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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시아 근대번역소설사의 시각 -문인(文人) · 중역(重譯) · 검열과 이데올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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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 초록 (Abstract) kakao i 다국어 번역

      본 저술의 핵심 키워드는 ‘문인’, ‘중역’, 그리고 ‘검열과 이데올로기’이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동아시아 근대번역소설사의 기본 속성이자, 한 · 중 · 일 비교 연구의 원점이다. 구체적으로, ‘문인’은 번역의 주체, ‘중역’은 번역의 방식, ‘검열과 이데올로기’는 번역장(飜譯場)의 특수성을 분석하는 틀이 된다. 보다 상세한 개념은 이하에서 제시해본다.
      (1) 문인(文人)
      ‘문인’은 번역의 주체다. 번역가가 아니라 굳이 ‘문인’이라 표현한 이유는, 근대 동아시아에서 번역 주체를 다룬다는 의미는 단순히 누가 번역했는가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학은 기본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전제로 한다. 문학을 향유하는 소비자, 즉 독자층은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요구하게 되는데, 역으로 그 취향은 콘텐츠의 생산자가 주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창작과 번역은 문학 콘텐츠의 두 가지 공급 루트이자 당대의 문학장을 형성하는 두 축이다. 여기서 일국의 언어권을 넘어, 구체적인 상호 비교가 가능한 것은 후자인 번역문학이다. 앞서 서술한바, 번역문학의 편재성 때문이다. 한편 문학 콘텐츠의 생산자는 다시 작가와 번역가로 양분된다. 그런데 동아시아의 각국 문단에서 근대문학이 형성되던 시기에는 공통적으로 작가와 번역가의 역할이 일원화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 자국 문단을 만든 이들과 서구 근대문학을 처음 소개한 번역가들의 면면은 문자 그대로 일치했다. 자국 근대문학의 형성기와 첫 융성기를 선도 · 선점했던 이들이 번역과 창작을 병행했다는 것은, 그 두 가지 채널이 문학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일정한 운동성을 띠고 수행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창작과 번역은 각자의 지분을 지니면서도 중첩되는 복합적 역학 관계 속에 놓여 있었으며, 시간의 추이와 문단의 조건 변동에 따라 그 지분과 역학 관계도 다른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 저술은 기본적으로 번역소설을 다루지만 그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이러한 관계성에 주목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인’이라는 키워드, 곧 작가와 번역가를 통칭하는 개념을 배치하게 되었다.
      (2) 중역(重譯)
      ‘중역’은 번역의 방식이다. 서구문학의 수용은 단순히 동아시아 3국의 공통된 현상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내부에서 일어난 연쇄적 흐름이기도 했다. 동아시아라는 단위가 보다 특별한 것은 번역의 계보가 중첩된다는 데 있다. 물론 그 텍스트는 일방향적이며 시차를 달리하지만, 이로 인해 동아시아 내부에 직접적인 비교항이 성립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주지하듯 1920년대 중반까지는 거의 전적으로 일본이 먼저 수용하고 번역한 ‘일본어로 된 서구문학’을 만났다. 한국만큼 일본이라는 매개에 의존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경우도 일본어를 경유한 이중번역의 비중은 상당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1920년대를 전후한 시기까지도 극소수를 제외한 일본의 문인들은 비영어권 서구문학의 수입에 있어서 영역 텍스트의 중역에 의존했다. 일본, 중국, 한국에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는 일련의 서구문학 텍스트들. 그것이 직접적 인과관계 속에 있다는 것은 곧 텍스트의 역사가 중첩된다는 의미다. 이는 문학사 서술의 공통적 지반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그 역사가 각국 문학사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변용되는지를 추적하는 것은 동아시아 근대문학사의 실질적인 내용이 될 수 있다.
      (3) 검열과 이데올로기
      ‘검열과 이데올로기’는 번역의 공간, 즉 번역장의 조건적 차이를 분석하는 키워드다. 식민지 조선이라는 번역 공간은 검열이라는 절대 변수와 공존했다. ‘내지’ 일본 역시 검열제도는 존재했지만 식민지에 적용되던 형태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고, 이로 인해 표현력의 임계 자체가 달랐다. 그렇다면 식민지에서는 수용의 맥락이 아니라, 표현이 어느 수준까지 가능했으며 또한 무엇이 불가능의 영역에 있었는지를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표현의 임계는 번역의 임계와 일맥상통한다. 당대의 저항적 지식인들에게는 식민지의 부조리를 환기하거나 체제 자체를 전복시킬 수 있는 사상이 담긴 텍스트야말로 번역의 욕구를 강력히 추동하는 콘텐츠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적합할수록 합법역(合法域)으로 포섭될 가능성은 희박했다. 한편, 같은 제국 권역에 있던 일본과 한국은, 중국과는 전혀 다른 지배 이데올로기의 영향 속에 구획되어 있었다. 검열과 이데올로기는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번역장의 형태, 즉 번역 결과물의 탄생 조건과 직결되어 있는 제도였다. 검열의 기조와 기준에 편차가 상당했던 동아시아 3국이 각기 다른 번역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저술에서는 이상의 번역 외적 조건들을 통해 동아시아 3국의 번역장 문제를 고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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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저술의 핵심 키워드는 ‘문인’, ‘중역’, 그리고 ‘검열과 이데올로기’이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동아시아 근대번역소설사의 기본 속성이자, 한 · 중 · 일 비교 연구의 원점이다. 구...

