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가내사환노비의 同類意識과 저항 - 『黙齋日記』를 중심으로 - = Lee, Hey-joung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Based on a perusal of the <Mukjae ilgi (黙齋日記, Diary of Mukje)> compiled by the government official Yi Mungeon during the 16th century, this study analyzes the lifestyle of the ganae sahwan nobi (slaves who resided in their owners’ houses) who served the yangban class. The ganae sahwan nobi, who as mentioned above resided in their owners’ houses, were in charge of the various duties and services needed to maintain the regular lifestyle of the owner. They were educated from childhood onwards to possess the comportment demanded of a nobi (slave). However, contrary to their owners’ expectations, they did not grow up to become loyal nobi. Rather, from childhood onwards they formed a consciousness of kind with other slaves who toiled under similar circumstances, and developed a sense of resistance against their owners.
This consciousness of kind possessed by slaves was evident in the latter’s everyday activities. For instance, it was not uncommon for slaves to embezzle funds by deceiving their owners, all with the implicit knowledge of other slaves. It was also common for slaves to lie to their owners in order to protect their fellow slaves, or to submit themselves to the punishment intended for other slaves. This consciousness of kind was further strengthened through the sharing of their grievances about their owners. They intensified the state of conflict with their owners by including them in various tales of betrayal, murder and ghostly revenge (gwoedam) as part of their efforts to mitigate their suffering. Furthermore, they were wont to create and spread baseless rumors and stories about their owners in order to put the latter in embarrassing or problematic situations.
Meanwhile, although these nobi generally used passive methods such as deliberate idleness or vandalism to express their displeasure, they sometimes employed more aggressive methods such as abscondment. Although their vandalism was passed off as the result of simple accidents, such actions became a means to indirectly express their anger and resistance to the injustices perpetrated by their owners. Moreover, despite owners efforts to prevent their slaves from absconding and their continuous pursuit of runaway slaves (chuswae), nobi endlessly sought to run away. As such, they attempted to live their lives in a free and affluent manner by resorting to the aggressive action known as abscondment.

국문 초록 (Abstract)

본고에서는 16세기 관료인 黙齋 李文楗이 남긴 『黙齋日記』를 통해 양반가 가내사환노비들의 생활상을 보다 가까이 살펴보고자 한다. 가내사환노비들은 노주와 함께 거주하면서 노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잡다한 사역을 담당하였는데,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노비로서의 행동양식을 지니도록 교육되었다. 그러나 노비들은 노주의 의지대로 忠直한 노비로 자라나지는 않았다. 노비들은 어린 시절부터 동일한 처지의 노비들과 동류의식을 형성하였고, 노주에 대한 저항의식을 함께 나누었다.
노비들의 동류의식은 소소한 일상생활 안에서 형성되었다. 노비들은 때로 노주의 눈을 속이며 중간횡령을 하기도 했는데, 다른 노비들은 이를 알면서도 짐짓 눈감아주었다. 한편 노비들은 동료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노주에게 거짓말을 꾸며대기도 했고, 동료를 감싸다가 대신 매를 맞기도 했다. 이같은 동류의식은 노주에 대한 각종 불만을 동료들과 공유하면서 더욱 강화되기도 했다. 노비들은 노ㆍ주간의 갈등상황을 당시 유행하는 각종 怪談에 담아 유행시키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억울한 심정을 풀어나갔다. 때로 이들은 노주에 대한 뜬소문을 만들고 유포시킴으로써, 노주를 곤란한 지경에 빠뜨리기도 했다.
한편 노비들은 태업이나 기물파손 등 소극적 방식으로, 때로 도망 등 적극적 방식으로 노주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였다. 기물파손 등은 비록 단순한 실수로 위장되었지만, 노비들은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들의 불만을 표현하고, 노주의 부당함에 저항하였다. 한편 노비들은 노주의 다양한 도망방지 노력과 지속적인 推刷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망을 시도하였다. 노비들은 도망이라는 적극적 방식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보다 자유롭고 풍요롭게 영위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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