든 효를 행해야 함을 주장했고 효를 심신수양의 중요한 한 방법으로 여겼다. 정치세태에 대한 비판에서 홍만종은 주로 억울한 옥사와 모함에 대한 소화의 논평을 통해 당시 정치세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였다. 그는 본문의 부수적인 내용을 핵심적인 요소로 부각시키면서 이를 확장하여 정치세태에 대한 비판으로 전환시켰다. 홍만종이 이런 태도는 붕당정치라는 당대의 현실과 그런 현실 속에서 겪었던 정치적 시련과 관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 심의린의 동화 운동 연구 : 옛이야기 재구성을 통한 조선어문학 교육을 중심으로

        김경희 서울대학교 2016 국내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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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심의린(沈宜麟: 1894-1951)은『조선동화대집』(1926)의 편찬자로 동화에 관심을 가진 국어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그의 생애를 새로운 자료로 조망한 결과, 예상했던 것보다 더 치열하게 조선어와 동화에 매진한 동화 운동가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의린의 주요 활동은 조선어 교육과 동화 운동이다. 1914년 재동공립보통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으로 1950년까지 줄곧 학교 교육에 몸담았다. 한일합방 이후 조선어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에서 국가의 존망이 달린 민족의 언어를 지키기 위해 조선어와 동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1923년 10월 취미와 실익을 목적으로 각 보통학교 선생의 집필로 탄생한『신소년』에 1923년 12월「눈보라의 노래」를 시작으로 1924년 1월「새해노래」라는 동시를 발표했다. 1924년 3월 전설「완고양반」이후 1924년 8월 동화「유복자의 효성」를 게재했다. 어린이 잡지에 동시를 발표하면서 시작된 그의 아동문학 활동은 전설과 동화로 옮겨갔고 이후 본격적인 동화운동으로 이어졌다. 심의린은『신소년』에 전설과 동화를 발표하던 즈음에 조선총독부에서『조선동화집』(1925)이 발간되는 것을 보고, 조선인의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을 담은『조선동화대집』을 출판하였다. 이는 조선총독부의 동화집과 조선 아동 문학가들의 외국명작동화집 발간이 주류를 이루는 출판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에 나온 조선동화집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의 내용을 확보하고, ‘실제 생활에 적합한 사상과 감정을 기를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의 이야기’를 통하여 조선의 어린이에게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심의린이 외국의 이야기가 아닌 조선의 옛이야기를 재구성하여 동화집으로 편찬한 것은 조선어 교육이 온전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현실과 관계가 깊다. 조선어 수업시간이 줄어들고 학교에서 조선어 사용이 금지되면서 조선의 어린이에게 조선의 사상과 감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은 조선인의 삶이 녹아있는 옛이야기를 즐기는 것이었다. 심의린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정신은 이에 그치지 않고『실연동화』(1928)로 이어졌다. 1920년대부터 ‘동화회’는 천도교 소년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방정환과 많은 아동 문학가들에 의해서 활발하게 번창했다. 심의린은 ‘조선어 화방 시간’, ‘학예회’, ‘동화회’에서 실제로 실연된 작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을 뽑아서『실연동화』를 구성하였다. 학생들이 취미생활로 동화 구연을 즐겼지만 작품 선정과 표현의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실제 실연에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과 감동을 주는 작품을 선별할 수 있는 교재를 편찬하였다. 심의린은 말하기 재료의 출판에 머물지 않고, 새롭게 등장한 근대 미디어인 라디오와 유성기에 눈을 돌렸다. 심의린은 1927년 2월 16일 개국된 경성방송국을 통해서 12월부터 라디오 동화 방송에 참여하였다. 그가 지속적으로 라디오에서 동화를 구연한 것은 이야기의 생생함을 소리로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의 표출이었다. 심의린의 실천적 교육 방안은 조선어 교육 레코드인『조선어독본』제1번 트랙 「바른 독법과 틀린 독법」에서 드러난다. 조선어를 정확하게 발음하고 의사소통의 편리함을 위해 표준어 습득을 독려하였다. 유성기 음반은 실제 언어의 어조와 억양, 발음, 장단, 고저 등 문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을 어린이의 음성으로 들려주어, 실제적 조선어 교육을 실천하였다. 라디오나 유성기가 고가의 제품이라서 당대 조선 어린이들이 근대 미디어를 접할 기회가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조선 어린이들은 학교, 도서관과 같은 공공장소와 청취회라는 공개적 모임을 통하여 이를 향유할 수 있었다. 심의린이 동화의 출판에 머물지 않고 라디오와 유성기까지 매체를 확장한 것은 당대 조선 어린이의 취미와 흥미 욕구를 반영한 결과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미디어의 발견과 활용은 옛이야기의 변용을 가져왔다. 심의린은『조선동화대집』에서 기존의 동화집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바보와 완고한 인물에 대한 옛이야기를 당대 가치관에 맞게 재구성하였다. 가난과 탐욕의 문제를 핍진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고유어와 상징어, 관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다양한 갈등 양상 전개를 통하여 어린이는 동화를 통해 실생활에 유용한 사상과 감정을 획득할 수 있었다. 『실연동화』는 조선의 이야기 문화와 일본 실연동화집 편찬의 영향으로 형성되었다. 조선 내부의 동화회와 말하기 수업, 학예회와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동화 실연을 위해서는 청중의 흥미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과 동화 선택이 필수적이다. 1920년대부터 일본은 동화협회를 중심으로 유명 구연가의 작품을 실연동화집에 지속적으로 발간하여 다양한 소재를 제공하였다. 심의린은 조선 어린이 문화와 일본의 영향으로 야심차게『실연동화』를 출판하고 연속 간행을 목표로 하였지만 2집의 존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 개인의 노력으로 실연에 필요한 흥미로운 재료들을 선별하고 실연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당대 구연문화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조선동화대집』과『실연동화』에 유일하게 공통된 작품인「멸치의 꿈」은 헛된 꿈으로 점철되어 있는 멸치를 통해서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상을 직시하고 현명하게 살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멸치의 꿈」은 심의린이 재구성한 옛이야기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현대 출판되는 전래동화전집과 교과서에 수록되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심의린은 조선의 옛이야기를 주로 다루었지만, 간혹 외국동화의 서사를 적극적으로 개작하여 조선적인 이야기만으로 표현할 수 없었던 주제의식을 표출하기도 하였다.『조선동화대집』에서는 그림형제의 「개구리 신선」, 「사냥꾼의 소원」, 「똑같은 재주」를 「개구리 왕자」, 「어부와 그의 아내」, 「재주가 좋은 네 형제」로 개작하였다.『실연동화』은 그림형제의「황금거위」와「괴물 그리핀」을 재구성하여「삼남의 비행선」으로 승화시켜 조선 어린이의 진취적인 양상을 장편으로 보여주었다. 라디오에서는 안데르센의 명작「부싯깃 통」을 2회 방송하여 볼품없는 주인공이 세상과 맞서 대결해 승리하는 과정을 들려주었다. 심의린은 옛이야기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당대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동화 운동가였다. 그는 학교 교육 안에서 어린이들을 대하며 몸소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조선어와 동화에 대한 기획을 조용하면서도 힘 있게 펼쳐나갔다. 심의린은 살아있는 조선의 옛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세상의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만을 고집하는 완고한 인물의 허상을 꼬집고, 어린이가 주인공이 되어 고난과 맞서 싸우며, 더 넓은 세상에 대한 도전을 통하여 어린이에게 현실의 문제를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 주었다. 일제강점기 소년운동 중심의 아동 문학가들이 외국동화집 출판에 주력할 때, 심의린은 조선의 옛이야기를 어린이의 흥미에 맞게 재구성하였다. 또한, 구연에 있어서 청중의 시선을 오래 지속하기 위한 발성, 동작, 이야기 내용 등 구체적인 방법을 체계화하였다. 심의린의 조선어와 동화에 대한 기획은 한국아동문학사 뿐만 아니라 한국국어교육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자못 크다. 한국국어교육사에서 일제강점기는 단절기, 암흑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심의린이 문법 교육에 속담, 시조, 사자성어를 자주 사용하고, 동화 안에 속담이나 사자성어, 관용어 등을 많이 활용한 것은 조선어와 동화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서로 연계되면서 일관된 교육적 효과를 지향한 부분이다. 이는 동화가 조선어 교육을 위한 최고의 자료라고 하는 그의 믿음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시대를 앞선 안목을 바탕으로 조선어와 동화의 통합 교육을 다각적으로 실행한 선구적 교육자가 바로 심의린 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제, 한국아동문학사와 한국국어교육사에서 심의린이 이루어낸 조선어와 동화에 대한 끊임없는 실천적 노력을 주목해야 할 때가 되었다.