      본 저술의 핵심 키워드는 ‘문인’, ‘중역’, 그리고 ‘검열과 이데올로기’이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동아시아 근대번역소설사의 기본 속성이자, 한 · 중 · 일 비교 연구의 원점이다. 구체적으로, ‘문인’은 번역의 주체, ‘중역’은 번역의 방식, ‘검열과 이데올로기’는 번역장(飜譯場)의 특수성을 분석하는 틀이 된다. 보다 상세한 개념은 이하에서 제시해본다.
      (1) 문인(文人)
      ‘문인’은 번역의 주체다. 번역가가 아니라 굳이 ‘문인’이라 표현한 이유는, 근대 동아시아에서 번역 주체를 다룬다는 의미는 단순히 누가 번역했는가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학은 기본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전제로 한다. 문학을 향유하는 소비자, 즉 독자층은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요구하게 되는데, 역으로 그 취향은 콘텐츠의 생산자가 주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창작과 번역은 문학 콘텐츠의 두 가지 공급 루트이자 당대의 문학장을 형성하는 두 축이다. 여기서 일국의 언어권을 넘어, 구체적인 상호 비교가 가능한 것은 후자인 번역문학이다. 앞서 서술한바, 번역문학의 편재성 때문이다. 한편 문학 콘텐츠의 생산자는 다시 작가와 번역가로 양분된다. 그런데 동아시아의 각국 문단에서 근대문학이 형성되던 시기에는 공통적으로 작가와 번역가의 역할이 일원화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 자국 문단을 만든 이들과 서구 근대문학을 처음 소개한 번역가들의 면면은 문자 그대로 일치했다. 자국 근대문학의 형성기와 첫 융성기를 선도 · 선점했던 이들이 번역과 창작을 병행했다는 것은, 그 두 가지 채널이 문학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일정한 운동성을 띠고 수행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창작과 번역은 각자의 지분을 지니면서도 중첩되는 복합적 역학 관계 속에 놓여 있었으며, 시간의 추이와 문단의 조건 변동에 따라 그 지분과 역학 관계도 다른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 저술은 기본적으로 번역소설을 다루지만 그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이러한 관계성에 주목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인’이라는 키워드, 곧 작가와 번역가를 통칭하는 개념을 배치하게 되었다.
      (2) 중역(重譯)
      ‘중역’은 번역의 방식이다. 서구문학의 수용은 단순히 동아시아 3국의 공통된 현상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내부에서 일어난 연쇄적 흐름이기도 했다. 동아시아라는 단위가 보다 특별한 것은 번역의 계보가 중첩된다는 데 있다. 물론 그 텍스트는 일방향적이며 시차를 달리하지만, 이로 인해 동아시아 내부에 직접적인 비교항이 성립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주지하듯 1920년대 중반까지는 거의 전적으로 일본이 먼저 수용하고 번역한 ‘일본어로 된 서구문학’을 만났다. 한국만큼 일본이라는 매개에 의존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경우도 일본어를 경유한 이중번역의 비중은 상당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1920년대를 전후한 시기까지도 극소수를 제외한 일본의 문인들은 비영어권 서구문학의 수입에 있어서 영역 텍스트의 중역에 의존했다. 일본, 중국, 한국에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는 일련의 서구문학 텍스트들. 그것이 직접적 인과관계 속에 있다는 것은 곧 텍스트의 역사가 중첩된다는 의미다. 이는 문학사 서술의 공통적 지반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그 역사가 각국 문학사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변용되는지를 추적하는 것은 동아시아 근대문학사의 실질적인 내용이 될 수 있다.
      (3) 검열과 이데올로기
      ‘검열과 이데올로기’는 번역의 공간, 즉 번역장의 조건적 차이를 분석하는 키워드다. 식민지 조선이라는 번역 공간은 검열이라는 절대 변수와 공존했다. ‘내지’ 일본 역시 검열제도는 존재했지만 식민지에 적용되던 형태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고, 이로 인해 표현력의 임계 자체가 달랐다. 그렇다면 식민지에서는 수용의 맥락이 아니라, 표현이 어느 수준까지 가능했으며 또한 무엇이 불가능의 영역에 있었는지를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표현의 임계는 번역의 임계와 일맥상통한다. 당대의 저항적 지식인들에게는 식민지의 부조리를 환기하거나 체제 자체를 전복시킬 수 있는 사상이 담긴 텍스트야말로 번역의 욕구를 강력히 추동하는 콘텐츠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적합할수록 합법역(合法域)으로 포섭될 가능성은 희박했다. 한편, 같은 제국 권역에 있던 일본과 한국은, 중국과는 전혀 다른 지배 이데올로기의 영향 속에 구획되어 있었다. 검열과 이데올로기는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번역장의 형태, 즉 번역 결과물의 탄생 조건과 직결되어 있는 제도였다. 검열의 기조와 기준에 편차가 상당했던 동아시아 3국이 각기 다른 번역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저술에서는 이상의 번역 외적 조건들을 통해 동아시아 3국의 번역장 문제를 고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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