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우리나라 상담수련생들이 수퍼비전에서 수퍼바이저에게 의식적으로 개방하지 않는 비개방에 대하여 경험적으로 탐색하고, 상담수련생이 지각하는 수퍼바이저의 수퍼비전 특성, ...
본 연구는 우리나라 상담수련생들이 수퍼비전에서 수퍼바이저에게 의식적으로 개방하지 않는 비개방에 대하여 경험적으로 탐색하고, 상담수련생이 지각하는 수퍼바이저의 수퍼비전 특성, 수퍼비전 만족도와 비개방 수준과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이다. 이를 위해 연구 Ⅰ에서는 질적분석을 통하여 수퍼비전에서 상담수련생들의 비개방 내용, 이유 및 방식들을 추출, 분류하고 비개방 내용, 이유 및 방식들 간의 관련성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연구 Ⅱ에서는 수퍼비전에서 상담수련생의 비개방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비개방 수준 질문지를 제작하여 상담수련생이 지각하는 수퍼비전 특성, 수퍼비전 만족도에 따른 비개방 정도를 분석하였다.
수퍼비전은 내담자 보호와 상담자의 전문성 발달을 목적으로 상담자의 개방을 전제로 하지만 상담수련생들은 수퍼바이저에게 자신의 경험을 다소 개방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내담자에게 해를 끼치며 상담수련생의 전문적 기술향상 및 자각을 방해하고 수퍼비전의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데에 비개방 연구의 중요성이 있다.
연구는 크게 두 부분으로 수행되었으며 구체적인 연구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연구 Ⅰ. 수퍼비전에서 상담수련생의 비개방 내용, 이유 및 방식의 분석
<연구문제> 우리나라 상담수련생들이 수퍼비전에서 개방하지 않는 내용, 이유, 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연구 Ⅱ. 수퍼비전에서 상담수련생의 비개방과 수퍼비전 특성, 수퍼비전 만족도와의 관계 분석
<연구문제 1> 수퍼바이저의 수퍼비전 특성과 상담수련생의 비개방 정도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연구문제 2> 상담수련생의 비개방 정도에 따라 수퍼비전 만족도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연구 Ⅰ을 위하여 초, 중, 상급 경력의 상담수련생 각 6명씩 모두 18명을 대상으로 반구조화 면접을 실시하였다. 비개방 내용 307개 반응, 비개방 이유 349개 반응, 비개방 방식 319개 반응이 추출되었으며, 같은 반응들끼리 정리하기 위하여 3명의 평정팀과 2명의 감수자, 1명의 최종 감수자의 합의에 의해 추출된 반응들을 정리 및 분류하는 절차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상담수련생의 비개방 내용 52개, 비개방 이유 47개, 비개방 방식 19개가 추출되었으며 비개방 내용, 이유 및 방식들은 모두 각각 5개의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연구 Ⅱ에서는 상담수련생이 지각하는 수퍼비전 특성, 수퍼비전 만족도와 상담수련생의 비개방 정도와의 관계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수퍼비전에서 상담자 비개방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질문지를 제작하고, 개인수퍼비전을 경험한 176명의 상담수련생들을 대상으로 질문지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상담수련생들의 비개방 내용으로 추출된 52개 내용들은 ‘수퍼바이저 및 수퍼비전에 대한 반응’, ‘수퍼바이저의 피드백에 대한 반응’, ‘수퍼바이저의 평가에 대한 의식’, ‘상담진행 및 개입’, ‘상담자-내담자 감정 및 개인적 이슈’ 의 5개 영역으로 분류되었으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비개방 영역은 ‘수퍼바이저 및 수퍼비전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로써 우리나라 상담수련생들은 수퍼비전에서 수퍼바이저에 대한 감정이나 반응, 그리고 수퍼비전 경험에 대해 가장 개방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수퍼비전에서 수퍼바이저, 수퍼비전, 수퍼비전 과정, 상담과정, 상담자 자신, 내담자에 대한 지각 등 전반적인 영역들이 탐색되고 다루어져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둘째, 추출된 상담수련생들의 비개방 이유 47개는 ‘수퍼비전 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의 예상’, ‘평가에 대한 염려’, ‘개방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및 개방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 ‘상담자로서 부족감 인식’, ‘수퍼바이저의 의도 및 전문성에 대한 신뢰’의 5개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비개방 이유는 ‘수퍼비전 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의 예상’과 ‘평가에 대한 염려’였는데, 수퍼바이저에 대한 상하관계 의식이나 갈등에 대한 예상이 우리나라 상담수련생들의 비개방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함을 보여준다.
셋째, 추출된 상담수련생들의 비개방 방식 19개는 ‘은폐’, ‘축소’, ‘왜곡’, ‘우회’, ‘회피’의 5개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그 중 피면접자 모두, 그리고 전체 반응의 반 이상이 가장 에너지가 적게 드는 ‘은폐’의 방식을 채택함이 확인되었다.