      • 제주도 역사 전설과 그 본풀이에 나타난 기억서사의 형성원리 연구

        이소윤 서울대학교 대학원 2021 국내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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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전설과 당신본풀이에는 고려시대 삼별초의 입도[1271년(원종12)], 조선시대 천미포 왜란[1552년(명종7)]으로 대표되는 왜란, 이형상의 신당 철폐[1702년(숙종28)], 신축년 난리[1901년(광무 5년)]와 같이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각편들이 다수 발견된다. 이는 제주도에서 전설과 당신본풀이가 공식적인 역사 기록이 부재한 공동체의 기억을 증언하고 반추하는 역할을 했음을 암시한다. 본고에서는 이렇듯 오랜 전승기간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면서 하나의 특정한 이야기 형태로 집약된 기억을 ‘기억서사’라는 용어로 개념화하였다. 이를 통해 본고는 제주도 역사 전설과 본풀이를 대상으로 ‘기억서사’의 양상을 파악하고 해당 역사적 사건의 형상화를 가능하게 한 ‘기억서사’의 형성원리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특히 전설과 신화라는 갈래에 따른 차이를 고찰함으로써 기왕의 설화 갈래 연구를 한층 쇄신하고자 하였다. 2장에서는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네 가지 역사적 사건과 관련한 자료들을 전설과 본풀이로 나누어 시간순으로 검토하였다. 3장에서는 기억서사의 네 가지 양상을 분석하였다. 먼저 고려시대 삼별초와 관련한 전설에서는 항파두리토성 인근 마을들을 중심으로 군사기지로서의 마을 지도가 그려진다. 특히 여몽연합군에게 항파두리토성으로 들어갈 방도를 알려주는 아기업게는 그가 생존을 위해 성 밖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음을 암시한다. 한편, 고려시대 삼별초와 관련한 당신본풀이들에서는 의도적으로 항몽의 맥락을 망각하는 각편들이 존재한다. 때로는 김통정을 선인으로 그려내기 위해, 때로는 김통정을 악인으로 그려내기 위해 항몽의 맥락을 지우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제주도에서 벌어진 왜란과 관련하여 토산당 관련 전설에서는 토산리 마을 외부인들의 토산당 뱀신앙에 대한 혐오가 강하게 드러난다. 이로 인해 토산리에서 채록된 일부 각편에서조차 토산당 여신의 존재는 부정된다. 그럼에도 이들 각편에서는 마을 여성을 겁탈하는 왜구의 존재가 명시되어 있다. <자운당본풀이>에서는 토산당 여신이 왜란을 막아준 보답으로 신풍리 본향당의 남신에게 첩으로 시집을 오던 중 자운당에 눌러앉게 되었다고 구송한다. 이에 맞서서 <토산알당본풀이>에서는 왜구의 침입을 여신이 마을 사람들에게 주는 징벌로, 따라서 여신과 남신의 혼인을 왜구의 침입과는 무관한 일로 설명한다. 이형상의 신당 철폐와 관련한 전설에서는 제주 신당에 대한 이형상의 패배를 말하는 각편이 있는가 하면 이형상의 승리를 말하는 각편이 있다. 본고에서 주목한 것은 후자의 경우에 문명화 사명들이라는 기치 아래 이전에 존재하던 다른 역사적 인물들의 전설들이 이형상으로 규합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형상의 신당 철폐와 관련한 본풀이에서는 이형상의 신당 철폐를 인정하면서 그 이후로부터 신당의 재건을 말하는 본풀이들이 있는 한편, 이형상의 신당 철폐를 부정하면서 신당의 영속을 말하는 본풀이들이 존재한다. 곧 마을 신당의 목적에 따라 이형상의 신당 철폐 역시 때로는 생략되는 것이다. 신축년 난리 관련 전설에서는 난의 시발점으로 무법천지의 사태를 가져온 프랑스 신부들의 치외법권을 지적한다. 그로 인해 기존 제주도의 법이 증발되어버린 상황에서 이재수는 그 스스로가 법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했다는 점에서 영웅으로 기억된다. 이에 비추어볼 때 상대적으로 본풀이에서 이재수는 잘 호명되지 않는다. <고도채비본풀이>에서는 이재수가 아닌 고도채비라는 인물을 신축년 난리의 영웅으로 기억하여 조상신으로 모시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본풀이가 역적으로 죽임을 당한 이재수를 은폐하고 그 대신 고도채비를 군웅조상신으로 내세우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고도채비는 이재수의 그림자 영웅이다. 이상의 고찰을 종합하여 4장에서는 기억서사의 형성원리를 갈래별로 규명하였다. 우선 전설 기억서사의 형성원리는 ‘오기억’이다. 오기억은 제보자의 구연 내용에 대해 조사자나 청중의 논쟁이 즉각적으로 허용되는 이야기판의 성격과 관련이 깊다. 특히 제주도민의 집단기억이라는 층위를 고려하면 전설에 드러나는 오기억은 제주도 ‘내부’와 ‘외부’를 중심으로 나름의 규칙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신당 철폐의 경우 이형상이 서련 판관, 기건 목사와 혼동되어 나타나는데 이는 서련 판관의 기념비나 기록 문헌이라는 명백한 증거물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오기억이다. 더욱이 이형상이라는 강력한 제주도 ‘외부’는 서련 판관이나 기건 목사와 같은 다른 ‘외부’를 압도하는데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외부’에 대한 무차별적 인식이다. 삼별초와 관련해서는 복수의 외부가 등장하는데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해서는 차별적 인식이 나타난다. 삼별초라는 ‘외부’와 제주도 ‘내부’ 사이에 동질성을 강조하는 전설에서는 김통정이 싸우는 대상을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적군으로 설정함으로써 삼별초라는 동질적 외부와 제주도 내부를 하나로 재편하려 한다. 반면 여몽연합군이라는 ‘외부’와 제주도 ‘내부’ 사이에 동질성을 강조하는 전설에서는 김통정을 진나라 진시황과 같은 확실한 이질적 외부로 규정함으로써 제주도 내외부의 관계를 정립한다. 신축년 난리와 관련하여 이재수는 철저히 제주도 ‘내부’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천주교가 서구적 근대로서 이질적 외부를 표상한다면 그와 비교할 때 한양 조정은 동질적 외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양 조정에 의해 이재수가 역적으로 규정되고 처형되는 결말은 한양 조정이 ‘외부’에 방점이 찍히는 동질적 외부임을 자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왜란과 관련해서 나주 출신의 뱀여신은 이미 토산리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신앙이라는 점에서 ‘동질적 외부’를, 왜구는 그런 동질적 외부를 밀어낸다는 점에서 ‘이질적 외부’를 상징한다. 그런데 토산리에는 토산당 뱀신앙의 위력을 증언하는 외부의 전설에 맞서 토산당 뱀신앙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전설이 존재한다. 토산당 뱀신앙의 존재를 부정하면서도 뱀으로 변한 처녀가 왜구를 쫓아냈다는 전설에는 그러한 오기억 너머로 억압된 기억이 있음을 암시한다. 본풀이가 구송되는 굿판은 전설이 구연되는 이야기판과 달리 심방의 구술이 조사자 혹은 청중의 기억과 다르다고 해서 즉각적인 논쟁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본풀이 기억서사의 형성원리를 검토하는 데 있어서 본풀이가 불리는 굿판이 ‘의례’의 현장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본풀이 기억서사의 형성원리는 바로 ‘폐제’와 ‘흔적’이다. 일련의 본풀이들에서는 해당 역사적 사건을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인식하는 ‘폐제’의 형성원리가 작동한다. 신당 철폐 관련 본풀이에서 신당 철폐의 맥락이 폐제된 것은 <김녕당본풀이>와 <두리빌렛당본풀이>이다. 특히 <김녕당본풀이>에서는 신당 철폐뿐 아니라 고총 치산도 폐제되어 있는데 이는 ‘외부’ 사이의 연결성을 차단하기 위한 본풀이의 전략이다. 삼별초 관련 본풀이에서도 김통정을 등장인물로 내세우면서도 항몽의 맥락을 망각하는 본풀이들이 존재한다. 김통정의 입도로부터 설촌이 된 유수암리는 여몽연합군에 의한 학살의 기억이 있다. 따라서 <금덕리당본풀이>는 김통정을 숭앙하기 위해 항몽의 기억을 지운다. 유수암리의 설촌에 삼별초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사실은 김통정으로 대표되는 고려 삼별초가 이 마을의 ‘구성적 외부’로 자리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와 반대로 지형상 예로부터 왜적을 방비하기 위한 마을이었던 고내리는 여몽연합군과 긴밀히 연결된 마을로서 <고내본향당본풀이>에서는 김통정을 악인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항몽의 기억을 없앤다. 역으로 고내리에서는 여몽연합군이 ‘구성적 외부’였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동질적 외부’로 자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신축년 난리 관련 본풀이에서 이재수를 폐제하고 있는 것은 <고도채비본풀이>이다. 신축년 난리는 제주도 ‘내부’를 상징하는 인물이 역사의 전면에 나선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인물이 역사에 ‘역적’으로 기입된다는 사실은 문제적이다. 본풀이가 기억하고 싶은 것은 역적으로 형장의 이슬이 되어버린 영웅이 아니라 임금의 어사품을 하사받고 당당하게 귀향한 영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이재수는 폐제될 수밖에 없다. 특정한 본풀이들은 역사적 사건 혹은 역사적 인물을 ‘흔적’의 형태로 간직하고 있다. 이때 ‘흔적’은 ‘기억’되어 남은 것을 뜻하면서도 그 안에 ‘망각’의 요소를 포함한다. <외도본향당본풀이>는 이형상의 신당 철폐에도 불구하고 신당이 살아남아 마을 주민과 함께 4.3사건을 목격했다고 증언한다. 이형상의 방화는 신당이 마을의 역사와 함께 영속했음을 주지하는 ‘흔적’인 것이다. 주목할 것은 신당이 4.3사건 당시 제주도민이 겪은 고통의 원인에 대해 제주도 ‘외부’의 행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이상과 같이 본고에서는 ‘기억서사’라는 개념을 통해 제주도 역사 전설과 그 본풀이를 다각도로 논의하였다. 