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을 편찬하고자 할 때 먼저 부딪치는 문제 중의 하나가 표제어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며, 이 문제와 관련하여 그 기준을 세우기가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다의어와 동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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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 초록 (Abstract)
사전을 편찬하고자 할 때 먼저 부딪치는 문제 중의 하나가 표제어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며, 이 문제와 관련하여 그 기준을 세우기가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다의어와 동음어...
사전을 편찬하고자 할 때 먼저 부딪치는 문제 중의 하나가 표제어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며, 이 문제와 관련하여 그 기준을 세우기가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다의어와 동음어의 구분이다. 강이나 바다에 띄우는 교통 운송기관으로서의 ‘배’[舟], 신체의 일부를 가리키는 ‘배’[腹], 과일의 한 종류로서의 ‘배’[梨]가 동음어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 세 가지 ‘배’의 뜻이 명백하게 서로 달라서, 상호간의 연관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옷에 무엇이 묻는다는 '묻다', 땅에 무엇을 묻는다는 '묻다'가 두 개의 동음어라는 데는 아무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선물을 받는다는 '받다'와 소가 뿔로 사람을 받는다는 '받다', 그리고 움켜쥔다는 뜻의 '잡다'와 소나 돼지 등을 잡는다는 '잡다' 같은 것은 다의어로서의 한 개의 '잡다'로 보아야 할지두 개의 동음어로 보아야 할지 선뜻 짐작이 가지 않으며, 어두운 밤 하늘을 밝히는 '달'과 일 년 열두 달의 '달'은 두 개의 동음어이어야 할 듯하면서도 의미상의 연관성이 쉽게 느껴져서 역시 하나의 다의어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기존 국어 사전들은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떤 원칙도 제시한 바가 없으며, 따라서 여러 사전의 방식이 서로 다르고, 동일한 사전이 비슷한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도 일관성이 없다. 예컨대, '잡다'를 '국어대사전' (민중서림, 1986수정증보판)과 '새 우리말 큰사전' (삼성출판사, 1987 제 7차 수정증보판)은 움켜쥔다는 뜻의 '잡다', 소나돼지 같은 것을 잡는다는 '잡다', 어림잡아 얼마 할 때의 '잡다'의 세 품제어로 나누어 실음으로써 이 세 '잡다'를 동음어로 취급하였으며, '현대 조선말 사전'(북한 과학 백과사전 출판사, 1981)은 '잡다'를 한개의 표제어로 올려 다의어로 다루었다. '받다'는 '국어대사전'에서는 이를 하나의 표제어로 잡았고, '새 우리말 큰사전'과 '현대 조선말 사전'은 두 개의 표제어로 잡았으며, '달'을 '국어대사전'이 한 개의 다의어로, '새 우리말 큰사전'과 '현대 조선말 사전'이 두개의 동음어로 올리고 있다. 이 세 개의낱말에 대하여 어떤 때는 '국어대사전'파 '새 우리말 큰 사전'이, 어떤 때는 '새 우리말 큰 사전'과 '현대 조선말 사전'이 태도를 같이하고 있어서 일관성이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 조선말 사전'의 바탕이 되고 있는 '조선말 사전'(과학원 출판사, 1960)에서는 '받다'와 '달'도 각각 하나의 올려 다의어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