넷째, 비개방 내용, 이유 및 방식 간에 관련성의 차이에 있어서, 먼저 비개방 내용-이유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수퍼바이저 및 수퍼비전에 대한 반응’의 내용에 대해서는 ‘수퍼비전 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의 예상’ 때문에, ‘상담 진행 및 개입’의 내용에 대해서는 ‘평가에 대한 염려’ 때문에, ‘상담자-내담자 감정 및 개인적 이슈’의 내용에 대해서는 ‘평가에 대한 염려’와 ‘상담자로서 부족감 인식’으로 인하여, 그리고 ‘수퍼바이저의 피드백에 대한 반응’의 내용에 대해서는 ‘수퍼비전 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의 예상’ 때문이라는 이유로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개방 내용-방식, 이유-방식의 관련성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비개방 내용이나 이유에 관계없이 유의하게 가장 많이 채택하는 방식은 ‘은폐’였다. 이외에 ‘상담 진행 및 개입’의 내용에 대해서는 ‘왜곡’의 방식이, ‘평가에 대한 염려’의 이유로 인하여 ‘왜곡’과 ‘축소’의 방식을 많이 사용하였다. 이렇듯 비개방의 내용-이유-방식은 각각의 관련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결과는 교육적 개입을 위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다섯째, 수퍼비전에서 전반적인 개방정도에 대해 우리나라 상담수련생들은 10점 리커트 척도(1:개방하지 않음 ~ 10:완전히 개방)상에서 초급 경력의 수련생들은 평균 7.08(SD=1.02), 중급은 평균 7.25(SD=0.75), 상급은 평균 6.75(SD=1.48) 정도 개방한다고 지각하였는데, 이는 수퍼비전 연구에서 상담수련생의 비개방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리고 상담수련생들은 면접 후 자신이 보고한 비개방 내용의 중요도 평가에 있어서, 초급 수련생들은 평균 6.92(SD=2.01), 중급은 평균 6.67(SD=2.42), 상급은 평균 8.25(SD=1.26)정도 중요하다고 지각하였다. 이로써 상담수련생들은 수퍼비전에서는 개방하지 않는 내용들에 대해 오히려 그 중요성은 꽤 높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또한 비개방 내용에 대해 거의 모든 상담수련생들이 상담 동료에게 개방한다는 결과는 개방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퍼바이저에게 개방하지 않는 것은 수퍼비전에서 상담수련생의 비개방 및 수퍼바이저와의 관계 등과 관련된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여섯째, 상담수련생의 비개방수준 측정을 위하여 추출된 비개방 내용들을 토대로 총 45문항의 질문지를 제작하였으며 신뢰도와 타당도 검증과정을 거쳤다. 상담수련생의 비개방 수준 점검은 상담수련생의 전문적인 자기성찰을 돕고, 상담자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일곱째, 우리나라 상담수련생들은 비개방 하위영역들에서 ‘수퍼바이저 및 수퍼비전에 대한 반응’, ‘수퍼바이저의 피드백에 대한 반응’에 대해 ‘상담진행 및 개입’, ‘상담자-내담자 감정 및 개인적 이슈’ 영역들보다 개방하기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는 연구 Ⅰ에서 수퍼바이저에 대한 의식이나 수퍼비전 관계가 비개방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결과를 확인한다고 할 수 있다.
여덟 째, 상담수련생이 지각하는 수퍼바이저의 수퍼비전 특성과 상담수련생의 비개방 정도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담수련생이 수퍼바이저의 매력성이나 대인간민감성이 높다고 지각할수록 수퍼비전에서 개방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상담수련생들은 수퍼바이저를 대인간민감성이나 매력성이 높다고 지각할수록 수퍼비전에 대한 만족도를 높게 지각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수퍼바이저를 관계지향적인 특성이 높다고 지각할수록 상담수련생의 개방 정도는 더 높아지며, 수퍼비전 만족도 또한 높게 지각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수퍼바이저의 개입과 역할에 있어서도 개방을 촉진하는 관계형성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상담수련생의 비개방 정도에 따라 상담수련생이 지각하는 수퍼비전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 수퍼비전에서 상담수련생이 개방을 많이 할수록 수퍼비전의 질과 자신의 욕구에 대해 더 만족스럽게 지각한다는 결과를 나타내었다. 이는 상담수련생의 개방정도는 수퍼비전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덧붙여 상담수련생 경력수준에 따라 수퍼비전에서 상담수련생의 비개방 정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본 결과, 상급 경력의 수련생들은 초급이나 중급 경력의 수련생들보다 전반적으로 개방 정도가 더 높았다. 특히 비개방의 하위 영역 중 ‘상담 진행 및 개입’과 ‘상담자-내담자 감정 및 개인적 이슈’ 영역에서 상담수련생 경력수준에 따라 개방 정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상급 경력의 수련생들이 초급, 중급의 수련생들보다 더 개방하는 경향을 보여주며, 특히 상담 과정이나 사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는 유의하게 더 많이 개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경력수준이 높은 상담자들의 불안 정도가 더 낮아진다는 상담자 발달이론가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퍼비전 과정에서 상담수련생의 비개방에 대한 경험적 연구를 통해 비개방 내용, 이유 및 방식에 대한 맥락적, 체계적인 정리가 이루어졌다. 이로써 상담수련생에게는 수퍼비전에서 다루지 않는 비개방에 대해 파악함으로써 상담자로서 자신을 성찰,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며, 수퍼바이저에게는 상담수련생에 대한 이해와 수퍼비전의 효율적 운영과 개입 전략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데 본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