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이성과 이에 의해 창출된 과학적 지식에 깊은 신뢰를 가졌던 현대사회는 기대했던 지식을 통한 자유라는 목표를 실현하지 못하고 오히려 전쟁, 대량학살, 빈곤, 기아, 환경, 주택, 교통,...
인간 이성과 이에 의해 창출된 과학적 지식에 깊은 신뢰를 가졌던 현대사회는 기대했던 지식을 통한 자유라는 목표를 실현하지 못하고 오히려 전쟁, 대량학살, 빈곤, 기아, 환경, 주택, 교통, 인종차별, 성차별, 대중문화, 도덕적 타락 등 인간의 삶을 황폐화하는 암울한 현상들로 가득 찬 역사였다. 현대사회가 직면한 이러한 위기상황은 과학성, 합리성, 전문성 등 이성 중심의 현대성 이념으로부터 유래한다. 현대사회를 조정하는 사회적 제도로서 현대계획 역시 전문성, 과학성, 수단적 합리성의 원리가 지배하고 있다. 목표와 수단의 분리, 가치와 사실의 이분화라는 준칙을 쫓아 행해지는 합리주의 계획에 의하여 관장되는 현대사회가 다양한 위기에 노출되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계획의 위기적 전망에 대응하여 출현한 이론적 처방이 포스트모더니즘 계획과 의사소통적 계획이다.
그런데 이성의 능력을 부정하며 큰 이야기와 이것이 담아내는 획일성, 종합성, 보편성, 총체성 등을 거부하는 포스트모더니즘 계획이나 수단적 합리성에 의해 작동되는 체계를 의사소통적 합리성으로 미만한 생활세계가 지배토록 함으로써 억압, 배제, 지배의 질곡으로부터의 인간의 해방이 가능하다고 보는 의사소통적 계획 모두가 완전한 처방이 되지를 못한다. 권력 작용과 전략적 사고로부터 자유로운 진공상태를 상정하는 타당성 요구와 이상적 담화상황을 전제하는 의사소통적 계획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또한 불확실성과 상대주의적 태도를 취하며 미시적 정치현상에 대한 관심만을 제안하는 포스트모던 계획 역시 위기 탈출을 위한 출구가 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현대사회가 처한 계획에 대한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