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주의행정철학: 생태관료 육성의 철학적 기반을 찾아서

국문 초록 (Abstract)

현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대운하를 전제로 한 4대강 정비사업이나 지역경제 최우선의 마구잡이식 난개발 은 우리의 생태계를 정복모형 대상으로 만들어 토건국가적 파괴를 일삼는 부정적 경로가 되기 쉽다. 그렇다면 이런 토건국가적 망상을 지우고 진정한 생태적 전환의 길로 나가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이 모든 사업을 일선 현장에서 손수 관장하며 집행해야 할 ‘정부관료들의 세계관과 그들의 업무철학’이다. 한 나라의 자연환경을 실제로 보호하거나 파괴하는 결정적 행위는 결국 그 나라 관료조직에 의해 궁극적으로 좌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태적 사회로의 궁극적 전환은 주요정책을 실제로 관장, 집행하는 관료들이,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태적 전일(全一)성과 자신도 생태계의 일부라는 생태적 존재성에 대한 뚜렷한 자각 아래, 생태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생태친화적 정책마인드와 정책역량을 구비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특히 관료들이 자신의 단 한번의 잘못된 의사결정과 무의식적인 반(反)생태적 정책집행이 위험의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옴을 깨닫고, 영혼없는 공무원에서 깨어나 더 이상의 반 생태적 행동을 경계할 때 진정한 생태적 전환의 구도가 마련될 수 있다.
지금까지 관료가 생태문제의 유발자였다면 앞으론 생태문제 해결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관점의 전환이 요구된다. 여기서 우리는‘생태주의철학과 행정철학의 학문적 만남’, 즉 생태주의 행정철학'이란 새로운 학문의 필요성을 발견한다.
생태주의 행정철학은 생태주의의 학문적 본질과 생태문제 해결자로서의 정부의 존재이유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더불어, 정부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생태적 가치의 구현 및 사회전체의 생태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철학을 정립하려는 실천철학의 학문영역이다. 즉 생태주의 행정철학은 생태문제 해결자로서의 정부의 존재이유와 생물지역주의에 따른 생태적 존재로서의 공무원 자신들의 존재적 본질에 대한 형이상학적 논구와 더불어, 사회 전체의 생태적 전환이라는 올바른 세계 건설의 실천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관료들에게 생태적 가치, 생태윤리를 인식시키고 생태친화적 정책철학과 생태적 리더십철학을 학습시키는 실천철학의 요소를 갖고 있다. 이런 생태주의적 사유만이 정부행정이 자연의 이치대로 이루어질 필요성을 인식하게 하며, 관료들의 존재상승, 즉 종래 기술-개발관료로서의 환경파괴자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태관료(eco-crats)로서의 생태문제 해결자적 이미지로 변신하는 근거를 만들어, 그들을 생태관료로 전환, 육성시키는 철학적 기반도 마련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