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다양성과 공존

국문 초록 (Abstract)

한국의 복지제도는 40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 4대 보험을 단계적으로 실시하면서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다른 복지 선진국들과 비교해 한국의 복지현실은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다는 평가를 면치 못하고 있다. 복지국가 논의에서 한국은 기껏해야 “낮은 수준의 보수주의 복지국가” 또는 “복지 낙후국(welfare laggard)”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평가는 주로 국가를 중심으로 한 제도적이고 공식적인 차원에서만 한국의 복지 현실을 접근한 결과일 수 있다. 본 연구는 복지에 관한 국가 중심의 한정된 시각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 이외의 영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복지 주체들을 탐구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폴라니의 경제 통합 형식의 삼분 모델을 복지 논의에 적용하여, 복지제공의 주체를 “국가”의 재분배(redistribution), “시장”의 교환(exchange), 호혜성(reciprocity)이라는 도덕적 의무에 바탕을 둔 “공동체”의 삼분 모델로 재구성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삼분 모델 접근은 서구의 관점으로 포착될 수 없었던 한국의 복지 현실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데 유용하다.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맥락 속에 배태되어 온 비공식적이고 비제도적인 영역의 복지 현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복지의 특수성은 국가 및 시장에 의한 복지 영역의 잔여 범주로만 여겨지던 공동체 복지가 주변적 역할이 아니라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는 데 있다.
한국의 복지 현실에서 다양한 공동체 가운데에서도 특히 가족이 사회복지의 재원 마련과 제공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반면 서구의 경우 일부 보수주의적 입장을 제외한다면 가족은 복지의 수혜자이지 결코 복지제공의 주체로 상정되지 않는다. 또한 가족 중심 복지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은 한국의 비공식적 복지제도가 국가를 중심으로 한 복지제도의 발전과 함께 소멸되거나 약화될 것을 예측하고 있다. 또는 그것의 지속성을 인정하는 연구조차도 이러한 비공식적 복지제도들을 국가복지와는 유리된 채 작동하는 메커니즘으로 이해함으로써, 다양한 층위에 존재하는 복지제도들 사이의 배태성 또는 연관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탐색하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공동체의 복지 기능이 하나의 자율적인 사회적 메커니즘으로서 한국 복지의 역사적 경로를 형성하여 왔고, 경로 의존적 특성이 한국 복지제도의 형성과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국가복지의 확장이 반드시 공동체 복지의 소멸로 귀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동체적 복지의 속성과 특성이 국가복지의 형성과 성격에 상당한 영향을 주어 왔으며 앞으로도 국가복지와 함께 한국의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Compared with the West where the historical debates on welfare states have been accumulated for more than hundred years, it is a relatively recent phenomenon that the term of welfare state was actively introduced in Korea. In the region, the conception of social welfare or welfare state appeared for the first time in the 1970s when state-led industrialization was initiated. Before long, major social insurance systems were introduced to cope with the rapid industrialization, and expansion of markets and the region has shown spectacular quantitative growth in formal welfare institutions.
Nonetheless, be it supplied by the state or the market, many assume that the welfare provision in the region still remains relatively rudimentary. By Western standards, especially welfare states standards, it is undeniable that Korea is categorized as a welfare laggard or a low level of conservative welfare state model. Its government still spends proportionately too little on welfare to be accounted a Western-style welfare state.
However, the stigma of Korea as ‘welfare laggard’ could be a result of judging non-western societies from the western view which defines welfare solely as a product of the market or the state. Whilst this perspective continues to dominate both theoretical and practi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