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중국 불교 오신채 규정 성립의 혼란과 정립과정을, 마늘, 파, 부추, 염교 등 4가지 백합과 훈채와 중국에 존재하지 않았던 훈채인 흥거를 통해 고찰하려는 작업이다. 인도 오신채와...
본 논문은 중국 불교 오신채 규정 성립의 혼란과 정립과정을, 마늘, 파, 부추, 염교 등 4가지 백합과 훈채와 중국에 존재하지 않았던 훈채인 흥거를 통해 고찰하려는 작업이다. 인도 오신채와 중국 오신채 항목은 마늘과 파를 제외한 훈채명이 일치하지 않으며 불일치하는 훈채명의 정립은 중국 농업사에서 4가지 백합과 훈채의 성립과 관계되어 있다. 중국에서 번역되거나 중국에서 찬술된 훈채 관련 경전인 능가경과 범망경은 5세기경에 중국에서 번역되거나 찬술되는데 이 시기에 중국 농업사에서는 마늘, 파, 부추, 염교의 4가지 백합과 훈채가 농업상 정착되어 있었다. 중국 훈채 관련 경전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마늘[大蒜]은 전한시기 장건의 서역 사행을 통해 중국에 전래되면서 중국 토종인 소산(小蒜)을 누르고 마늘을 대표하는 훈채로 정립된다. 또한 염교[薤]는 중국 자생종 식물로서 인도에는 없는 훈채이나 중국 불교문헌의 백합과 4가지 훈채로 자리잡는다.
오신채 중 주로 마지막에 언급되는 흥거(興渠)는 중국에 없었던 식물인 관계로, 중국불교문헌에서 많은 혼란과정을 보여주는데 흥거는 유채를 의미하는 운대(芸薹, 蕓薹)나 고수풀을 의미하는 호유(胡荽)로 착락되거나 식질(蒠蒺, 무)로 오해되기도 하였다. 흥거가 유채나 고수풀로 착란된 이유로는 형초세시기에 보이듯 중국 전통의 훈채로 존재했다는 이유와 도교의 오신채 중 두 가지 항목으로 기능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혼란을 거쳐 중국불교는 당나라 시기에 인도와 서역사정에 밝은 범어 전문가인 현응이나 혜일과 같은 승려들에 의해 흥거의 정체가 파악되고 중국에서는 아위(阿魏)라는 명칭으로 오신채 항목으로 정립되게 되었다. 그러나 교통, 통신의 미발달은 당나라 시기 그 실체가 파악된 흥거는 그 이후 시기에 있어서도, 심지어 청나라 시기까지 이전의 혼란상이 문헌에서 교정되지 않는 채 여전히 잘못된 훈채명이 사용되는 문헌이 존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