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자살은 긴급한 대응을 요하면서도 선뜻 접근하기엔 난해한 문제다. 많이 자살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만큼 자살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은 높았고, 또 자살 문제에 대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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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 2024
학위논문(석사) -- 감리교신학대학교 대학원 , 조직신학전공 , 2024. 2
2024
한국어
서울
72 ; 26 cm
지도교수: 김정숙
I804:11003-200000747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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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자살은 긴급한 대응을 요하면서도 선뜻 접근하기엔 난해한 문제다. 많이 자살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만큼 자살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은 높았고, 또 자살 문제에 대응하는 정부의 관련 정책도 일찌감치 수립되어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지 못했고 자살의 문제에 대응하고자 하는 사람들조차 자살자를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을 넘어 자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고찰하지 못하는 한계에 부닥쳤다. 이처럼 자살 문제를 대하는 기존의 관점들은 자살자를 국가·사회적 관리의 대상으로 대상화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자살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의 다양성·포괄성·유효성을 위한 하나의 노력으로서 자살에 대한 신학적 관점을 재고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다.
홀로코스트의 희생자인 철학자 장 아메리는 자살 문제의 내부자적 접근에 실낱같은 단서를 제공해 준다. 그는 희생자의 자살을 원한의 요구가 좌절됨에 따른 모순적인 해방 운동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도에 따라 그는 “자기 살해(suicaedere)”를 “자유죽음(Freitod)”이라고 고쳐 불렀다. 희생자-몸을 지닌 사람이 원한을 증언함으로써 정복 당한 자신의 몸을 극복하고 자유와 존엄성을 회복하고자했던 상황은 신앙고백을 통해 바빌로니아 포로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이스라엘-유다 포로민들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즉, 신앙 운동으로서 증언을 통해
정복 당함의 상황을 극복하려 했다는 측면에서 아메리와 이스라엘-유다 백성들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히브리 성서와 신약성서, 그리고 초기 그리스도교의 역사 속에서는 훼손되고 정복 당한 몸을 가진 채로 자유죽음의 운동을 펼쳤던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죽음을 대하는 히브리 성서의 관점은 생물학적인 죽음, 형제 살해, 토라 신학적 죽음이라는 세 가지 층위로 구분할 수 있다. 이때 히브리 성서는 형제 살해의 현실과 토라 신학적 죽음만을 문제시하고 생물학적인 죽음에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자살에 대하여 히브리 성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명예로운 것이라는 조건 내에서만 그것을 허용했다. 그러나 로마 제국의 억압과 피억압자 집단 내부에서 자행된 폭력이 극에 달하자, 이 두 가지 방식의 폭력으로부터 강한 트라우마를 가지게 된 예수 추종자들은 생물학적인 죽음을 적으로 겨냥함과 동시에 십자가에서 처형 당하는 것을 저항의 수단으로 삼았다. 또한 예수 추종자들의 신앙 운동은 박애라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무모한 자발적 순교의 전통을 이어받은 초기그리스도인들도 그 전통을 지키며 자신과 이웃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투옥 및 고문을 당하거나 순교했다. 이후 중세 그리스도교의 자살 탄압 조치는 더 이상 자발적 순교와 상관없게 된 그리스도교의 상황을 반영한다. 중세 그리스도교와 고대 세계의 고전적 자살 반대론에 대하여 아메리 철학은 자유죽음과 메시지라는 개념을 통해 반박한다.
아메리 철학이 계몽을 신뢰하는 철학적 신앙에 의존된 필리아적 자유죽음을 지향한다면, 그리스도인의 자발적 순교는 신앙에 의존하는 박애적 자유죽음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나아가 위르겐 몰트만이 주장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역사를 그리스도의 버림 받음, 고난 당함, 십자가 죽음으로부터 이해할 수 있다면, 자살자들은 그들 스스로 버림 받음과 고난을 감당한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하나님의 역사에 포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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