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TV 텍스트가 시민들의 법의식 및 행동에 미치는 영향

국문 초록 (Abstract)

본 연구는 그 이론적 토대에 있어서 법사회학, 인류학, 커뮤니케이션학의 학제적 접근을 추구할 것이다. 법사회학적 측면에 있어서는 Arnold(1935)의 논의를 받아들여서 ‘사회 속에서의 법’을 ‘상징체계로서의 법’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최근의 법사회학의 연구 동향에 바탕을 두고자 한다. 이들은 법의 근본적인 과제가 개인이 추구하는 상징들을 선언하고 유지하는 일이며, 이러한 선언과 유지를 통해서 법은 사회통합에 기여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인류학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Worth(1966)의 모델에 바탕으로 두고자 한다. 워스는 커뮤니케이션을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기호들이 생산되고 전달되고 의미 있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적인 과정으로 보고 영상매체의 생산자나 소비자가 세계를 구성하고 말하는 방식, 그리고 그 이유와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커뮤니케이션학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맥락중심의 접근방법’(contextual approaches)을 취할 것이다. 사회적 담론과 이데올로기의 구성과 관련한 맥락중심의 접근방법은 Allen(1992)의 시각처럼 텍스트의 의미가 시청자의 사회적, 문화적 경험을 토대로 하는 협상과정을 거쳐 생산된다고 이해한다.
이러한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텍스트 연구, 텍스트 수용자 연구, 텍스트 생산자 연구를 하고자 한다.
텍스트 연구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대중문화와 법의식 형성, TV 법정 텍스트, 법정영화 등에 대하여 연구한 문헌들을 탐구하는 것이다. 최근 법학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법과 관련된 상업영화 내지 TV 텍스트에 관한 연구를 분석함으로써 연구의 주제, 범위, 내용, 방법 등을 조사할 것이다. 또한 인류학, 커뮤니케이션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업영화 내지 TV 텍스트에 관한 연구에 나타난 이론적 배경과 방법론을 분석하고 이를 법과 관련된 상업영화 내지 TV 텍스트에 관한 연구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연구할 것이다. 둘째는 한국의 TV 법정 텍스트에 대한 직접적인 분석이다. 미국에서는 일반 시민들의 삶에서 법의 역할을 대중문화가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작업이 이미 Kohm(2006)의 법사회학적인 연구를 통해 시도되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문화, 특히 TV가 반영하는 시민들의 법의식과 법행동, 즉 개인의 권리의식, 공적인 참여, 소송과정 등을 연구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영상기호론과 서사학 방법론 등을 포함한 TV 비평 및 문화연구방법을 토대로 TV 법정 텍스트를 분석함으로써 TV 텍스트들이 법의 역할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분석해보고자 한다.
텍스트 수용자 연구에서는 TV 프로그램이 시민의 법의식 형성과 관련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시청자들은 자기가 속한 공동체의 사회적, 문화적 경험을 토대로 텍스트에서 지배적으로 제시되는 메시지를 협상적으로 해독하면서 메시지를 창출해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TV 법정 텍스트의 수용자 분석에 있어서는 Fish(1980)의 ‘해석적 커뮤니티’(interpretive community) 개념을 적용하고자 한다. 해석적 커뮤니티의 개념은 문화적 측면의 수용자 연구에 주요한 이론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용자 연구는 TV 방송사들의 해당 프로그램 관련 게시판의 검토, TV 법정 텍스트의 일반적인 수용자에 대한 설문조사, TV 법정 텍스트의 초점 그룹 인터뷰(FGI)로 이루어질 것이다.
텍스트 생산자 연구에서는 TV 텍스트의 창작자들을 심층 면접할 것이다. TV 텍스트의 창작자는 스스로 프로그램을 생산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문화적인 맥락 안에서 영향을 받으며 공동 작업을 통해 텍스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그 사회의 법의식을 투영하게 된다. 법정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된 법전문가 집단의 섭외 과정 및 제작참여에 대한 분석, TV 프로듀서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법정 프로그램에서 제시되고 있는 법지식과 인식구조 및 법문화 현상에 대한 제작진의 생각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