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전염병은 정치. 문화, 사회, 생활 면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재난으로서 전염병의 창궐은 모든 사람들을 큰 충격에 빠뜨리게 한다. 그로 인한 급격한 환경...
과거부터 전염병은 정치. 문화, 사회, 생활 면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재난으로서 전염병의 창궐은 모든 사람들을 큰 충격에 빠뜨리게 한다. 그로 인한 급격한 환경변화는 날마다 반복되던 평범한 일상에 영향을 주고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한다. 이러한 전염병의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일상생활을 탐구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앞으로의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선행연구로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목을 집중시켰던 전염병과 그에 따른 회화적 표현을 주로 다루고 있다. 전염병과 관련된 수많은 글, 그림, 사진 등의 기록이 남겨졌으며 전염병의 유행은 여러 예술가에게 표현 가능한 소재가 되어왔다. 연구자는 과거에 발병했던 전염병, 혹은 지금까지도 유행하고 있는 전염병 중에서 페스트, 스페인 독감, 에이즈의 유행을 알아보고 각각의 전염병을 소재로 작업한 아르놀트 뵈클린, 에드바르 뭉크, 낸 골딘의 회화적 표현에 대하여 탐구하였다. 19세기 화가 뵈클린은 상징주의적 관점에서 14세기 페스트의 유행을 사자(使者)가 돌아다니는 거리의 상황으로 표현하였다. 20세기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는 스페인 독감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였는데, 스페인 독감을 이겨낸 자신의 모습을 자화상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동시대의 사진작가 낸 골딘은 과거 에이즈로 인해 고통받던 친구들의 일상을 사진 작업으로 남기기도 하였다. 이렇듯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전염병의 창궐은 회화적 표현의 소재가 되어왔다.
연구자는 현시대에 유행하고 있는 전염병으로 인해 변화된 일상을 회화적 소재로 삼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현시대에 창궐한 전염병, COVID-19 팬데믹 현상에 대한 정의를 알아보고 이로 인한 사회적 변화로서 연구자의 일상 변화 표현을 탐구하였다. COVID-19는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사람 간 침방울을 통한 전파, 혹은 오염된 물건과의 접촉으로 전염된다. COVID-19는 2020년 1월 중후반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인류에게 위협이 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범유행 하며 팬데믹 현상을 일으켰다. 교통·통신의 발달로 인해 전 지구적 이동과 접촉이 용이해진 현대사회에서는 전염병마저 급속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사회를 ‘언택트 사회’라고 일컫기도 하는데, 언택트 사회는 사람 간의 거리두기로 접촉을 최소화한 사회라는 의미이다.
연구자는 COVID-19로 인한 변화된 일상을 표현한 연구작품을 내용적 측면에서 다음 네 가지로 분류하였다. 첫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생활공간과 행동반경의 축소이다. 학교, 직장, 교회 등의 공간은 축소되고 집 안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지인의 재택근무 현장, 연구자가 경험한 온라인수업, 온라인예배 등을 연구작을 통해 표현하였다. 연구자는 <코로나 블루>라는 작업에서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과 답답함이 컴퓨터에 블루스크린이 뜬 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였으며, 장시간 착용하는 마스크의 답답함을 바닷속에서 호흡하는 것과 같다는 연관성을 가지고 전체적으로 블루 색상으로 표현하였다. 둘째, 특정 식자재, 의료용품 등 특정 소비재의 과잉 구매 현상이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사람들의 불안감은 특정 물품들을 과잉 구매하는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하였으며, 특정 물품들은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의 가족이 겪게 된 변화된 일상의 모습을 연구자의 주관적 색채로 표현하였다. 셋째, 사람들의 시사 전반에 대한 의식 변화이다. 평소 시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해외, 국내의 확진 현황, 확진자의 동선 등을 확인하기 위해 뉴스를 시청하거나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일이 많아졌고 이는 시사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시기에 미디어의 보도를 통해 현실을 인식하게 되는 연구자 가족의 모습을 연구작을 통해 표현함과 동시에 미디어 보도의 수용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고찰해보았다. 넷째, 집콕 여가생활 등의 취미 변화이다. 외출하지 않고도 집에서 카페 느낌을 낼 수 있는 홈카페 문화가 형성되기도 하였고, 반려식물을 기르는 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여가활동이 증가했다. 아울러 여행, 나들이의 행태도 달라졌다. 연구자는 변화된 취미생활에 적응하며 이러한 상황을 작업으로 표현하였다.
연구자는 이러한 일상을 디지털 드로잉과 아크릴 물감, 유화로 제작하였다. 또한 두 가지 영상작업을 하였는데,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에스키스 제작의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과 각각의 스토리를 일기형식으로 제작하여 작품 사진과 함께 영상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연구자의 작업은 전통매체와 디지털매체의 혼용이라는 특징을 지니며, 이는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공간의 혼재가 더욱 가속화된 시대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연구자는 전염병으로 인해 변화되고 있는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해왔으며, 이를 사회적 상황과 연관 지어 연구하였다. 이러한 작업은 전염병에서 생존하고 적응하며, 전염병을 극복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기도 하며, 동시대인에게 위로와 공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확산 시점부터 여태까지의 일상의 행적을 돌아봄을 통해 앞으로의 미래는 어떨지 예상해보며, 현재의 일상에 대한 표현연구가 미래의 일상을 준비하기 위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