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문학비평 연구의 두 축은 대체로 載道論的 관점과 學問意思가 투영된 작품들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문학이 ‘詞華’와 같이 공교로움이나 科擧 及第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
퇴계 문학비평 연구의 두 축은 대체로 載道論的 관점과 學問意思가 투영된 작품들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문학이 ‘詞華’와 같이 공교로움이나 科擧 及第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한 퇴계의 입장에 주목하였을 뿐만 아니라, 문학이 어떠한 방식으로 心性의 바른 이치를 표현해야 하며, 심성을 바르게 도야하는데 공헌을 하는 문학의 본질은 무엇인지 고민한 것에 초점을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학계의 인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문학비평 연구의 성과는 儒家의 전통적인 문학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 君子라야 훌륭한 글을 쓸 수 있다는 퇴계의 논리를 구체적으로 증명해 보임으로써 우리 고전비평사에 道學者 문학의 품격을 높인 비평가로써 퇴계의 위상을 높인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 있다.
둘째, 퇴계가 도학자라는 인식만을 토대로 한 연구논저와, 철학 연구의 일환으로 퇴계 문학을 조망한 것들 가운데에는, 퇴계가 理善氣惡이라는 인식으로 理法만 주장하여 情感조차 찾아 볼 수 없을 뿐더러, 현실을 도외시하고 理想만을 쫓는 고루한 사람이라는 시각에서 부정적으로 논의한 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퇴계 역시 다른 도학자들의 인식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작품 자체의 個性을 살핀 논문들에서는 문학을 바라보는 퇴계의 진면목에 한결 근접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논문들이 이룩한 연구성과에 의해 현재 퇴계 문학비평에의 연구는 載道論的 관점을 지닌 퇴계의 글에서도 法古와 新奇의 조화를 발견하였을 뿐만 아니라, 문학비평도 社會史와 연계되어 있음을 밝힐 수 있었으며, 杜甫처럼 民生의 어려운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퇴계의 글을 추적하여 그가 지닌 인간에 대한 애정이 정감의 문학을 이끌 수 있는 근간임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퇴계는 당시 江西詩派와 같은 騷壇의 흐름에 구애받지 아니하고 그만이 누릴 수 있는 시세계를 구축한 점은 理學으로 숭앙된 도학자로만 퇴계를 주목한 것으로부터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요망하는 것이 된다. 그의 학문이 爛熟한 경지에 이르렀을 때 제작한 시편 가운데서 정감이 무르녹은 작품들을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정감 깊은 도학자인 퇴계 문학에 진입하는 관건이 되리라 사료된다. 퇴계의 개성이 이룩한 문학의 본질을 연구하는 데에 있어서도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가능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즉 정감을 아끼지 않은 퇴계의 人間美와, 載道論에 바탕을 둔 그의 확고한 논리가 어떠한 상관관계를 갖고 퇴계 문학의 개성을 구현하는지에 대해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