그동안 구비문학에서 기억이론이 방법론으로 원용된 적이 있지만 전설과 신화라는 양 갈래를 대상으로 한 총괄적인 논의는 드물었다. 이러한 사실을 상기하면 본고는 구비문학에 나타난 기억서사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본고에서 제시한 기억서사의 형성원리는 다른 전설과 신화 해석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기억서사 관련 자료의 확장과 한 단계 심화된 논의는 차후의 과제로 삼고자 한다. From Dangshin Bonpuri and the legends of Jeju Island are found many versions of episodes that are based on historic events, such as the entrance of Sambyeolcho into Jeju Island in the Goryeo Dynasty in 1271 (the 12th year of the reign of King Wonjong); Japanese invasions, as represented by the Cheonmipo Japanese Invasion in 1552 of the Choson Dynasty (the 7th year of the reign of King Myungjong); Lee Hyung-sang’s removal of Shindangs (shrines) in 1702 (the 28th year of the reign of King Sookjong); and the Disturbances of the Year of White Ox (Shinchuk) in 1901 (the 5th year of Kwangmu). This indicates that Dangshin Bonpuri and the legends of Jeju Island took a role of evidencing, and reflecting on, the memories of the community while in the absence of official historical records. This paper conceptualizes the term “memory narratives” as narrativized memories that are verbally transmitted for a long transition period and condensed into a single, specific form of a story. Here this paper attempts to assess aspects of “memory narratives” and derive the formation principles that enabled the embodiment of the historic events, particularly with an aim to further revamp the existing study of tale branches through analysis of differences between myths and legends. In Chapter 2, this paper offers a chronological evaluation of the materials related to the four historic events that are to be discussed hereafter, categorizing them into legends and Bonpuri. In Chapter 3, this paper evaluates the four aspects of memory narratives. First, in the legend of Sambyeolcho in the Goryeo Dynasty is illustrated a map of a village as a military base around the villages near the Hangpaduri Fortress. The presence of Agi Upge (a girl baby-watcher) who reveals to the Yeomong Allied Forces how to enter the fortress indicates that she had but to leave the fortress for survival. In Dangshin Bonpuri related to Sambyeolcho in the Goryeo Dynasty, there are versions of episodes that intentionally ignore the anti-Mongolian aspects of the historic events. The episodes intentionally neglects the anti-Mongolian context in order to portray Kim Tong-jung as a good person at a time, and as a villain at another occasion. Second, regarding the Japanese invasion of Jeju Island, the legend of Tosandang reveals strong disgust held by the outsiders from the Tosan-ri village towards the snake faith of Tosandang. As a result, the existence of the Tosandang goddess is denied even by parts of episodes collected in Tosan-ri. Nevertheless, in the episodes, the existence of the Japanese invaders is specifically mentioned in relation to the snake faith of Tosandang. With this in consideration, the existence of “Jaundang Bonpuri” is significant, as the goddess of Tosandang is said to have settled down in Jaundang while on her way to get married as a concubine to the god of Shinpung-ri Bonhyangdang in exchange for the god’s thwarting of the Japanese invasion. In comparison, “Tosanaldang Bonpuri” explains the Japanese invasion as a punishment from the goddess to the village, disregarding the goddess’ marriage with the god as irrelevant to the Japanese invasion. In the legend related to Lee Hyung-sang’s removal of Shindangs, there is a version of an episode that talks of Lee Hyung-sang’s defeat against Jeju Shindangs, while another version mentions Lee Hyung-sang’s victory. This paper has noted that, in the case of the latter version, the legends of other historical figures that previously existed under the name of civilization missions are combined into Lee Hyung-sang. In Bonpuri related to Lee Hyung-sang’s removal of Shindangs, his removal is acknowledged and then followed by Bonpuris that discuss the reconstruction of Shindangs, while there are another version of Bonpuri that denies his removal and claims persisting existence of Shindangs. That is, Lee Hyung-sang’s removal of Shindangs is occasionally neglected depending on the purpose of a village’s Shindang. The legend regarding the Disturbances of the Year of White Ox (Shinchuk) points to extraterritorial rights granted to French priests that triggered the rebellion and lawless disorder. In the absence of the existing order in Jeju Island, Lee Jae-soo is remembered as a hero who attempted to address the situation with the laws. In light of this, however, he is relatively little mentioned in Bonpuri. This is because in “Godochaebi Bonpuri,” the episodes considers Godochaebi, not Lee Jae-soo, to be a hero during the Disturbances of the Year of White Ox (Shinchuk) and therefore to be the ancestral god. This suggests that Bonpuri plays down and conceals Lee Jae-soo, who was executed as a traitor, and instead presents Godochaebi as the warlord ancestral god (Gunwoong ancestral god). In this context, Godochaebi is a shadow hero. In Chapter 4, this paper combined the considerations discussed above to determine the formation principles of memory narratives by branch. First, the formation principles of memory narratives in legends is “false memory.” False memory is deeply related to the nature of the place of storytelling which immediately allows inquisitors and audience to argue about an informant’s oral performance. Considering the hierarchy of Jeju Island residents’ collective memories in particular, it can be derived that false memory as revealed in the legends displays certain regularities that are centered on the “internal” and the “external” of Jeju