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목표를 실행하면 결국 초고, 초연, 출판본은 형식 및 주제를 망라한 변화로 귀결되지만, 이 자체의 중요성과 더불어 이로 인하여 간과되었던 비평 지평을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의 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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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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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목표를 실행하면 결국 초고, 초연, 출판본은 형식 및 주제를 망라한 변화로 귀결되지만, 이 자체의 중요성과 더불어 이로 인하여 간과되었던 비평 지평을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이 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판토의 요소, 특히 할레퀸 에피소드가 가면서 줄어드는 구조와 상응하며 변화한 메세지는 모두 네버랜드에서 교육과 제도권으로부터 카니발적 일탈은 허용하고 이 전복성은 점점 더 늘리면서 다시 제도권의 필요성/필연성은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웬디로 대표되는 편입을 선택한 주체와 그렇지 않은 주체, 피터의 명암이 극단으로 치닫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즉 기존 교육제도의 조건적 수용으로부터(초고), 제도권으로의 재편입과 일탈의 공존에서(초연), 명확히 엇갈린 운명을 탐구하는 주제(출판본)로 발전된 것이다. 그러면서 초연부터는 웬디의 카니발적 일탈을 일 년에 한 번 허용하면서 작품 내에서 제도권의 권위를 한 번 더 공고히 하고 있는 구조가 완성되며, 출판본은 이러한 구조를 순환구조로 바꾸어 결국 교육과 제도권을 극단으로 공고히 하는 구조로 진화한 것이다.
둘째, 할레퀸 에피소드가 점점 줄어들면서 최종적으로는 삭제되었지만 판토의 본질적 요소는 분명 출판 텍스트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즉 할레퀸 에피소드가 줄었다고 배리가 피터 팬이 판토였음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며 이미 판토란 장르 자체에서 할레퀸 에피소드가 사라져가고 있었던 것이 일반적 추세였기에 배리가 이를 수용해 나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출판본에서도 할레퀸 요소를 제외한 판토의 다른 요소가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증명된다. 배우가 나나와 악어를 연기하는 동물연기, 요정의 등장, 피터의 그림자 붙이기 같은 작업에서 드러나는 할레퀸 식의 슬랩스틱 코메디, 후크를 통한 판토 데임 전통, 그리고 오늘날 까지도 집요하게 이어지는 프린서플 보이 관습 등이 그것이다. 가장 극명한 판토 전통의 일례는 “여러분이 박수를 치면 팅커벨이 일어난다”는 피터의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대사이다. 배리가 초연 시 관객이 박수를 치지 않으면 오케스트라가 박수소리를 내도록 주문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중요하다. 이는 『피터 팬』이 배리가 현장에서 쓴 판토이며 서재에서 쓴 문학적 희곡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셋째, 피터 팬이 성인 문학이냐 아동 연극이냐의 오래된 질문 역시 삼부작을 거시적으로 파악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판토는 전통적으로 성인 관객을 더 염두에 두었어도 성인용 혹은 아동용으로 구분되는 장르가 아니었다. 본 연구는 『피터 팬』이 초고부터 성인과 아동을 모두 염두에 둔 것이었지만 초고는 성인을 더욱 배려한 것이고, 초연, 출판본으로 거듭나며 점점 더 아동을 배려한 텍스트로 진화한 것으로 판단한다. 우선 초고부터 출판본에 이르는 교육제도의 비판이라는 문제 제기의 대상이 결코 아동만 일 수 없고, 초고의 웬디, 타이거 릴리, 팅커벨의 성적 대사와 유혹이 출판본과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노골적이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초고가 달링 부인/후크 선장의 더블 캐스팅을 염두에 둔만큼 초고는 달링 씨의 비중이 출판본보다 높았고 후크의 비중은 출판본 만큼 높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아동의 판타지가 극대화되는 피터와 후크의 대결 역시 초고는 출판본 만큼의 비중을 가지지 못했으며, 이로 인한 초고 각 장면의 마지막 스포트라이트는 출판본처럼 피터의 몫도 아니었다. 물론 어느 텍스트이건 배리가 성인 혹은 아동으로 이분된 관객을 의도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는 것이다.
넷째, 또 다른 판토 전통 역시『피터 팬』의 고정적 자리매김을 허락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배리가 소년/성인여성을 피터의 몸에 동시에 구현하고 달링 부인/후크를 동시에 여성의 몸에 구현하려 했던 작품의 시각성에서 비롯된 주제 역시 판토 전통의 일부로 이해되고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출판본 이후에도 그러했지만 배리의 생전에 피터를 남자 어린이가 연기한 적은 없었으며 그 이후에도 이것은 굳건한 전통으로 자리했다. 그리하여 내러티브 차원에서 피터는 소년이겠지만 시각적 차원에서는 남자 아이/성인 여성이 함께 체현되고 “피터는 동시에 두 세계의 교합지점에 위치하며 양쪽 모두의 양상을 체현하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지적은 피터 팬이 성인용/아동용, 혹은 여성용/남성용으로 이분될 수 없는 카니발임을 지지함과 동시에 학계가 내러티브를 우선하여 피터를 프린서플 보이가 아닌 남자 어린이만으로 읽으며, 극계가 아동용 판타지로의 자리매김을 굳히면서 피터를 성인 여성으로 캐스팅하는 관습을 고수하는 것이 결국에는 매우 편협한 선택임을 입증함으로서 본 연구는 귀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