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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월 최시형, 공경과 살림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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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 초록 (Abstract) kakao i 다국어 번역

      최시형을 단지 동학의 2세 교주라는 틀에서 볼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전역사를 통틀어서도 손에 꼽을 중요한 사상가라는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최시형의 사상은 수운을 계승하고 있지만 단순한 계승을 넘어 동학을 새롭게 해석하였다. 예를 들어 천지부모(天地父母), 양천주(養天主), 대인접물(對人接物), 이천식천(以天食天), 향아설위(向我設位) 등의 새로운 개념어를 만들어서 동학사상을 평민의 철학으로, 그리고 생명철학으로 재해석하였다.
      최시형은 스승의 시천주를 계승하면서도 이를 사람만이 아니라 천지만물에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그래서 천지 자체를 우리 생명의 근원이자 우리가 받들어 모셔야 될 거룩한 ‘님’으로서, ‘천지부모’라고 했다. 그는 천지를 단순한 물리적 자연이 아니라 살아 있는 우주적 생명, 모든 만물을 낳는 생명의 근원, 영적 활력과 기운으로 가득 차 있는 유기적 생명일 뿐 아니라 받들어 모셔야 할 ‘님’으로 보았다. 나아가 그는 모든 만물을 살아 있는 것으로 보고 그 속에서 신성함을 발견하고 공경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시형에게서 시천주(侍天主)는 밖으로는 만물에게로 확대되어 천지부모와 같은 사유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심즉천(心卽天)’같은 사유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최시형의 사상의 핵심은 ‘공경’이다. 그는 “사람이 바로 한울이니 사람 섬기기를 한울같이 하라.”고 했다. 이른바 사인여천(事人如天)이다. 최시형은 모든 사람을 귀천과 남녀와 노소에 구분 없이 공경하라고 했다. 해월은 심지어는 노비 출신에게 전라도 전체를 통괄하는 편의장을 맡기기도 했다. 또한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공경을 강조했다.
      최시형은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만물도 공경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물건을 공경하는 데까지 이르러야 덕이 천하에 펴리라”고 하였으며, “땅을 소중히 여기기를 어머니의 살결처럼 하라”고 하였다. 최시형은 또한 ‘이천식천’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어를 만들기도 했다. ‘하늘이 하늘을 먹고 산다’는 이 ‘이천식천’은 만물을 성장 진화케 하는 원리이자 생명원리이다. 생명의 순환이치를 알고 그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최시형은 한편 수운의 시천주를 ‘양천주(養天主)’로 재해석하였다. ‘시천주’가 하늘이 모든 사람의 내면에 이미 모셔져 있음을 강조한 표현이라면 최시형의 ‘양천주’는 그 하늘이 씨앗의 형태로 그 발현을 기다리는 존재라고 보았다. 그것을 우리말로 하면 ‘살림’이라고 할 수 있다. ‘살림’은 생명을 그 개성적 결대로 기르고 활짝 꽃피워 실현한다는 의미이다. 생명 살림의 이치는 먼저 내 몸과 마음을 살리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내 몸과 마음이 먼저 치유하고 평안하지 않고서 세상의 평화와 화해, 치유를 말할 수 없다.
      한편, 최시형은 죽음을 예감하고 한 해 전인 1897년에 기존의 벽을 향해서 제사상을 차리는 이른바 ‘향벽설위(向壁設位)’에서 나를 향해서 제사상을 차리는 ‘향아설위’로 파격적인 전환을 선언했다. 벽을 향해 제사상을 차리지 않고, 나(후손)를 향해 제사상을 차린다는 것은 조상이 사후에 저 세상에 있다가 제삿날 벽을 타고 밖으로부터 오지 않고 자손의 심령과 혈기 속에 함께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제사상을 나를 향해 돌려라’ 라는 이 파격적 선언은 조상이 내 안에 살아계신다라는 선언이다. 이는 신 중심의 수직적이고 저 벽 쪽, 피안, 미래, 저 종말, 역사의 저쪽 혹은 과거 조상들의 시간을 향했던 관습을 자기에게로, 지금 여기에 실존하는 삶과 생명으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제사 양식의 변화는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다.
      요컨대 최시형의 사상은 ‘모든 만유가 무궁한 우주생명을 내면에 모시고 있다는’ 근본적 생명원리와 ‘하늘이 하늘을 먹고 산다’는 생명의 순환 원리에 입각하고 있다. 이는 원주의 무위당 장일순의 생명사상으로 계승되어 오늘날 ‘한살림’을 비롯한 ‘생명평화의 길’, ‘생명평화결사’ 등 생명운동 진영의 주요한 원천이 되었다. 또한 그의 “아이가 바로 한울님이다”는 대한 언급은 1920년대 김기전, 방정환에게 “어린이가 이미 온전히 하늘의 씨앗을 갖고 있으며, 어린이는 스스로 자란다”는 사상으로 재해석되었다. 따라서 어린이가 천부적으로 가진 소질과 재능을 스스로 꽃피우게 하고 스스로의 삶의 자율적인 주체로서의 성장하는 것을 돕는, 어린이 운동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따라서 그의 사상에 대한 연구와 확산은 오늘날 생태적 위기의 상황에서, 또한 경쟁 교육에 멍들어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서구의 생태학과는 다른 한국적인 생명철학과 생명교육의 이론으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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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형을 단지 동학의 2세 교주라는 틀에서 볼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전역사를 통틀어서도 손에 꼽을 중요한 사상가라는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최시형의 사상은 수운을 계승하고 있지만 ...

