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소비에트 문학에서의 모험-추리 장르 담론 연구

국문 초록 (Abstract)

러시아-소비에트 문예 이론에서 모험-추리 장르 담론은 쉬클롭스키, 에이헨바움 같은 형식주의 이론가들 뿐 아니라 바흐찐, 그로스만 등에 의해서도 이루어지게 된다. 모험-추리장르 담론는 크게 두 가지 경향성을 가지는데, 첫 번째가 시학적 차원에서의 모험-추리장르 논의이다. 이 경우 산문의 구성적, 형태론적 관점에서의 모험-추리 장르의 특수성이 연구되는 한편, 역사 시학적 관점에서 장르 진화의 중요한 핵심으로 모험-추리장르가 다루어진다. 두 번째는 모험-추리장르가 가지는 문학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논의이다. 이 경우 모험-추리장르는 시대적 특징을 반영하는 ‘세태 문학’ 논의에서 이론가들의 주목을 끌게 되었다. 즉, 독자층의 변화, 즉 문학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산문 유형의 모델로서 모험-추리장르가 강조된 것이다.
문예 이론에서의 모험-추리 장르 담론 형성과 함께 실제적으로 초기 소비에트 문학에서 모험-추리 소설들이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된다. 1920년대 소비에트 모험-추리소설의 등장은 단순히 문학의 독자층의 변화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모험-추리 소설들은 세태 문학의 하나로서 이데올로기와 사회 전형성 구현의 모델 역할을 하면서 소비에트 대중 문학 형성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창작 차원에서 다양한 형태로 러시아-소비에트 문학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1920년대 러시아 모더니즘 산문작가들에 의해 이루어진 새로운 예술 문학의 흐름에서 모험-추리 장르는 다양한 형식으로 발현되고 적용된다. 하지만 사회주의 건설 속도가 가속화되던 1936년 이후 이단적 사상과의 투쟁이 시작되면서 범죄, 테러, 사보타주, 해악자, 부농 등 모든 부정적 요소는 문학의 소재로 다루어지지 않지만 1941년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모험-추리문학은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맞이한다. 단순화된 구조와 긴장과 흥분을 쉽게 유도할 수 있는 장르적 특징에 익숙한 추리 문학은 선전 선동의 훌륭한 도구였기 때문이다. 이후 모험-추리문학은 예술 문학이 아니라, 대중 문학의 차원에서 소비에트 문학을 대표하는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