Island. In the case of the removal of Shindangs, Lee Hyung-sang is often confused to be Judge Seo-ryeon and Moksa Ki-gun, and this is noted as false memory despite the presence of obvious evidence such as the monuments of Judge Seo-ryeon or documents of Moksa Ki-gun. Furthermore, the powerful “external” figure of Jeju Island, Lee Hyung-sang, overwhelms other “external” figures such as Judge Seo-ryeon and Moksa Ki-gun, revealing indiscriminate perception on the “external.”In regards to Sambyeolcho, there are multiple external figures, resulting in differentiated perceptions on them. In the legends emphasizing homogeneity between the “external” that is Sambyeolcho and the “internal” of Jeju Island, the target Kim Tong-jung attempts to fight is set as an enemy of unclear identity, and thus attempting to reorganize the homogenic external of Sambyeolcho and the internal of Jeju Island into one. In contrast, in the legend emphasizing homogeneity between the “external” that is Yeomong Allied Forces and the “internal” of Jeju Island, Kim Tong-jung is defined as the heterogenous external, just like Qin Shi Huang of the Qin Dynasty, and thus reconstruct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internal and the external of Jeju Island. It is to be noted that Lee Jae-soo was strictly the one that represented the “internal” of Jeju Island with regards to the Disturbances of the Year of White Ox (Shinchuk). When the Catholic represented the heterogeneous external as the Western modern, the Hanyang regime was recognized as the homogeneous external in comparison. Nevertheless, the ultimate results in which Lee Jae-soo was deemed a traitor by the Hanyang regime and executed triggered the recognition that the Hanyang regime was the homogeneous external with a focus on the “external.” With regards to the Japanese invasions, the snake goddess of Naju is the “homogeneous external” in that she represents a faith with controlling influence on Tosan-ri; and the Japanese forces the “heterogeneous external” in that they push away the homogeneous external. On another note, in contrast to the external legends evidencing influence of the snake faith of Tosandang, there is a legend in Tosan-ri that claims the snake faith of Tosandang did not exist from the beginning. The legend that states a virgin who turned into a snake forced out the Japanese forces, while denying the existence of the snake faith of Tosandang, suggests the presence of suppressed memory beyond false memory. Unlike the place of storytelling in which legends are orally performed, the place of a shamanic rite in which Bonpuri is orally performed does not allow immediate arguments when oral statements from a Simbang are different from the memories of inquisitors or audience. In reviewing the formation principles of memory narratives in Bonpuri, it should be considered that the place of a shamanic rite is a site of ceremony. The formation principles memory narratives in Bonpuri are the “foreclosure” and “traces.” First, in a series of Bonpuris, the principle of “foreclosure” are in place in which certain historic events are perceived to have never occurred. In Bonpuri related to the removal of Shindangs, the context of the Shindang removal is foreclosed in “Kimnyeongdang Bonpuri” and “Duribiletdang Bonpuri.” Particularly in “Kimnyeongdang Bonpuri,” Gochong Chisan (maintenance of ancestral old tombs) is also foreclosed in addition to the Shindang removal, and this is Bonpuri’s strategy to prevent the connection among the “external.” In Bonpuri related to Sambyeolcho, there also exists Bonpuri that forgets the anti-Mongolian context while presenting Kim Tong-jung as a protagonist. Yusuam-ri, a town that was formed as a result of Kim Tong-jung’s entrance into Jeju Island, has a memory of the massacre by the Yeomong Allied Forces. Therefore “Geumdeok-ri-dang Bonpuri” erases the memory of the anti-Mongolian movement in order to pay homage to Kim Tong-jung. The fact that Sambyeolcho was deeply involved in the formation of Yusuam-ri suggests that Sambyeolcho of the Goryeo Dynasty, represented by Kim Tong-jung, might have positioned itself as the “compositional external” of the village. In contrast, Gonae-ri, a village that took a role of defending against the Japanese forces from ancient times, is a village that’s closely related to the Yeomong Allifed Forces, and in “Gonae Bonhyangdang Bonpuri”, the memory of the anti-Mongolian movement is removed in order to shape Kim Tong-jung as a villain. Conversely, in Gona-ri, it is possible to conjecture that the Yeomong Allifed Forces might have positioned itself at least as the “homogeneous external,” if not the “compositional external.” In relation to the Disturbances of the Year of White Ox (Shinchuk), there is Josangshin Bonpuri (Bonpuri to ancestral gods), that is, “Godochaebi Bonpuri.” Lee Jae-soo is a figure that represents the “internal” of Jeju Island, and the fact that he is at the forefront of the history is a distinctive difference from other memory narratives. The problem is that such a figure representing the internal of Jeju Island is recorded as a “traitor” in history. “Godochaebi Bonpuri” emphasizes that this Bonpuri fails to acknowledge the Disturbances of the Year of White Ox (Shinchuk) as a “sin” of the people. From this standpoint, Lee Jae-soo is bound to be foreclosed. What Bonpuri intends to remember is not a hero who was executed as a traitor but a hero who proudly returned home after being awarded the king’s rewards. Not every Bonpuri uses foreclosure as the formation principle. Certain series of Bonpuris retain historic events or historical figures in the form of “traces.” At this time, the “traces” mean being “remembered” to remain, while containing elements of “oblivion.” “Oedo bonhyangdang Bonpuri” testified that, despite Lee Hyung-sang’s removal of Shindangs, the shrines survived to witness the April 3rd Uprising and Massacre in Jeju with villagers. Lee Hyung-sang’s arson is a “trace” that indicates Shindangs’ persisting existence with the history of the village. It is to be noted that Shindang explains that the cause of Jeju residents’ suffering during the April 3rd Uprising and Massacre was but due to activities of the external of Jeju Island. As summarized above, this paper discusses the historical legends and Bonpuri of Jeju Island from various perspectives through the concept of memory narratives. While the memory theory has been used as a methodological approach in oral literature, the concept has been only partially discussed and there has rarely been a comprehensive discussion of the two branches of legends and myths. Given this, this paper would like to note its significance in that the memory narratives in oral literature are substantially discussed. The formation principles of memory narratives as suggested by this paper can be applied to analysis of other legends and myths. The focus of this paper is specifically limited to the topic of the historical legends and Bonpuri of Jeju Island, however, and expansion of discussions around the materials of memory narratives and further analysis are to be visited at a later time.

      • 동아시아 <손 없는 색시> 설화 비교 연구

        황소령 서울대학교 대학원 2023 국내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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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논문은 동아시아 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손 없는 색시> 유형의 설화를 비교하여 내용적 동이(同異)와 의미를 밝히고, 나아가 서구 설화와의 비교를 통해 문화적 맥락을 구명했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 12편, 중국 46편, 일본 67편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거기에 나타난 여성 통제와 해방, 가부장제와 탈가부장제 등의 문제에 대해 고찰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동아시아 <손 없는 색시> 설화의 유형과 성격에 대해 조망하였다. 이 유형의 설화는 시가축출형(6개 단락)과 시가이탈형(5개 단락)으로 나누었다. 이어서 시가축출형의 성격을 비교해 보았다. A단락은 계모의 음모 방식이 다양하지만 세 나라 설화는 계모의 학대와 부정 누명을 씌우는 화소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력자의 유무, 손의 절단 공간, 계모의 성격 등의 내용에서 차이를 보인다. B단락은 남녀 주인공의 결혼, 은신과 발각 화소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남주인공의 신분이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 설화의 경우 곰과 원숭이 조력자가 등장하는 화소가 특징적이다. C단락에서 여주인공은 편지조작 때문에 축출되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그 내용으로는 여주인공이 비정상적인 아이를 출산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D단락에서는 여주인공의 손이 물을 통해 재생되는데 그 과정에서 조력자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은 친어머니와 새, 중국은 도교신선과 동물, 일본은 불교 신불과 동물이 조력자로서 등장한다. E단락에서 남주인공은 장사꾼(한국), 승려(일본)로 분장하여 여주인공을 찾아 나선다. F단락에서 악한 계모를 징치하는 주체는 피해자 여주인공이 아니라 하늘, 신, 남편, 아버지, 아들 등 제3자로 그려진다. 2장 3절에서는 세 나라의 시가이탈형의 성격에 대해 살펴보았다. A단락에서는 한국의 경우 계모의 음식 먹이기, 조력자 이복형제 자매의 등장이 특징적이고, 중국의 경우 친어머니와 간부 적대자 화소가 특징적이다. 일본의 경우 여주인공의 베 짜기 솜씨에 대한 질투가 나타나는데, 이는 시가축출형에 없는 화소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B단락에서는 한국의 경우 남주인공의 신분이 다양하게 그려지고, 중국의 경우 토끼의 조력이 나타난다. C단락에서는 여주인공이 능동적으로 시댁을 떠나는데, 그 이유는 남주인공을 마중 나가거나 친정에 가거나 기도하러 나가기 위함이다. 중국 설화에서는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 과정에서 여성의 주체성이 드러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일본 설화에서는 여주인공이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것 때문에 자살하려다가 손이 재생된다는 내용이 그려지고 있어 주목을 요한다. F단락의 경우, 한국의 설화에는 쥐똥을 통해 계모의 음계를 밝히는 화소가 있다. 시가이탈형은 여주인공의 능동적인 시가 이탈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시가축출형에 잘 보이지 않는 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들 화소는 다른 설화나 소설 작품에도 등장하는데, 이로써 서로의 교섭 양상과 함께 <손 없는 색시>의 다양한 변이를 확인할 수 있다. 3장에서는 세 나라의 설화에 드러나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고찰하면서 그 의미를 추출해보았다. 1절에서는 여성 통제와 여성 만들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을 살펴보았다. 동아시아 세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음모 화소는 바로 여주인공에게 부정 누명을 씌우는 것이다. 특히 낙태조작으로 인해 처벌받은 여주인공을 통해 여성의 성(性)과 출산에 대한 인식과 함께 여성의 몸이 가부장제 사회에서 통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손은 성과 관련되는 신체 부위이고, 손의 절단은 상징적인 죽음으로 그려진다. 이는 가부장제 사회가 여성에게 부과하는 폭력이자 순종적인 여성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2절에서는 동아시아 <손 없는 색시>의 차이점에 대해 고찰하였다. 여주인공 처벌 화소에서 나타난 가부장의 위상을 살펴보면, 가부장의 권위는 한국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중국에서 가장 무능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적대자 처벌 화소에서는 계모에 대한 징치와 아버지에 대한 관대한 태도를 읽어낼 수 있다. 한국 설화의 경우 아버지의 집안이 망하거나 여주인공이 아버지를 모시고 산다는 내용이 그려지는데, 이는 가부장 위상의 약화와 구세대의 가부장권이 신세대에 포섭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중국의 몇몇 각편에는 아버지에 대한 처벌과 양부모를 모시고 사는 내용이 있어 기존 가부장제에 대한 반항과 부계 혈연관계에 대한 도전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설화의 남녀 주인공은 적대자 징치에 대부분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이는 일본의 가족제도가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가족의 구성 요건으로 혈연관계를 우선시하지 않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다음으로 동물 조력자의 형상화의 차이에 대해 검토하였다. 한국은 친어머니가 새로 변하는, 여성의 동물되기를 통해 생전에 하지 못한 일을 새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수행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중국의 여러 각편에서는 동물이 은혜를 갚기 위해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는, 동물의 사람되기를 통해 여주인공을 도와주는 모습이 그려진다. 일본 설화에서 여주인공은 동물의 외양을 하지는 않지만, 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상징적인 동물되기를 수행하고 야생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세 나라의 설화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도전을 드러내고, 나아가 탈가부장화로 이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그려낸다. 이어서 손 재생 화소에 나타난 종교적 차이에 대해 살펴보았다. 중국은 도교가 개입되고, 일본은 불교가 개입된다. 