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극과 페미니즘

국문 초록 (Abstract)

본 연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3장으로 구성된다.
제 1장에서는 프랑스 여성의 역사적 고찰, 전통적인 개념의 여성, 남성 지배 담론 속에서의 여성의 모습을 정리하려고 한다. 여성은 아내와 어머니로서 가정에 속해 있었다. 가정주부로서 여성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나 창조적이고 초월적인 계획을 가지지 못하고, 희망도 없이 노예의 삶을 반복적으로 살아가도록 운명지어진 것이다. 이처럼 여성은 고립된 존재였기 때문에 주체의 정체성을 보장하는 이성적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다. 이분법적 사고체계를 기반으로 형성된 이성중심주의를 표방하는 서양의 사고는 남성과 여성을 우등과 열등, 혹은 일자와 타자의 관계로 파악한다. 여성에 관련된 담론과 권력구조는 서로 공모하고 있다. 여성을 배척하고 억압하는 것이다. 남성 중심의 언어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위계질서를 당연시하고 진실된 것으로 간주하도록 하는 수단이며, 현실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인식을 강요하는 남성 지배 권력의 도구이다. 하지만 여성은 남성보다 어느 영역에서도 열등하지 않다. 억압의 메카니즘을 명확히 함으로써 여성의 본질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려는 것이 페미니스트들의 입장이다.
극작품과 여성의 관계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극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남성 지배적인 공연 제작의 참여에서 배제되었기 때문에, 여성이 쓴 극작품은 별로 많지 않았고, 연극의 역사상 여성 극작가는 드물었다. 따라서 연극과 여성을 결부시키는 데 많은 난점이 있다. 하지만 역으로 연극은 페미니즘이 문제삼고 있는 불평등과 억압의 많은 문제를 제시한다. 여성이 문화의 주체로서 소외되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남성 극작가의 극작품에 나타난 등장인물을 통해 여성의 정체성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
제 2장에서는 페미니즘 전개의 단초가 되고, 남성 중심적 문화와 세계관을 비판한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 2의 성}을 논의의 출발점에 위치시키려 한다. 그녀는 이 텍스트에서 성, 여성, 남성 그리고 가족 등에 대하여 여성이 가지고 있는 사상을 전개한다. 보부아르는 실존주의로부터 페미니즘을 전개한다. 조세핀 도노번이 지적했듯이, 보부아르가 페미니즘 이론에 기여한 것은 여성의 문화적, 정치적 지위를 설명하기 위해서 실존주의적 비전을 이용한 점이다. 보부아르에 의하면 부권 중심의 문화에서는 남성이나 남성성은 긍정적웰염?혹은 주관적이고 절대적인 존재를 반영하는 반면에, 여성이나 여성성은 부정적인 것, 비본질적인 것 그리고 타자로 존재한다.
사고의 새로운 지평을 정의하려는『다른 여자의 검시경』에서 이리가레는 구문적, 의미론적 애매성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여 차이의 글쓰기를 시도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여성의 정체성과 언어의 관계에 남성적 폭력이 근원적으로 존재한다고 파악한다. 그녀는 남성과 여성의 담론에 나타난 차이는 언어와 사회에 의해 형성된다고 이해한다. 성의 해방은 언어학적 변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녀는 가부장적 전통의 사회에서 여성의 정체성이 허용되지 않는 것은 사회의 언어가 여성을 언어의 영역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을 주장한다. 따라서 그녀는 여성의 정체성을 위하여 '여성인 나je-femme'와 '여성인 너tu-femme'의 의사소통에서 제 3의 여성에 대한 담론을 요구한다. 또한 라캉적인 사유의 전제에서 출발하는 이리가레는 가부장제 무의식에 도사린 억압의 흔적을 추구하여, 이러한 영역의 가치를 전도시키고자 노력한다. 이리가레는 남성중심주의적 가부장제 질서의 악순환에서 탈피하기 위하여 모녀간의 주체적 관계라는 방식을 통해 가능하다고 본다. 이러한 모녀 관계는 여성의 정체성을 발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같은 맥락에서 그녀는 여성이 자신의 내부에서 외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 자율적이고 자유로운 주체로 경험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리가레와 마찬가지로 문학이론가인 크리스테바도 언어학과 정신분석학을 페미니즘 전개의 초석으로 삼는다. 크리스테바는 여성적인 것을 기호적인 것으로, 남성적인 것을 상징적인 것으로 파악한다. 크리스테바는 기호적인 것과 상징적인 것을 기반으로 억압적이고 가부장적 언어 체계 속에서 여성의 정체성을 부정적인 것으로 만드는 정신분석 이론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여기서 그녀는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를 강조하는 전(前)오이디푸스 단계에 의미를 부여한다. 또한 그녀는 레나 린트호프가 지적하듯이 히스테리적인 것과 상징적인 것을 동의어로 받아들인다.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크리스테바가 이항 대립 구조라는 남성적 담론의 장치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정신분석학의 발전과 전개가 페미니즘 이론의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들이 공통적으로 전개하는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