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전은 해방 이후 근대 독립국가 한국이 성립되고 여러 사회제도가 정비되는 과정에 국가에 의해 설립 운영된 미술 제도로서 이후 30여 년간 미술계의 지배적인 발표무대로 번성했다. 1949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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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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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전은 해방 이후 근대 독립국가 한국이 성립되고 여러 사회제도가 정비되는 과정에 국가에 의해 설립 운영된 미술 제도로서 이후 30여 년간 미술계의 지배적인 발표무대로 번성했다. 1949년 설립 당시, 기성 미술가들 대부분이 일제 강점기 일본에 유학하고 조선미전을 통해 활동해 왔기에, 친일 미술가들을 배제하는 것이 관건이 되었으나, 국가가 주도하고 권위를 부여하는 미술전시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었다. 출범 이후 6.25전쟁으로 일시 중단되는 굴곡을 겪었으나, 1953년 재개된 다음에는 국내 미술대학 출신 신진 작가들의 참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국전의 위용과 규모는 날로 확대되었다. 1950년대 말 반(反)국전 세력의 등장은 이렇게 확장된 수요가 국전 내에 충분히 수용되지 못한 탓이라고 볼 수 있다.
1960~70년대 국전의 수상작 발표는 신문의 호외(號外)를 장식할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으며, 수상 작가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로 영광과 명예를 누렸다. 상업미술계를 비롯하여 민간 부문의 문화예술 기반이 마련되지 못한 시절, 국전은 한국 미술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주요 무대이자 전시 발표의 장이었다. 많은 미술가들이 국전 입상을 위해 다년간 치열하게 노력했고, 영광의 수상자들은 여러 부상은 물론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누릴 수 있었다.
설립 이후 국전의 부별 구성은 여러 차례 변경을 거듭했으나, 동양화, 서양화, 조각부를 기본으로 조선미전에서 배제되었던 서예부가 고정적으로 운영되었으며, 건축, 사진 등 현대적인 매체 장르를 수용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일제강점기 조선미전의 서양화부와 조각부에는 조선인 미술가의 참여가 부진했으나, 해방 이후 국전에서는 서양화 부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아 해방 전후 미술에 대한 이해와 수용양상이 크게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1960년대 이후에는 추상 양식이 대거 수용되었으며, 국전을 국가 규모의 미술행사로 꾸미려는 정부 당국의 노력으로 재야 미술인들이 국전 내에 대거 포섭되었다. 이로써 국전의 제도권 화단과 재야를 구분하는 경계는 의미를 잃고 말았는데, 이는 결국 국전의 심사와 운영을 둘러싼 시비가 끊이지 않았을지라도, 국전이 부여하는 권위 자체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전의 폐지는 무분별한 양적 팽창을 거듭하는 가운데, 미술의 자율적 현대화 노력에 소홀한 탓이었으며, 추상 이후 현대미술의 다양한 실험적 경향을 수용하지 못한 관료적 보수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정세의 변화도 주요 요인이 되었을 것인데, 세계미술의 중심지가 전전(戰前)의 유럽에서 전후(戰後)의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권위의 아카데미즘 보다 실험적인 현대미술이 국제미술계의 주목을 끌게 된 것도 국전의 위세가 꺾이게 된 요인이었다.
그간 국전에 대한 연구는 논란이 되었던 제도의 변천에 집중되어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국전의 제도 변천을 지정학적인 국제 정세 및 국제 미술계의 조류 변화 속에서 파악함으로써 한층 확장된 문맥에서 조망할 것이다. 또한 주요 수상작과 화제작을 주제와 양식적 측면에서 분석하여 ‘국전 아카데미즘’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으로 심화시키고자 한다. 국전 내 각 장르 및 매체, 양식이 수용되고 재편되는 과정을 주요 수상작의 주제와 양식 분석을 통해 세밀하게 살핌으로써 국전 아카데미즘의 형성과 전모, 전개 양상을 포괄적으로 규명해내고자 한다.
세부 연구계획은 다음과 같다. 1) 많은 논란과 분쟁을 일으켰던 국전의 설립과 제도의 변천과정을 살피고, 2) 해방 이전과 이후의 관전, 즉 조선미전과 국전의 연속성 혹은 차이점을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 3) 장르별 역대 수상작들의 주제와 양식적 특성을 살핌으로써 국전을 통한 한국 아카데미즘의 형성과 그 특성을 분석할 것이다. 역대 수상 작가들의 화단 내 위치와 명성은 어떠했는지, 국전에 대한 당대 관객들의 기대와 반응은 어떠했는지를 살피는 것이 포함될 것이다. 4) 나아가 반(反)국전 세력과의 충돌 및 대립을 통해 변모해간 국전의 제도변천이 어떠한 양식적 차이와 미학적 결과물로 도출되었는지를 고찰함으로써 주류 제도권 화단의 변천과정을 재야 미술계와의 상호작용 또는 길항작용 속에서 조망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