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민족 다원일체론’과 중국신화학의 만남>이라는 본 연구의 주요 내용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중화민족 다원일체론에 대한 고찰, 둘째 중국신화학에 대한 고찰, 셋째 ‘중화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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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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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민족 다원일체론’과 중국신화학의 만남>이라는 본 연구의 주요 내용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중화민족 다원일체론에 대한 고찰, 둘째 중국신화학에 대한 고찰, 셋째 ‘중화민족 다원일체론’과 중국신화학의 만남에 대한 고찰이다.
① 중화민족 다원일체론
중화민족 다원일체론은 56개의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중국의 현실 속에서 탄생한 것으로, 다원보다는 ‘일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 다원일체론의 핵심이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중국의 내셔널리즘이 형성되던 시기인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 그 당시 민족에 관한 담론의 충돌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그 당시 梁啓超가 大民族主義를 주장하며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던 이유, 그리고 중화민국 임시정부 수립 이후 孫文이 五族共和論으로 선회한 이유 등은 오늘날 중국이 중화민족 다원일체론을 지지하는 것과 궁극적으로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20세 초 중화민족 개념의 대두에 대한 고찰에 이어서 중화민족 다원일체론이 구체적으로 담론화된 1988년 전후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중화민족 다원일체론이 20세기 말을 거쳐 21세기 초 현재 어떻게 강화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찰해보고자 한다.
② 중국신화학
중국신화학의 초창기인 20세기 초 顧頡剛과 楊寬으로 대표되는 古史辨派와 茅盾, 이들의 관심사와 접근방법은 상이했지만 “중국신화가 역사화되었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하였다. 이는 20세기 후반 중국신화학에 나타난 매우 유의미한 현상과 연결된다. ‘신화의 역사화’라는 가설을 지지했던 袁珂는 ‘廣義神話’라는 개념을 통해 다양한 범주의 중국신화를 포섭함으로써 중국신화를 새롭게 창출해냈다. 한편 ‘신화의 역사화’라는 가설과 대척점에 놓인 ‘역사의 신화화’라는 새로운 가설이 등장하여 古史辨派를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으며 고대사를 재건하고자 하였다. 21세기 현재 중국신화학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는데, 문학·역사·철학을 비롯한 모든 분과 학문들을 통합하여 중화문명의 근원에 접근하는 전방위적인 역할을 신화에 부여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20세 초 중국신화학의 과제, 그리고 20세기 후반 이후 중국신화의 집대성 및 ‘역사의 신화화’라는 가설의 등장, 21세기 현재 중국신화학의 새로운 양상에 대한 고찰이 본 연구의 두 번째 내용이다.
③ ‘중화민족 다원일체론’과 중국신화학의 만남
중화민족 다원일체론, 그리고 중국신화학의 궤적을 살펴보면 상당히 유의미한 공통분모를 도출해낼 수 있으며, 그 가운데 본 연구에서는 주목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세기 초 민족 개념과 중국신화학의 성립은 모두 직접적으로 서구의 영향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앞서가는(강한) 서구’ 對 ‘뒤쳐진(약한) 중국’이라는 권력 관계가 작동하고 있었던 20세기 초, 중국민족이 새롭게 창출되어야 했듯이 중국신화 역시 새롭게 창출되어야 했다.
둘째, 20세기 후반 袁珂에 의한 중국신화의 집대성 과정에서 소수민족신화가 주목을 받게 된 데에는 ‘중화민족 다원일체론’의 등장이라는 정치적 요소도 작동하였다는 사실이다. 개혁·개방이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중국의 정체성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었고, 이로 인해 다원일체로서의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이 강력한 지지를 받았으며, 신화학에 있어서도 소수민족신화까지 아우르는 다원일체로서의 중국신화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중국역사의 기원을 끌어올리기 위한 역사프로젝트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신화와 전설은 역사의 영역으로 포섭되었다.
셋째, 21세기 초 중국의 상황은 20세기 초와 완전히 다르고 민족담론과 신화담론 역시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 중국은 앞서가는 자를 따라잡기 위해 수용하고 모방할 수밖에 없었던 ‘뒤쳐진(약한) 중국’이 아니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서구의 틀로서 중국을 재단하고자 하지 않는다. ‘중국’의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세계를 바라보며, 중국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자 한다. 이러한 자신감은 모든 영역에 걸쳐 드러나고 있으며, 문화와 학술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문화를 논하는 데 있어서, ‘다원일체’라는 틀이 중국의 주체적 시각의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중국의 신화 역시 주체적 중국문화의 일부로서 다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상과 같이 20세 초에서 21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맥락에 따라 중화민족 및 중국신화라는 개념이 어떻게 변주되었는지, 특히 ‘중화민족 다원일체론’이 중국신화학과 어떻게 연동되는지에 대한 고찰이 본 연구의 세 번째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