두 종교는 여성을 차별화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에서 여성들은 종교적 힘을 통해 가부장제의 질곡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한국 설화에서는 죽은 친어머니가 조력자로 등장함으로써 성모(여신)에 대한 호명이 지속된다. 3절에서는 설화에 나타난 대립적 가족관계와 여성해방에 대해 살펴보았다. 여주인공과 계모/아버지 사이의 갈등은 수직적 갈등이자 신세대와 기존세대/가부장제 사이의 갈등이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데에는 남성의 협력이 필요하다. 수평적 동반자에 대한 여성의 강력한 기대가 <손 없는 색시>의 남주인공과 같은 인물 형상, 곧 이상적인 남성상을 창안했다고 할 수 있다. 여주인공은 가족으로부터 두 차례 분리한다. 첫 번째 분리에서 여주인공은 스스로를 야생화함으로써 자기정체성을 확인하며 주체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남주인공과 소통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며 여성해방의 동지를 확보한다. 두 번째 분리에서 여주인공은 자연 속에서 손이 재생되는 기적을 경험한다. 특히 시가이탈형에서 여주인공은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경직된 삶과 가족 관계에서 이탈하여 외부로 향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주인공은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이 유형에서 여주인공의 능동성은 축출형에서보다 한층 강화된다. 4장에서는 동아시아와 서구의 <손 없는 색시>를 비교해 보았다. 동아시아 설화에서는 여주인공의 성과 출산의 통제를 통해 가부장제 체제에 대한 불만과 반항을 조절하고 있다. 반면 서구 설화에서는 영유아살해와 같은 특징적인 화소를 통해 여성을 마녀화하고, 나아가 마녀 퇴치를 통해 여성들의 가부장제 체제에 대한 불만을 통제한다. 유교 문화와 기독교 문화의 차이가 동아시아와 서구 <손 없는 색시>의 적대자의 형상과 음모의 차이를 빚어냈다고 할 수 있다. 이어서 조력자의 기능적 차이를 고찰하였다. 서구 <손 없는 색시>에서 손이 잘린 여성의 구원은 기독교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기독교가 가부장제를 지지하는 유일신교라는 것이다. 동아시아 <손 없는 색시>에서 여주인공을 조력하는 신불은 유일신도 아니고, 배타적이지도 않으며 여성을 특별히 차별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동아시아 <손 없는 색시>에 나타나는 신성한 조력자들이 가부장제의 극복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면 서구 <손 없는 색시>에 조력자로 등장하는 신과 성자들은 그 가능성을 닫고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근대계몽기 단군 이야기의 양상과 의미 연구

        박성혜 서울대학교 대학원 2021 국내박사

        RANK : 247599

        This thesis is a comprehensive examination of the compositional elements and manifestation of the Dangun(檀君) myths and discourses, collectively labelled ‘Dangun Eyagi’, that were prevalent in the years between 1895 and 1919. It also investigates the role and significance of Dangun Eyagi during the modern enlightenment period from a mythological perspective. For this purpose, this paper first compiled and categorized the Dangun myths and discourses that were published during the modern enlightenment era in the form of state-commissioned history textbooks, independently published history books, Dangun-related scriptures and newspaper and magazine articles on the topic of Dangun. This research then analyzed the characteristics of the Dangun myths and discourses contained in these sources. In Chapter 2, before analyzing the Dangun Eyagi of the modern enlightenment era, this paper first briefly summarized the two types of Dangun myth narratives that were transmitted in the late Joseon era. By this examination of the preceding history, this research showed that the Dangun Eyagi of the modern enlightenment era was composed of elements rooted in earlier narrative representations of Dangun. Chapter 3 investigated the characteristics of the Dangun myths and discourses that emerged after 1895. The first subchapter distinguished the transmission of the Dangun myth into two categories and compared the features of the Dangun myth contained in state-commissioned history textbooks with the Dangun myth contained in scriptural texts promulgated by the Baekbong(白峯) community and Original Dangunists, namely the Dangungyo-odaejongji-pyomeongseo(檀君敎五大宗旨佈明書), Dangun-pyomeongseo(檀君敎佈明書) and Samilsingo(三一神誥). The state-commissioned history textbooks expounded on Dangun’s accomplishments as founder of the nation and deduced the location of Gojoseon. Meanwhile, the Dangun myth-related scriptures portrayed Dangun as the great and holy ancestor of kings who governed heaven and earth and all living creatures, including human beings, within the context of a narrative that combined motifs such as the creation myth and flood myth. The second subchapter examined the development of Dangun discourses circulated by newspapers and magazines. Amid the expansion of Dangun denial discourse, led by Japanese scholarship, effort was made to recognize Dangun as a real historical figure by using a calendar system that started from Dangun’s founding of Korea. Dangun was portrayed as a cultural heroic figure who spread Confucian enlightenment, and growing emphasis around the year 1908 on the concept of the Korean race being the descendants of Dangun led to the birth of the Buyeo tribe(扶餘族) concept. Chapter 4 studied the Dangun myths and discourses of 1910. The first subchapter analyzed the Dangun myths contained in individually published history books and Dangun doctrine books. In the former, Dangun was characterized as a demigod rather than just the nation’s founding father. More specifically, these texts treated Dangun as a figure who had descended from Mount Taebaek rather than being born into the world, greatly diversified his accomplishments, and considered the descendants of Dangun, the ‘Baedal’(Korean, 倍達) race, to be composed of the tribes of Joseon(朝鮮族), North Buyeo(北扶餘族), Yemaek(濊貊族), Okjeo(沃阻族) and Sukshin(肅愼族). For the analysis of Dangun scripture, this paper divided the texts into that of Daejonggyo (great ancestral religion, 大倧敎) and Dangungyo(檀君敎). In Daejonggyo scripture, along with the solidifying of the trinity myth, the roles of Hwanin(桓因), Hwanung(桓雄) and Dangun were distinguished and the individual narratives about each figure were expanded. Hoonmo Jeong’s Dangungyo placed great importance on the eight moral principles based on the teachings of Dangun and deduced that Mount Myohyang was the location of Mount Taebaek through comparative analysis. The second subchapter examined the characteristics of the Dangun discourses spread by newspapers and magazines. There was a new emergence of