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호(前 수원화성박물관장)의 “정조대왕능행차의 문화사적 고찰”은 13번 이루어진 정조의 화성행차 중에서 특히 1795년 을묘원행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와 한글본 “뎡리의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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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호(前 수원화성박물관장)의 “정조대왕능행차의 문화사적 고찰”은 13번 이루어진 정조의 화성행차 중에서 특히 1795년 을묘원행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와 한글본 “뎡리의궤...
이달호(前 수원화성박물관장)의 “정조대왕능행차의 문화사적 고찰”은 13번 이루어진 정조의 화성행차 중에서 특히 1795년 을묘원행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와 한글본 “뎡리의궤”를 중심으로 을묘원행의 정신적, 물질적 문화의 성격을 살펴본 것이다. 필자는 을묘원행의 문화적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삼국시대 이후의 능행기록과 을묘정리의궤의 간행 배경과 행사의 절목 등을 세세히 살피면서 거시적 관점을 확보하고, 구체적으로 행사에 나타난 음식ㆍ공연ㆍ장식 무예행사ㆍ기용 잡물ㆍ복식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전개하였다. 이런 구체적 문화요소에 대한 연구는 그간 정조의 사상사적 위상을 강조하는 역사연구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역사연구자의 연구 지평이 문화적 방향으로 확대된 의미를 갖는다.
이종주(전북대 국문과 명예교수)의 “능행상실시대의 능행문화 변용과 대중적 확산”은 일제강점기 시대와 해방공간에서 능행이 단절된 역사 때문에 능행 행차를 6,70년대 이후 재현된 것으로 보는 관점에 대한 반성적 접근이다. 논문에서는 조선열성조능행도라는 1926년 간행된 능행 병풍의 장면구성과 구조를 통하여 당시 능행 문화가 조선 백성으로서의 자긍심과 미래지향적 정체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능행 문화가 왕실의 중단에 따라 단절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와 백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역할을 하면서, 시대에 따라 재창조되는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능행 문화의 단절론이 극복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근현대 재현’ 인식에 대하여 반추를 요구하고 있다.
허용호(한예종 교수)의 “무형문화유산 정책과 정조 능행차의 성격”은 정조능행차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하려는 시도를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재 제도와 유네스코 체제 하에서, 어떻게 정책적으로 실현하는 방안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제안을 하고 있다. 필자는 6,70년대부터 현재까지 능행차가 복원 재현되는 과정을 살피고, 이 행사를 개천예술제ㆍ백제문화제ㆍ밀양아리랑 축제ㆍ남원 춘향제 등 다른 지역의 축제와 함께 ‘근현대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할 논리를 검토한다. 그런 바탕에서 근현대축제 자체로서 제도권에서 무형문화재 지정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무형문화제도 차원에서 정조 능행차가 실제와 재현의 거리가 있음을 지적하고, 유네스코에서 목록 제도에서 말하는 ‘당대성’ㆍ‘변화’ㆍ‘살아있음’이란 개념을 적용시켜 보고 있다. 무형문화재의 시간 영역과 범주를 넓혀 근대문화행사를 품는 일, 문화유산 융합체로서의 정조능행차“라는 개념으로 문화유산 개념을 확장하자는 논의이다.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제도와 유네스코 정책 하에서 능행 문화를 검토해 보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함한희(무형문화연구원장)의 “정조대왕 능행차 커뮤니티에서 바라본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협약”은 우선 화성시의 도시팽창과 정조능행차의 지속가능성을 기본적으로 검토하면서,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재 보전정책이 유네스코 2003년 무형문화유산 협약되고 2006년 발효된 틀을 향해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다음 단계에서 이 협약에서 중시한 유산 공동체의 존재와 성격을 점검하면서, 변화하고 있는 화성시의 공동체 성격을 검토하고, 도시화된 현대사회에서 이 공동체를 어떻게 규정하고 가꾸어 나갈 것인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유네스코 목록 작성의 구체적 기재 내용, 객관적 서술 문제에 대한 검토까지 실증적으로 하고 있다. 능행 문화의 유네스코 등록을 당위적으로만 주장하고, 구체적 검토와 연구성과가 없는 현실에서 능행 문화가 어떻게 가꾸어지고 어떤 방법을 거쳐 등록될 수 있는지 구체적 과정을 설명한 의의가 있다.
김훈동(前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추진위원장)의 “수원 화성문화제와 정조대왕능행차 준비과정의 시민주체성”은 저자가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추진위원장으로서, 능행 행사를 구성하고 거기에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경험을 서술하고 있다. 시민추진위원회의 행사 집행상의 위상과 역할, 구성과 운영 과정, 능행차 행렬의 시민참여 항목 선정과정, 시민참여 예산 모금과 사용방법 등 명실상부하게 시민이 주체가 되어 행사를 주관하는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보고서를 책자로 완성해서 다음 주체에게 넘겨주는 모습까지 담고 있다. 관주도 행사가 되기 쉬운 상황에서 시민추진위원회가 갖는 기능상의 한계를 지적하고, 시민 중심주의의에 입각하여 시민이 만드는 프로그램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정조능행차가 관에 의한 행사가 아니라 시민중심으로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기록적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지자체에서 민간주도 행사를 만들어가는 데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훈(전북대 이야기연구소 연구교수)의 “화성시 지역공동체 의식 형성과 능행 문화의 지속 가능성”은 거대 지역을 품고 있는 화성시 지역공동체가 어떻게 지역정체성을 확립해 갈 수 있는가, 거기에 어떻게 능행 문화가 기여했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하는 큰 의문을 품고 시작한 논문이다. 필자는 이 작업을 위해서 화성시의 단체 참여자들, 일반시민으로서 능행의 관객과 행렬 인물로 참여한 사람들뿐 아니라, 서울ㆍ수원에서부터 행렬에 참여한 사람들까지 직접 면담 조사하였다. 연구 기간과 비용 등 제약 때문에 조사범위를 많이 확대하지 못하였으나, 이 연구는 시작 자체로 의미가 있다. 지역적으로 매우 넓을 뿐 아니라, 농촌지역과 신도시에서 다양한 인구구성을 품고 있는 화성시에서 능행 같은 무형문화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지역 공동체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한두 번의 연구로 해결될 수 없는 거대한 연구 범주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문화적 연구와 미래지향적 지역 정체성의 확보 문제 등 많은 화두를 독자에게 던져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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