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의 수업은 교사와 학생 간 교수·학습과정이며, 동시에 의사소통과정이기도 하다. 수업 현장에서 의사소통과정의 매체는 바로 교과서이다.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서는 교과서가 하...
학교에서의 수업은 교사와 학생 간 교수·학습과정이며, 동시에 의사소통과정이기도 하다. 수업 현장에서 의사소통과정의 매체는 바로 교과서이다.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서는 교과서가 하나의 움직일 수 없는 성전(成典)처럼 인식되어 왔다. 그래서 지금까지 교수·학습 이론과 현장에서 각 교육주체들은 교과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교과서에 담긴 내용은 해당 분야나 영역에서 기본적 지식이며, 우리 사회에서 자라나는 세대가 갖추어야 할 기본 가치와 덕목을 담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이처럼 교육현장에서는 교과서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고 있지만, 실제 교과서의 내용은 어떠하며, 특히 역사 교과서에서는 무엇을 서술하고 있는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교과서에서 서술하고 있는 내용이란, 과거로부터 현재와 미래에 이르기까지 충분히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사실이라고 한다. 교과서의 역사적 사실은 숙달된 역사가들에 의해서 이미 선택되어진 사실이다. 그런데 교과서에서 서술되어 있는 역사적 사실은 사실 그 자체만 기술되어 있을 뿐, 그 사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그렇게 된 이유는 교과 학습의 목표가 충분히 제시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건과 사건, 용어와 용어 간의 인과관계를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학생들의 수준에서 교과서를 이해하기 곤란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교과서 서술체제가 정보 나열식으로, 암기위주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교과서 서술에서 내러티브 서술체제를 도입하려는 지적이 있었다.한편 교육주체의 한 축인 교사들이 교육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독자적으로 교과서를 저술하여 이런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하였다. 그 결과의 하나로 전국역사교사모임에서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라는 대안 교과서를 집필하기에 이르렀다. 이 교과서에는 기존의 국정교과서와 달리 형식에 매이지 않은 제목 설정과 다양한 내러티브 서술을 활용하여 역사를 재미있고 쉽게 재구성하였다. 그런데 이 대안교과서는 아직 국가적 차원에서 검·인정 교과서의 체계 안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다. 물론 필자들은 형식에 얽매이는 서술체제나 검인정을 받는다면, 현재 교과서가 지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역사서술체제를 지향하려는 대안 교과서의 시도가 의미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과연 현재의 대안 교과서가 다양한 내러티브 서술방식을 통하여 그러한 목표에 도달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으며, 본 논문은 다음과 분석을 통하여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가 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대안 교과서로서 그 역할에 충실한 지를 검토하고자 하였다.본 논문에서는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중심으로 분석하되, 필요한 부분은 기존의 중학교 국사교과서와 대비하여 대안 교과서의 장·단점을 비교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서 다음의 3가지 목표를 설정하였다. 첫째, 교과서 대단원 및 중단원의 주제와 학습목표에 비추어 내러티브 서술 방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채택되고 있는 지를 검토하였다. 이는 대안교과서의 각 단원 제목과 내용 및 내러티브의 요소를 전반적으로 유형화하고, 다음으로 각기 내러티브 서술방식 중에서 사례를 들어 과연 적절한 구성을 나타내고 있는가 여부를 판단해 보고자 하였다. 둘째, 내러티브로 구성된 항목이 적절한 인과관계로서 서술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 점은 현행 국사교과서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지만, 마찬가지로 대안교과서의 서술에서도 개념의 나열, 논리의 비약, 유도된 결론 등의 부적절한 서술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내러티브로 구성된 이야기들이 도입부, 전개부, 결론부 등 각 단락별로 합리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는 지를 분석하였다. 셋째, 내러티브 역사서술을 통해서 당대 역사의 전반적인 흐름과 성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검토하고자 하였다. 특히 조선후기의 역사서술에서 선정된 내러티브의 관점이 어떤 특정 인물이나 특정 시각에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의 사례를 검토하고 바람직한 서술 방향을 제안해 보려고 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미래의 대안 교과서 서술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실제 수업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내러티브 역사서술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려고 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해 내었다.첫째, 대안교과서는 교육목표의 설정에 있어서, 민족의 정체성 확보라는 역사학의 거대담론보다는 우리 사회의 인간화, 민주적 공동체 건설이라는 교육목표를 설정하였다. 이는, 물론 정치사 중심의 국사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통일시대와 세계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국사교과서에서는 학습목표가 직접 제시되어 있지만, 학습목표로 설정된 것들은 대부분 정의적인 측면보다는 인지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제목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무의미한 역사적 사실과 개념들로 채워져 있다. 반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는 제목에서 학습목표 뿐만 아니라 본문의 내용을 유추해 낼 수 있도록 구성하려고 하였다. 다만 직접적으로 학습목표를 제시한 국사와는 달리 학습목표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대신에 ‘가볼 곳’, ‘만날 사람’, ‘주요 사건’을 제시하여 현실 생활과 연결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교과서에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제시하지 않아 단원명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혼란스러운 구성이 있어 수업자료로 활용할 때에는 교사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둘째, 대안교과서의 내러티브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제목, 소재, 재구성한 내러티브가 그것이다. 내러티브 양식의 서술체제는 ‘인물, 사건, 배경, 관점, 이들을 포함한 발단·전개·결말의 구조를 가진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역사수업에서의 내러티브 도입은 하나의 교수·학습 방법으로서 이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완성된 내러티브뿐만 아니라 각각의 구성요소만으로도 역사수업에서 활용될 수 있다.셋째, 제목의 구성에 있어서, 전체적으로 중심주제인 ‘민족 문화’를 하나의 내러티브로 표현하지는 못하였으나 각 시대별로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여 내러티브를 구성하였다. 이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통일시켜, 일관되게 서술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구어체문장도 과감하게 사용하였다. 이러한 제목의 구성은 이후 새롭게 편찬될 교과서 집필과정에서 참고해야할 것이다.넷째, 소재로 사용된 내러티브는 주로 각 단원의 도입부분에서 나타났다. 하나의 완성된 내러티브로 구성할 수 없는 경우, 적절한 소재의 사용은 학생들로 하여금 글을 읽을 때 흥미를 느끼도록 해준다. 하지만 흥미와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 ‘인과관계에 따른 서술’이다. 특히 내러티브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면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보일 수 있도록 서술되어야 한다. 하지만 몇 가지 내러티브는, 소재로서 내러티브를 잘못 선택하여 전체 내용과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부분이 나타났다. 또한, 정리되지 않은 시각이나 논리의 비약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는 점도 나타났다.다섯째, 대안교과서에서는 단원을 재구성한 몇 개의 내러티브가 있다. 이 내러티브들의 특징은 단원과 단원이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어 흔히 내러티브가 역사를 단절적으로 보고 있다는 비판을 넘어서고 있다. 교과서는 하나의 텍스트로서 비판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내러티브를 활용할 때 가장 우려할만한 점이 비판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작가의 관점에 몰입되는 것이다. 대안교과서에서 재구성한 내러티브에도 이러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으며, 교사는 대안교과서를 수업에 활용할 경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자료들을 준비하여 비판적으로 이해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마지막으로, 새로운 역사서술체제로서 내러티브를 활용한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의 등장은 현행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한 대안으로서, 교사들의 현장성과 교육주체의 요구를 반영한 매우 의미 있는 교육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