Dangun-related portraits and relics and a discourse was formed around the idea that religion and the writing system were invented by Dangun and his men. Additionally, Dangun was presented as the foremost example of the nation’s most accomplished military leaders, with emphasis placed on Dangun and the descendants of Dangun as rulers of the entire northeastern reg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cluding Manchuria. Newspaper coverage of Daejonggyo, Dangungyo and the Shingoongbonggyeonghwae(神宮奉敬會) led to the official establishment of Dangun worship as a religion. Based on the findings of Chapters 3 & 4, which investigated the compositional elements of Dangun Eyagi, Chapter 5 focused on the representations of Dangun. It analyzed how Dangun was represented through Dangun myth and discourse-related texts, rituals, portraits and relics. Firstly, both the history books and religious texts on Dangun structurally expanded the mythological narrative with additional narratives that gave prominence to Dangun’s record of accomplishments for the purpose of emphasizing Gojoseon’s prestige as a powerful, civilized nation. Representations of Dangun were concretized through metaphors used to explain religious doctrine as well as by newspapers and magazines to explain the abstract concepts of ‘race’ and ‘nation’. Metaphors were cognitively effective in encouraging people to accept the idea of Dangun. Certain metaphors used repeatedly in Dangun myths and discourses highlighted the differences between Joseon and Japan while eliminating differences between the diverse people of Joseon, unifying Joseon as the descendants of Dangun. Next, this thesis examined how representations of Dangun were manifested during the process of Dangun worship becoming an officially established religion. As the Baekbong community grew into Original Dangungyo and then into Daejonggyo, the barriers to participation in rituals were removed and the practice of rituals became more frequent. This allowed the participants to remember Dangun, Gojoseon and their own identity as Dangun’s descendants while confirming their shared belief in these concepts and making representations of Dangun come to mind more often. This paper also confirmed that celebrations such as the National Foundation Day of Korea(開天節) promulgated the nation’s communal identity both domestically and abroad through the giving of offerings dedicated to the heavens. Finally, the creation of Dangun portraits based on the Dangun myth, and circulations of these portraits through prints and photographs, contributed to representations of Dangun becoming fixed, allowing the people to visualize Dangun more concretely and feel a closer connection. The rise of Dangun-related relics fortified memories of Dangun and Dangun’s Joseon despite the chasm between ideal and reality, and paved the path for the justification of restoring the nation’s sovereignty. Based on these analyses, Chapter 6 examined the role and significance of Dangun Eyagi in the social and cultural context of the modern enlightenment era from a mythological perspective. This thesis proposed the following three reasons as explanations for Dangun Eyagi’s ability to fortify nationalistic consciousness: myth’s ability to naturalize concepts, the ideological nature of the Dangun religion, and the rediscovery and reappropriation of various traditional elements that can be considered ‘history’ in the process of the formation and operation of myth. This paper also shed light on how those who participated in the transmission of Dangun Eyagi knitted together the expansive communal narrative of Dangun Eyagi based on myths about Dangun with a communal spirit as a way of tackling the crisis of reality. The Dangun faith-centered Eyagi community that was formed during this process was accepted by intellectuals as ‘public culture’, and as Dangun Eyagi became extended to the masses through various systems and media, the Dangun Eyagi of the modern enlightenment era provided the people with a sense of shared memory and continuity of the past. The act of transmitting Dangun Eyagi was a way of ruminating on identity as well as establishing an identity, and through this the people of the modern enlightenment era were able to form a united identity centered around Dangun. 본 논문은 1895년부터 1919년까지를 중심으로, 이 시기에 향유된 단군 신화와 단군 담론을 ‘단군 이야기’로 지칭하여 단군 이야기가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한 것이다. 나아가 근대계몽기에 향유된 단군 이야기가 수행한 역할과 의미를 신화적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근대계몽기에 편찬된 역사 교과서 및 사찬 역사서, 단군 신앙과 관련된 서적, 신문 및 잡지 등에 실린 단군 관련 기사들을 모아서 단군 신화와 단군 담론들을 정리하고, 여기에 수록된 단군 신화와 단군 담론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2장에서는 근대계몽기 단군 이야기의 분석에 앞서, 조선 후기에 전승되었던 단군 신화의 두 가지 흐름을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이는 근대계몽기의 단군 이야기의 전사를 확인하는 작업으로 단군 이야기가 기존에 전승되던 단군 신화를 바탕으로 구성되었음을 보여준다. 3장에서는 1895년 이후 단군 신화와 단군 담론의 양상을 분석하였다. 1절에서는 단군 신화의 전승 양상을 두 갈래로 나누어 관찬 역사 교과서에 수록된 단군 신화의 양상과 백봉집단과 원단군교에서 향유했던 『단군교오대종지포명서』,『단군교포명서』, 『삼일신고』에 수록된 단군 신화의 양상을 확인하였다. 역사 교과서에서는 국조로서 단군의 업적이 구체화되고, 고조선의 위치를 구체적으로 비정하는 특징을 보였으며, 단군 신앙과 관련된 서적에서는 천지개벽의 화소와 홍수 신화 등이 결합된 서사 속에서 단군이 하늘과 땅, 생물과 사람을 주관하는 대황조성신으로 형상화되었다. 2절에서는 신문과 잡지를 중심으로 유포된 단군 담론의 전개 양상을 정리하였다. 구체적으로 일본인 학자들을 중심으로 단군부정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년을 사용하여 단군을 역사적 인물이자 실존 인물로 인식하려는 특징이 확인된다. 그리고 단군이 유교적 교화를 펼치고 문화 영웅적인 면모를 드러낸 것으로 형상화되었으며, 1908년 전후 단군을 중심으로 단군자손의 관념이 강화되며 부여족이 대두된 것을 확인하였다. 4장에서는 1910년대의 단군 신화와 단군 담론의 양상을 분석하였다. 1절에서는 사찬 역사서에 수록된 단군 신화와 대종교와 단군교의 교리서에 수록된 단군 신화를 분석하였다. 사찬 역사서에서는 단군이 국조가 아닌 신인(神人)으로 형상화되었다. 구체적으로 단군이 태어나지 않고, 태백산에 내려왔다는 화소가 다시 수용되고 있으며, 단군의 치적이 훨씬 더 다양하게 서술되며, 단군의 후예가 조선족, 북부여족, 예맥족, 옥저족, 숙신족이 포함되어 배달민족으로 지칭된 것을 확인하였다. 