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영.미 아동문학에서 다루고 있는 작중 남자 인물의 여자 옷 바꿔 입기를 묘사하는 대표적인 작품을 바흐찐의 카니발 이론과 연관지어 분석한다. 일상의 질서를 깨고 남자가 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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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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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영.미 아동문학에서 다루고 있는 작중 남자 인물의 여자 옷 바꿔 입기를 묘사하는 대표적인 작품을 바흐찐의 카니발 이론과 연관지어 분석한다. 일상의 질서를 깨고 남자가 여자 옷을 입는 것은 카니발의 웃음, 질서의 전복, 그로테스크한 몸의 드러남 등 카니발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옷 바꿔 입기는 아동문학에서 전통적으로 꾸준히 등장하는 주제이지만, 주로 여자의 남장경험을 중심으로 묘사해왔다. 이들의 경우 대부분의 인물이 페미니즘과 연결지어져 남성중심의 사회질서에 저항하지만 결국은 원래의 성의 역할로 돌아가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본 연구는 여자 옷을 입는 이유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에피소드와 여장을 한 인물의 심리묘사, 주변인의 반응 등을 살펴보며 어떤 결과에 이르는지를 분석한다.
앤 파인(Anne Fine)의 분홍 원피스를 입은 소년』(Bill's New Frock 1989), Lois Sachar의 Is He a Boy?(1993) 및 데이비드 왈리암스(David Walliams)의『드레스 입은 스트라이커』(The Boy in the Dress 2008)를 중심으로 논의한다.
이들 작품에서 남자가 여자 옷을 입는 것은 외부의 억압이나 체벌의 일종으로 발생하며 여자의 복장을 입고 겪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남자 캐릭터는 자신의 본래의 성으로 돌아가고픈 열망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것은 동시에 여자가 된다는 것의 불편함과 불공정함을 체험한다는 뜻을 포함한다. 이 현상은 아동문학의 클래식으로 불리는 작품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재미있는 점은 최근의 아동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여장을 하는 남자 캐릭터의 경우는 기존의 그것과 다르게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옷 바꿔 입기는 순전한 외부의 억압이나 압력이 아닌, 권유나 자발적인 선택으로 이루어지며 일시적으로 바뀐 자신의 상태를 즐긴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회.문화적으로 변화하는 관점을 나타내며 아동의 문화 또한 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반면, 작중 인물이 하루의 상당한 시간을 학교에서 지낸다는 점에서 교사들의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남녀차별 사고는 학교밖의 변화와 비교해 상반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것은 남자 캐릭터가 평상시에는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여장을 하고나서야 비로소 그 두드러진 남녀간의 불공평함이 존재함을 체험한다. 여자옷을 벗어버리고 느끼는 후련함은 전통적인 남성 위주의 질서체계로 되돌아가는 것에 대한 안심인 것이다. 반면, 거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여자 옷을 입는 경험을 하는 데니스는 카니발의 웃음과 전복을 충분히 즐기며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맛본다. 남녀의 성의 다름을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타인의 경우가 되어 본다는 것, 그 어색한 경험을 통해 이해와 관용을 학습한다는 점에서 작중인물과 독자는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 획일적으로 규정짓던 성에 대한 인식과 역할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향후 남자 캐릭터의 여자 옷 바꿔 입기는 다양성과 선택의 관점에서 재조명이 필요하며 보다 깊이 있는 읽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