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경상남도 거창 정장리 유적에서 출토된 유리구슬의 관찰과 조성 분석을 통해 재질 및 특성을 밝히고자 한다. 나아가 이 유적에서 주된 유형으로 출토되는 청색계 유리에 대한 고...
본 연구는 경상남도 거창 정장리 유적에서 출토된 유리구슬의 관찰과 조성 분석을 통해 재질 및 특성을 밝히고자 한다. 나아가 이 유적에서 주된 유형으로 출토되는 청색계 유리에 대한 고찰의 일환으로 원삼국 및 삼국시대의 경상도 지역에서 출토된 감청색, 벽색, 청록색 및 자색 등 청색계 유리의 화학 조성과 변화를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 대상은 복원이 불가능한 유리구슬 편 24점과 완형 유리구슬 26점을 선정하였다. 선정된 시료는 실체현미경을 사용하여 유리구슬의 형태적 특성을 조사하고, 유리구슬 편에 한하여 단면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였다. 내부 조성은 주사전자현미경에 부착된 에너지분산형분광기를 이용하였고, 완형 유리구슬의 비파괴 표면 조성 분석은 X-선형광분석기로 알아보았다.
현미경 관찰 결과에서 유리구슬의 재질 특성은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 유형은 감청색과 적갈색 환옥이다. 풍화 상태는 양호하며 반사전자상에서 균질한 내부 상태가 확인된다. 두 번째 유형은 자색과 벽색 환옥이다. 표면은 갈색 풍화가 진행된 상태이며 반사전자상에서 수화층이 확인된다. 세 번째 유형은 녹색 환옥, 벽색 곡옥·다면옥·환옥 및 무색 다면옥·환옥으로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표면에서 백색 분말화가 관찰되는데 이는 납(Pb)을 함유한 유리에서 일반적으로 확인되는 풍화 현상이다.
화학 조성 분석 결과 첫 번째 유형은 소다유리군, 두 번째 유형은 포타쉬유리군, 세 번째 유형은 납바륨유리군으로 확인된다. 안정제와 소다 원료 특성은 내부 단면 분석을 실시한 포타쉬유리군과 소다유리군에 한정하였다. 안정제는 포타쉬유리군의 경우, 자색 환옥은 Ⅰ형, 벽색 환옥은 Ⅱ형으로 구분된다. 소다유리군의 경우, 감청색 환옥은 LCA-A, LCHA계인 고알루미나유리, 적갈색 환옥은 HCLA, HCA계이다. 적갈색 환옥은 소다 원료 특성에서 LMHK, HMK형으로 한반도에서 출토되는 적갈색 유리 Ⅱ형에 속한다.
지금까지 분석된 경상도 지역의 청색계 유리는 융제 성분에 따라 납바륨유리군, 포타쉬유리군, 소다유리군, 알칼리혼합유리군으로 구분된다. 안정제와 소다 원료 특성에 따르면 납바륨유리는 Ⅱ형과 Ⅲ형, 포타쉬유리는 Ⅰ형과 Ⅱ형, 소다유리군은 고알루미나유리와 네트론유리, 식물재유리로 세분된다. 각 조성별 시기를 검토해보면 납바륨유리 Ⅱ형은 BC 1세기 말부터 등장하고 Ⅲ형은 AD 3세기를 전후하여 등장한다. 포타쉬유리 Ⅰ형은 BC 1세기∼AD 6세기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AD 1세기에 유통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2세기경까지 경상도 청색계 유리 문화를 주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Ⅱ형은 AD 1∼4세기로 한정된 양상을 보인다. 고알루미나유리의 유통량은 AD 2세기경부터 증가하여 AD 3∼5세기까지 경상도 청색계 유리의 주된 유형으로 확인된다. 네트론유리와 식물재유리는 AD 5세기경부터 출현하여, 네트론유리는 AD 6세기에 비교적 많은 양이 유통되었다. 알칼리혼합유리는 AD 3세기에 유통된 것으로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경상도 청색계 유리의 주된 화학 조성은 AD 2세기경까지는 포타쉬유리 Ⅰ형이고, AD 3세기경부터는 고알루미나유리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거창 정장리 유적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출현한 납바륨유리부터 포타쉬유리 Ⅰ·Ⅱ형, 고알루미나유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성이 나타났으며, 유리의 색상에 따라 화학 조성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유적 내 유구간의 선후행 관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