단군 신앙과 관련된 서적의 경우 대종교와 단군교로 구분하여 논의하였다. 대종교의 경우 삼신일체의 교리가 구체화되면서 환인, 환웅, 단군의 기능이 구별되고 각각의 서사가 확장되었다. 정훈모의 단군교는 단군의 가르침으로 도덕적 요소에 제한된 팔리를 중시하고 태백산의 위치를 묘향산으로 비정하는 특징을 보였다. 2절에서는 신문과 잡지에서 확인되는 단군 담론의 양상을 확인하였다. 단군과 관련된 영정 및 유적들이 새롭게 부각되었으며, 단군과 단군의 신하들이 문자나 종교를 만들었다는 담론이 생성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뛰어난 무공을 보인 인물들 앞에 단군이 제일 먼저 배치되어 강력한 무력을 가지고 만주를 포함한 한반도 동북부지방을 호령했던 단군과 단군의 후예들이 강조되었다. 또한 신궁봉경회나 대종교 및 단군교의 소식들이 신문을 통해 전달되면서 단군 신앙 집단들이 종교집단으로 정착하는 것도 확인하였다. 3장과 4장을 통해 단군 이야기의 구성 요소를 확인하였다면, 5장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단군 표상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논의하였다. 구체적으로 단군 신화와 단군 담론과 같은 문자 텍스트와 의례, 이미지와 유적과의 관련 속에서 단군 표상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먼저 서사 형식의 측면에서 역사서나 신앙 관련 서적 모두 고조선이 강한 문명국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단군의 치적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서사 단락이 추가되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종교적 교리를 설명하기 위해 신문이나 잡지에서는 국가나 민족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은유를 사용하여 단군 표상을 구현하고 있었다. 은유는 단군 표상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인지적으로 효율적인 방식이었으며, 단군 신화와 단군 담론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특정한 은유들은 일본과는 다른 조선의 특징을 부각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차이를 소거하면서 다양한 조선인들을 단군의 자손으로 묶었다. 다음으로 의례와의 관련 속에서 단군 표상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백봉집단에서 원단군교, 원단군교에서 대종교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의례에 참여할 수 있는 장벽은 낮아지고, 의례의 빈도가 높아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의례의 참여자들에게 단군과 고조선을 비롯하여 단군의 자손이라는 관념을 기억하게 만들고, 이 메시지에 의례의 참여자 모두가 동의한다는 인식을 가능하게 하며, 단군 표상을 떠올리는 빈도를 높여준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또한 개천절과 같은 의례가 하늘에 대한 제사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공동체의 정체성을 공포하는 행위였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단군 신화를 바탕으로 단군 영정을 만들고, 이를 사진이나 인쇄물로 유포하는 것은 단군 표상을 고정시켜 사람들에게 단군에 대한 구상화를 가능하게 하고 단군과의 거리감을 좁혀주었다는 점을 밝혔다. 또한 단군과 관련된 유적들이 대두되는 것은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 속에서 단군과 단군조선의 기억을 강화시키고 국권 회복의 당위성을 마련해준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상의 분석을 바탕으로 6장에서는 단군 이야기가 근대계몽기의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수행한 기능과 그 의미를 신화학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단군 이야기가 국수적 민족의식을 강화할 수 있었던 세 가지의 이유로 신화가 개념을 자연화하는 점, 단군 신화가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갖는 점, 신화의 구성과 작용 과정에서 역사라고 부를 수 있는 여러 전통들이 재발견되고 재전유되는 점을 논의하였다. 단군 이야기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단군 신화를 바탕으로 한 단군 이야기라는 공동체의 거대 서사를 만들었다는 점을 밝혔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단군 신앙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야기공동체가 공공문화로서 지식인들에게 수용되고 여러 제도나 매체를 통해 단군 이야기가 일반 사람들에게 확장되면서, 근대계몽기의 단군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이야기된 세계를 토대로 공통된 기억과 과거와의 연속성을 제공하였음을 밝혔다. 단군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행위는 정체성을 반추하는 작업이자 동시에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작업이었으며, 이를 통해 근대계몽기의 사람들이 단군을 중심으로 한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었음을 강조하였다.

      • 동아시아 신화의 맥락에서 본 한국 돌 신화소 연구

        취안진화 서울대학교 2017 국내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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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고는 한국 구비서사에 나타나는 돌 신화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통해 그 특징과 의미를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필자는 돌 신화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한국 설화의 자료적 한계를 극복하고 돌 신화소의 사적 양상을 전반적으로 살펴 그 의미를 더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지리적‧문화적 인접성을 지닌 동아시아 제 민족, 즉 중국 내 한족과 다양한 소수민족 및 일본 구비서사에 나타나는 돌 신화소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먼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제 민족의 구비서사에 나타나는 돌 신화소의 존재양상을 전반적으로 검토하여 내용상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세계 기원과 돌 신화소의 경우 천지 창조와 일월 창조에서, 인류 기원과 돌 신화소의 경우 인류 석생(石生)과 인류의 창조에서, 종족 기원과 돌 신화소의 경우 시조 석생과 시조 출현에서, 증거물 형성과 돌 신화소의 경우 석화(石化)된 인간의 증거물과 창조 실패의 증거물에서 공통적인 양상을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비교 검토를 통해 네 방향의 한국 돌 신화소의 특이성을 추출하였다. 첫째 돌을 질료로 한 창조는 동아시아 여러 민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돌 신화소이지만 창조에서 돌을 다루는 주체가 전부 여성으로 나타나는 양상은 한국 돌 신화소에서만 확인되었다. 둘째 한국 시조의 모석으로 등장하는 돌의 경우 남녀 시조 모두 잉태하는 동아시아 제 민족의 모석과는 달리 오로지 남성 시조만 잉태하는 특이성을 확인했다. 셋째 특정 인물의 탈것이 되는 돌의 경우 그것이 구명 또는 이동 수단으로서의 의미에 머무르지 않고 존재의 변화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확인했다. 넷째 금기 위반의 이유가 공익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개인적인 혹은 보편적 인간의 욕망의 문제인 점, 그로 인해 석화되는 대상이 전부 여성으로 나타나는 점이 또 하나의 특이성임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한국 돌 신화소의 특이성에 대해 본고는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첫째 한국 구비서사에서 여성이 창조주체로서 돌을 다루는 모습은 모계적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돌 신화소의 여성적 원형성에 더 가까운 양상을 보여준다. 둘째 한국 구비서사에 나타나는 돌 신화소의 여성적 원형성은 그 본래 모습이 지워진 채 남성 시조만을 탄생시키는 모석이나 특정 존재의 탈것이 되는 돌 속에 내속되는 바 이는 부권적 질서 내에 있는 한국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반영한다. 셋째 여성적 좌절의 증거물로 구전의 장에서 반복적으로 재현되는 돌과 돌 신화소는 여성의 조력자적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창조주체로서의 여성적 원형성을 지우고 남성 우위의 상징적 차별 체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본고가 동아시아 신화의 맥락에서 규명한 한국 돌 신화소의 특이성과 의미는 돌 신화소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화에서 전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면모로 남아 있는 돌 신화소 속에는 한국 구비서사의 생생한 역사가 담겨 있다. 따라서 동아시아 신화의 맥락에서 한국 돌 신화소의 의미망을 조명하는 일은 한국 돌 신화소의 원형적 면모를 추출하는 작업인 동시에 다양한 돌과 여성의 관계상을 통해 여성사를 해명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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