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건축이 반드시 모더니즘의 획일성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 건축의 침체와 불합리에 대한 반발로 다양한 예술운동과 산업, 과학기술의 발전이 결합하여 새로운 시대상을 제시...
근대 건축이 반드시 모더니즘의 획일성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 건축의 침체와 불합리에 대한 반발로 다양한 예술운동과 산업, 과학기술의 발전이 결합하여 새로운 시대상을 제시하는 아방가르드적 사고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산업화 표준화라는 시대적 격동속에 기계미학의 지나친 강조와 기능 중심의 극단적 지지는 획일적 건축 경향을 양산하게 되었으며, 이는 자칫 이성에 치우친 감성의 경시로 다양한 사고를 수용하지 못하는 편협한 우월주의에 빠진 이상론자들의 자기도취의 위험성을 내재한다.
세계의 정치 변혁, 경제적 수준 향상, 공업, 산업에 대한 재고, 전쟁이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경각심, 그리고 다양한 세계 문화교류는 소위 국제주의 양식의 획일성이 아닌 각 지역이 가진 문화의 다원성에 대한 수용과 자각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곧 자신이 위치한 장소의 특성 즉, 자연환경, 역사, 문화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러한 지역성이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는 건축이야말로 보다 상위의 보편적 동의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과, 현재 뿐 아니라 미래 삶의 의미를 건축으로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세계의 중심이라 여기는 서구유럽으로부터 파생된 모더니티의 보편성이 아닌, 각각의 건물이 위치한 장소와 시간의 누적속에 형성된 지역 특색과 거주민들의 삶이 융화되어 나타나는 민족적, 향토적 건축의 현대적 해석과 적용에 대해 지역주의 건축의 대표적 인물인 알바 알토, 루이스 바라간의 작품을 통해 살펴보았다. 이는 아직까지 소위 선진국이라 자칭하는 서구 유럽중심의 주변국이라 일컬어지는 우리의 건축현실에서도 재고의 의의가 있으며, 그것이 단지 국수적 민족주의나 전통을 내세우려는 것이 아닌 지역 특수성을 객관적이고 보편적 건축개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