      최시형을 단지 동학의 2세 교주라는 틀에서 볼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전역사를 통틀어서도 손에 꼽을 중요한 사상가라는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최시형의 사상은 수운을 계승하고 있지만 단순한 계승을 넘어 동학을 새롭게 해석하였다. 예를 들어 천지부모(天地父母), 양천주(養天主), 대인접물(對人接物), 이천식천(以天食天), 향아설위(向我設位) 등의 새로운 개념어를 만들어서 동학사상을 평민의 철학으로, 그리고 생명철학으로 재해석하였다.
      최시형은 스승의 시천주를 계승하면서도 이를 사람만이 아니라 천지만물에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그래서 천지 자체를 우리 생명의 근원이자 우리가 받들어 모셔야 될 거룩한 ‘님’으로서, ‘천지부모’라고 했다. 그는 천지를 단순한 물리적 자연이 아니라 살아 있는 우주적 생명, 모든 만물을 낳는 생명의 근원, 영적 활력과 기운으로 가득 차 있는 유기적 생명일 뿐 아니라 받들어 모셔야 할 ‘님’으로 보았다. 나아가 그는 모든 만물을 살아 있는 것으로 보고 그 속에서 신성함을 발견하고 공경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시형에게서 시천주(侍天主)는 밖으로는 만물에게로 확대되어 천지부모와 같은 사유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심즉천(心卽天)’같은 사유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최시형의 사상의 핵심은 ‘공경’이다. 그는 “사람이 바로 한울이니 사람 섬기기를 한울같이 하라.”고 했다. 이른바 사인여천(事人如天)이다. 최시형은 모든 사람을 귀천과 남녀와 노소에 구분 없이 공경하라고 했다. 해월은 심지어는 노비 출신에게 전라도 전체를 통괄하는 편의장을 맡기기도 했다. 또한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공경을 강조했다.
      최시형은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만물도 공경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물건을 공경하는 데까지 이르러야 덕이 천하에 펴리라”고 하였으며, “땅을 소중히 여기기를 어머니의 살결처럼 하라”고 하였다. 최시형은 또한 ‘이천식천’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어를 만들기도 했다. ‘하늘이 하늘을 먹고 산다’는 이 ‘이천식천’은 만물을 성장 진화케 하는 원리이자 생명원리이다. 생명의 순환이치를 알고 그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최시형은 한편 수운의 시천주를 ‘양천주(養天主)’로 재해석하였다. ‘시천주’가 하늘이 모든 사람의 내면에 이미 모셔져 있음을 강조한 표현이라면 최시형의 ‘양천주’는 그 하늘이 씨앗의 형태로 그 발현을 기다리는 존재라고 보았다. 그것을 우리말로 하면 ‘살림’이라고 할 수 있다. ‘살림’은 생명을 그 개성적 결대로 기르고 활짝 꽃피워 실현한다는 의미이다. 생명 살림의 이치는 먼저 내 몸과 마음을 살리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내 몸과 마음이 먼저 치유하고 평안하지 않고서 세상의 평화와 화해, 치유를 말할 수 없다.
      한편, 최시형은 죽음을 예감하고 한 해 전인 1897년에 기존의 벽을 향해서 제사상을 차리는 이른바 ‘향벽설위(向壁設位)’에서 나를 향해서 제사상을 차리는 ‘향아설위’로 파격적인 전환을 선언했다. 벽을 향해 제사상을 차리지 않고, 나(후손)를 향해 제사상을 차린다는 것은 조상이 사후에 저 세상에 있다가 제삿날 벽을 타고 밖으로부터 오지 않고 자손의 심령과 혈기 속에 함께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제사상을 나를 향해 돌려라’ 라는 이 파격적 선언은 조상이 내 안에 살아계신다라는 선언이다. 이는 신 중심의 수직적이고 저 벽 쪽, 피안, 미래, 저 종말, 역사의 저쪽 혹은 과거 조상들의 시간을 향했던 관습을 자기에게로, 지금 여기에 실존하는 삶과 생명으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제사 양식의 변화는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다.
      요컨대 최시형의 사상은 ‘모든 만유가 무궁한 우주생명을 내면에 모시고 있다는’ 근본적 생명원리와 ‘하늘이 하늘을 먹고 산다’는 생명의 순환 원리에 입각하고 있다. 이는 원주의 무위당 장일순의 생명사상으로 계승되어 오늘날 ‘한살림’을 비롯한 ‘생명평화의 길’, ‘생명평화결사’ 등 생명운동 진영의 주요한 원천이 되었다. 또한 그의 “아이가 바로 한울님이다”는 대한 언급은 1920년대 김기전, 방정환에게 “어린이가 이미 온전히 하늘의 씨앗을 갖고 있으며, 어린이는 스스로 자란다”는 사상으로 재해석되었다. 따라서 어린이가 천부적으로 가진 소질과 재능을 스스로 꽃피우게 하고 스스로의 삶의 자율적인 주체로서의 성장하는 것을 돕는, 어린이 운동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따라서 그의 사상에 대한 연구와 확산은 오늘날 생태적 위기의 상황에서, 또한 경쟁 교육에 멍들어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서구의 생태학과는 다른 한국적인 생명철학과 생명교육의 이론으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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