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윤곤강 시의 내적 동인은 길 모티브이다. 모티브는 어원상으로는 운동의 근원적인 원인을 뜻하고, 문학에서는 창작이나 표현의 기본적인 동기를 의미한다. 따라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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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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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윤곤강 시의 내적 동인은 길 모티브이다. 모티브는 어원상으로는 운동의 근원적인 원인을 뜻하고, 문학에서는 창작이나 표현의 기본적인 동기를 의미한다. 따라서 모...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윤곤강 시의 내적 동인은 길 모티브이다. 모티브는 어원상으로는 운동의 근원적인 원인을 뜻하고, 문학에서는 창작이나 표현의 기본적인 동기를 의미한다. 따라서 모티브는 시인이 작품을 형상화함에 있어서 시적 대상을 시인의 상상력으로 재인식하려는 순간에 기능하게 된다. 일상의 사물이나 사건 혹은 대상이 시인의 구체적인 시적 인식의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매개가 필요하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일상의 사물이나 대상이 시인의 시적 인식을 통해 시적 의미를 발현할 경우 그것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 바로 모티브인 것이다.
길 모티브가 특정 시인의 작품이나 시대에 관계없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그것이 문학적 보편성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 작품에서의 길은 인간의 욕망과 본성에 관련이 있으며, 시인이 현실에 대응하는 하나의 문학적 관습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길 모티브가 특정 시인의 시 작품에서 반복하여 나타나고 있다면 그것은 연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가 주목하는 것은 윤곤강의 시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길 모티브의 내적 동인을 찾아 그것의 상징성과 미학적 의미를 재고하려는 점이다. 이번 연구에서 윤곤강 시에 나타나는 길 모티브의 내적 동인으로 추출할 수 있는 미학적 의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제강점기 식민지 현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던 윤곤강의 시 작품에서 자아의 갈등 양상을 새롭게 규명할 수 있다. 윤곤강은 식민지 현실과 자아와의 갈등 양상을 ‘고독’을 통해 형상화 한다. 여기에서의 고독은 개인적 정서의 발현에서 비롯된 고독이라기보다는 식민지 현실에 능동적으로 반응했던 주체의 내적 욕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윤곤강의 시에서 고독의 심상은 식민지 현실과 시적 자아의 갈등 양상으로 구현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식민지 현실에 안주하려는 욕망과 그러한 삶을 증오하는 욕망 사이에서 시적 자아는 “運命을 反逆하는 거리”(「杞憂」)를 거닐며 고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 윤곤강 시에 나타나는 길 모티브의 미학적 의미는 전통에의 지향과 주체성의 모색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곤강은 1945년 해방 이후 민족의 주체성을 복원하려는 작업의 일환으로 모국어의 회복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의 실천적 결과물이 시집 『피리』와 『살어리』이다. 윤곤강은 시집 『피리』의 머리말에서 “헛되인 꿈보다도 오히려 허망한 것은 죄다 버리고/ 나는 나의 누리로, 나의 누리를 찾아, 돌아가리로다/ 돌아가서, 나는 나다웁게 사오리라”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민족적 정서의 탐구와 자아의 주체성을 모색하기 위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인의 이러한 의지가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공간이 길에 있음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셋째, 윤곤강 시의 길 모티브를 추적함으로써 생명 존중의 사상과 고향의식의 시적 전략을 고찰할 수 있다. 윤곤강은 첫 시집의 제목을 ‘大地’로 정할 만큼 대지에 대한 애착과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지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풍요로움과 정화의 의미를 상징하기도 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출발점이 대지에 있으며 소멸한 생명을 정화하고 재생하는 귀착점 역시 대지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볼 때 대지는 생명 탄생의 근원인 어머니의 자궁처럼 무한한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객관적 상관물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대지의 생명력과 어머니의 자궁은 생명 탄생의 근원이며, 떠남과 돌아옴의 기점과 종점인 고향의 문학적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쳐서 말하면, 윤곤강의 시에서 대지와 어머니와 고향은 길 모티브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윤곤강 시의 내적 동인으로서의 미학적 의미를 고찰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정치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랬을 때 윤곤강의 시적 전략으로서의 길 모티브에 나타난 미학적 의미를 재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